"'다시 거룩한 교회'…말씀 중심의 장로교 회복을"

[ 교단 ] 제101회 총회장 이성희 목사 취임 대담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6년 09월 27일(화) 09:46
   
 

일시 : 2016년 9월 8일 / 장소 : 연동교회
대담 : 박만서 편집국장
정리 : 이수진 부장 / 사진 : 장창일 차장

 

박만서 편집국장 : 제101회기 총회장으로 취임하심을 축하드립니다. 우선 취임 소감부터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성희 총회장 : 먼저 101회 총회장으로 취임하게 된 것을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총대들과 8800여 교회에 감사드립니다. 101회 총회는 총회로 봐서는 두번째 세기의 첫번째 총회이기 때문에 굉장히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 100년 동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도 많고, 100회 총회를 거쳐 오면서 신사참배, 교단분열 등 여러 과오도 많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하나님 은혜 가운데 잘 지켜준 것을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101회 총회는 종교개혁 500주년과 맞물려 있어 상당히 중요합니다. 개혁하는 교회로, 지금도 개혁되어지는 교회로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마음이 무겁습니다. 교단을 이끌 수장이 되려고 하니 마음이 더 무겁고, 어떻게 잘 이끌어갈 수 있을까 염려도 많이 되어 기도도 더 열심히 하게 됩니다.

한국교회에 '부자(父子) 총회장'은 처음이라고 들었습니다. 선친을 이어 총회장이 된 것은 가문의 영광이라기 보다, 총회 창립 104주년이 되고 100회 총회를 지나게 되니 한국교회가 그만한 연륜을 갖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버지를 이어 아들이 총회장이 되는 일은 한국교회 역사 속에서 되어진 일입니다. 제가 잘해서라기 보다 한국교회에 이런 일이 생길만한 역사적인 연륜을 갖게 된 것입니다.

우리 연동교회는 제가 6대 목사인데, 5번째로 총회장이 됩니다. 우리 교회의 좋은 역사를 잇게 되어 한편 다행스럽고 감사하며 또한 좋은 교회 배경, 좋은 신앙의 가정 속에서 교단장의 책임을 맡게 돼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는 단순한 은혜를 넘어 큰 책임과 부담이 있는 것입니다. 거룩한 부담감을 가지고 책임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하면서 노력하겠습니다.

편집국장 : 교회 뿐만 아니라 오늘의 시점에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가 산적합니다. 재임 기간 동안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실 것인지요? 먼저 총회 과제(연금, 송사, 교세 감소, 재정, 기구개혁, 신학교 등)를 점검해주시고, 사회적인 과제(남북관계, 계층간 갈등, 경제, 소외된 계층 등)에 대해 총회가 어떻게 관심을 갖고 나가야 할지 방향을 말씀해 주십시오.

총회장 : 총회의 가장 큰 과제는 우리가 중요한 결정을 하는 '결정 체계(system)'라고 생각합니다. 1500명이 모여 좋은 토론과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런면에서 어떻게 하면 좋은 의결, 토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총회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가는 중요한 일입니다.

교단에 좋은 교회와 좋은 인력들을 많이 갖고 있으면서 좋은 정책을 빨리빨리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은 역시 회의체제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회의체제를 슬림화하면서 충분하게 토의하고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의결기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래전부터 중앙위원회의 구성을 주장해 왔습니다. 이런 기구를 통해 충분히 토의하고 좋은 결과를 얻어내야 대사회적인, 대교회적인 많은 문제들을 신속하게 잘 이끌어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총회 내적인 문제를 꼽으면 연금, 재판, 이단 사면 등이 부각이 될 것이다. 그러나 대내적인 문제들은 우리가 하나씩 풀어가야 할 문제이고 우리 스스로 안고 있는 문제이므로, 내가 내 자신을 내려놓고 하나님 앞에 서 해결한다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중요한 것은 대사회적인 문제입니다. 현재 교회가 침체되고 전도되지 않고 재정적인 어려움을 당하는 것은 결국 대사회적인 신뢰도 추락,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지 못한 점 등으로 인해 사회인이 교회인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빨리 극복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사회로부터 신뢰받는 교회가 되는 것이 가장 급선무입니다. 그러면 전도도 쉽고, 그러면 교회가 성장할 것이고 재정문제도 점점 해결되지 않겠는가 싶습니다.

연금재단 같은 경우 지난 해 총회 결정대로만 잘 진행되면 됩니다. 수습단계에 있으니 잘 수습하고, 최근 시작한 위탁경영도 잘 되도록 가입자와 재단, 수급자가 협력하는 체제가 된다면 연금 문제도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연금수급액이 좀 줄어든다 해도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원칙이 아니겠습니까.

교인들 재판 문제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제가 볼 때는 재판에 전문성과 공정성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비전문가들이 재판하니 재판에 대해 승복하지 않는 것입니다. 재심, 특별재심을 계속하게 됩니다. 사회에서는 3심을 하는데, 우리는 5,6심 올라가는 것은 권위가 없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입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재판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사회법으로 가면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고 총회재판에 대해 불만을 갖습니다. 재판 문제를 전문적으로 공정하게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단 교세는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전도를 해야하고 또한 여러 감정적인 문제, 권징의 문제 등으로 독립교단 같은 다른 교단을 찾아간 우리 교회들을 찾아오는 운동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일을 추진할 위원회 설치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교세가 든든해야 일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저 숫자적으로 늘리자는 것이 아닙니다. 심리적으로 마지노선이 있습니다. 올해도 2만 명이 줄었다는 통계가 나왔는데, 예를 들어 250만 명이 심리적인 마지노선이라고 할 때, 그 이하로 하락된다면 교단 안에 굉장한 정신적인 공황이 오지 않겠습니까. 그런 면에서 교세를 든든하게 만드는 일은 꼭 필요한 일입니다.

편집국장 : 이번 회기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둔 해입니다. 총회 차원에서 이에 대한 준비에 착수했고, 101회 총회 주제도 이를 반영해 '다시 거룩한 교회로'로 정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총회장으로서 종교개혁 500주년이 갖는 의미와 한국교회가 이 시점에서 생각해야 할 과제를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총회장 : 한국교회로서는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습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이란 중요한 전기를 맞이해 한국교회가 다시 한번 말 뿐이 아닌 실제로 개혁할 수 있는 모티브를 형성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대사회적인 신뢰도가 상당히 낮습니다. 개혁해서 신뢰도를 높이고, 교회가 교회다운 사명을 감당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2017년을 101회기에서 맞이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실제 개혁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입니다.

개혁은 원리가 아닙니다. 개혁은 목표가 아니고 수단이고 과정입니다. 우리가 개혁이 돼서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회개가 중요하지만, 회개한 후 사는 삶이 더욱 중요한 것 아닙니까. 마틴 루터 종교개혁 500주년, 거기에 머물러 있다면 우리는 '장로교회' 답지 못한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몇 년 전부터 우리는 2017년을 넘어 2019년으로 가야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2019년은 3ㆍ1운동 10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3ㆍ1운동은 한국교회가 자랑할 수 있고, 그 어느 사건보다도 기억해야 할 사건입니다. 3ㆍ1운동은 한국교회가 중심세력이었습니다. 이때는 민족을 이끌어가는 교회였는데, 지금은 민족으로부터 외면당하고 폄훼당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개혁되어서 민족교회로 승화되는 것이 목표이자 로드맵입니다.

우린 장로교회입니다. 루터의 종교개혁만을 외치면 그것은 루터교입니다. 루터의 종교개혁과 칼빈의 종교개혁은 30년 이상 차이가 납니다. 1세대는 원리이고, 2세대는 실제였습니다. 우리는 '실제(practice)'로 나아가야 합니다. 실제로 나아간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 마음을 개혁해서 민족교회가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민족을 섬기고, 민족으로부터 인정받는 교회가 되는 것이 루터에 머물지 않고, 칼빈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편집국장 : 민족사적 입장에서 교회의 역할을 강조하셨는데, 오늘의 시점에서 기독교인이 가져야 할 국가관은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총회장 : 성경이 말하고 있는 하나님께 대한 신앙은 나라에 대한 애국과 항상 일치돼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갖고 있는 애국은 하나님에 대한 신앙과 별개가 아니었습니다. 민족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지킬 힘을 주셔야 하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대한민국을 우리는 신앙적으로 지켜 나가야 합니다. 경제부흥, 안보에 단순히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하나님께 대한 신앙을 지키는 마음으로 나라를 지켜나가야 합니다. 신앙과 애국은 하나입니다.

편집국장 : 부총회장 당선 인터뷰에서 장로교 정체성에 대한 말씀을 하신 것으로 기억합니다. 총회장님이 생각하시는 장로교의 정체성에 대해 설명해 주시고, 이번 회기 중에 우리 교단이 정체성 회복을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 말씀해 주십시오.

총회장 : 장로교회는 가장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정치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장로교회가 갖고 있는 원래 성경적인 정체성을 회복해야 하는데, 정치체계도 중요하지만 특히 중요한 것이 예전입니다.

장로교회가 장로교회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리고 요즘 교회마다 제각각입니다. 사실 장로교의 좋은 전통이 흘러오다가 한국으로 오면서 변질된 것이 많습니다. 마구잡이로 할 것이 아니라 원래 가지고 있는 장로교회의 전승을 잘 따르고 회복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전해오는 스코틀랜드 장로교회의 좋은 전통들이 많습니다. 그런 전통들을 회복하고, 장로교회의 원래 모습을 찾아가야 교회가 힘이 있습니다. 장로교회를 하려면 장로교회 답게 해야 합니다.

편집국장 : 전통적인 장로교회 모습을 완벽하게 이어받은 한국교회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심스러운 질문이지만 총회장님께서는 목회하시면서 어떻게 적용하고 계시는지요.

총회장 : 장로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말씀 중심'이라고 말하는데, 중요하게 놓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장로교 신학에서는 성찬도 말씀입니다. 모든 예전이 말씀입니다. 설교만이 말씀이 아닙니다. 장로교가 말씀을 강조한다는 것은 말씀이 육신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말씀은 '로고스'와 '레마'가 있는데, 레마는 '육화된 말씀', 내 것으로 된 말씀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로고스만 생각하고 레마를 생각하지 않습니다. 말씀이 내 속에 와서 어떻게 작용하는가가 매우 중요합니다. 생활 속에서 말씀이 육화될 수 있도록 교회에서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예배시간에 켜는 촛불, 십자가 등의 상징들을 터부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기념할 수 있는 상징들에 대한 활용도 중요합니다. 개혁주의 전통에서는 촛불을 켜왔습니다.

지금도 전통을 따르는 외국의 교회들은 촛불을 켭니다. 그 의미를 잘 이해하게 되면 촛불을 바라볼 때마다 은혜가 됩니다. 상징의 의미를 일러주면서 촛불을 켜야지 안그러면 '초상집 같다'는 말이 나옵니다. 종교개혁자들이 말한 말씀중심이라는 것과 우리가 말하는 '말씀 외에는 다 폐기해야 한다'는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편집국장 : 얼마전 인구통계 발표에 의하면 1인 가족 증가 등 전통적인 가족 파괴현상이 두드러진다. 청년층에 대해 교회가 어떤 관심을 가져야 할지, 한국교회 지도자로서 미래세대를 끌어안을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말씀해 달라.

총회장: 젊은층에 대해서 '중요하다' 말만할 것이 아니라 투자를 해야 한다. 보이지 않는 데 투자하는 것이 진짜 투자이다. 어렵지만 중요하다. 다음세대가 잘 될 수 있도록 사회 분위기를 바꾸는 일에도 교회가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주택, 결혼, 출산 등 젊은 층에 닥친 여러가지 문제가 있는데, 국가적 시책이나 사회가 변화될 수 있도록 교회가 압력단체가 되는 것도 중요한 일일 것이다.

편집국장 : 이번 회기 총회장으로서 전국교회와 한국교회에 당부하실 기도 제목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총회장 : 우선 교단 교회에 간절히 부탁하고 싶은 것은 총회가 교회에 유익한 총회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고, 그렇게 될테니 교회도 총회를 잘 도와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8800여 모든 교회들이 101회 총회 주제인 '다시 거룩한 교회로!'라는 주제를 가지고 1년 동안 교회가 거룩을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 줬으면 합니다. 지교회 없이는 총회가 없습니다. 지교회가 총회가 결의한 사항들을 잘 준수하고 작은 총회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해 주기를 바랍니다.

101회기 동안 다시 거룩한 교회가 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다시 사회적인 신뢰성과 사회로부터 존경을 회복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길 전국교회에 당부합니다. 또한 교회에 대한 외부적인 저항과 어려운 문제들, 특히 이슬람, 동성애, 환경 등의 문제들에 대해 교회가 총회 정책과 함께 모든 교회들이 나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주길 당부합니다.

편집국장 : 장시간 대담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