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힘 알았던 루터, 종교개혁 시 미술 적극 활용

[ 문화 ] 예술목회연구원 예술목회 특강서 임재훈 목사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강의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6년 09월 19일(월) 11:22

"루터가 독일어로 번역한 성경, 다시 말해 인류 최초로 라틴어 성경이 아닌 다른 언어의 성경에는 123편의 그림이 들어갔습니다. 루터는 논문을 쓸 때도 표지와 내용에 그림을 넣었습니다. 회화와 미술이 텍스트를 보조하는 자료가 아니라 텍스트 이상의 영감을 준다는 것을 루터는 알고 있었습니다."
 
예술목회연구원(원장:손원영)이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돈암그리스도의교회에서 개최한 예술목회특강에서 임재훈 목사(독일 칼스루에벧엘교회)는 예술이 종교개혁에, 그리고 종교개혁이 예술에 상호간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 강의했다.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을 주제로 한 이번 예술목회특강에서 임 목사는 "독일에서 일어난 종교개혁은 교회 내 혹은 종교의 영역 안에서 일어난 개혁이 아니라 삶의 전 분야에서 일어난 말그대로 변혁(reformation)이었다"며 "예술가들은 사상가들보다 새로운 시대를 먼저 감지하고 작품으로 표현해내기도 하는데 이런 작품들은 머리로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루터의 종교개혁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말씀을 직접 읽을 수 있도록 성경을 번역한 것인데 그는 1522년 최초로 번역한 신약성경에 21개의 목판화를 수록했고, 1534년 신구약 완역성서에는 123편의 채색 삽화를 삽입했다"며 "그의 친구인 루카스 크라나크와 어떻게 성경의 말씀을 시각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를 면밀히 검토하고 의논하며 공동작업을 한 루터는 예술의 힘을 알았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종교개혁과 예술의 관계에 대해 설명한 임 목사는 최초의 독일어 예배를 드리고 최초의 이종성찬이 행해진 비텐베르크시교회(성모 마리아교회)의 제단화를 예로 들어 눈길을 모았다. 1547년 4월 봉헌되어 종교개혁에 대한 중단없는 시민의 의지를 상징하기도 했던 이 제단화는 급진적 개혁운동가들이 우상이라는 이유로 이전에 있던 성상을 파괴하자 숨어지내던 루터가 몰래 와서 성찬 모습을 담은 제단화를 다시 놓자고 말한데로 루터 사후에 새롭게 제단화가 바쳐진 곳이다. 임 목사는 이 제단화를 지칭하며 "우상이라고 파괴했던 제단 위의 예술품을 루터가 다시 설치하자고 제안한 것은 크리스찬이 미술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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