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십니까?

[ NGO칼럼 ]

김주윤 목사
2016년 09월 20일(화) 14:15

개성공단이 문을 닫아 많은 근로자들이 직장을 잃고 고통을 당하고 있다.
물론 개성공단에서 일을 할 때도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었다.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외로움이 있었고 일과 후나 주말에 갈 곳도 없는 무료함이 힘들게 했다.

그리고 마치 수용소 같은 폐쇄된 공간에서의 답답함과 전혀 다른 체제와 생활양식으로 오랜 세월 살아왔기에 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 답답함이 고통스러웠다. 무엇보다도 북한 근로자들의 어려운 현실을 보면서도 어찌할 수 없는 무력함이 너무 답답했다. 그래서 남한 근로자들은 늘 불평불만하며 밤잠도 쉽게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양말이 없어 아직도 발싸개를 하고 다니는 북한사람들은 그렇게 표정이 어둡지 않았다. 오히려 밝고 심지어 행복한 것처럼 보였다. 그 이유는 저들의 지도자들에 대한 신앙 때문이었다.

입만 벙긋하면 신앙고백이 나온다. "수령님은 친히 텃밭을 가꾸시고 거기서 터득한 지식으로 인민들을 잘살게 하기 위해서 현지 지도하시며 불철주야 노력하셨습니다. 수령님 없는 삶을 생각한다는 것은 태양 없는 꽃을 바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저의 최고의 소망은 장군님을 만나 뵙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장군님을 만난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장군님의 은혜를 생각하면 눈물이 절로 납니다."

물론 신앙의 대상도 내용도 잘못되었지만 너무나 충격적이고 도전적인 고백들이다. 공단에서 지내기가 어렵고 힘들 때, 특히 남한에 두고 온 가족들이 고통당할 때 원망하고 불평하며 기도하였다. 그 때마다 성령님이 들려주는 음성이 있었다. "김 목사 그래도 네 가족들은 남한에 살고 있지 않느냐?" 이 음성을 들으면 정말 할 말이 없다.

그리고 속으로 질문한다. "남한에 산다는 이유로 저 북한 사람들보다 정말 더 행복하냐?" 북한 사람들은 늘 서로 감시하고 생활에 자유가 없다. 북한근로자가 귓속말로 "우리는 마누라도 못 믿습니다"라고 한다. 그러나 마음껏 자유를 누리고 있는 남한 사람들이 과연 저들보다 더 행복한가? 북한사람들은 아직도 쌀밥에 고깃국 먹는 것이 간절한 소원이다.

그러나 너무 잘 먹어 살 빼느라고 애쓰는 남한사람들이 더 행복한가?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다면 북한선교 어림없다. 왜냐하면 북한사람들은 저들의 지도자를 믿는 신앙으로 이미 행복하기 때문이다. 다른 곳은 모른다. 개성공단은 그렇다.

속내는 모른다. 겉으로는 그렇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믿는 우리가 저들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더 행복하지 않으면 북한선교는 힘들다. 우리는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믿습니다. 기도하면 100% 응답하실 줄 믿습니다. 이 고통, 이 슬픔조차도 합력해서 선을 이룰 줄 믿습니다' 라고 고백한다. 이 고백이 진실이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

정말 그런가? 많은 사람들이 청년실업과 조기 은퇴를 걱정한다. 교회는 교인 수와 헌금이 줄어 미래가 없다고 한숨을 내쉰다. 심각한 문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오랜 세월 신앙생활 하면서도 전혀 달라지지 않은 우리의 모습이다. 어떤가? 요즈음 행복한가? 아니 "예수님을 만나 구원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자신 있게 고백할 수 있는 그렇게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변화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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