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은 장기기증의 날

[ NGO칼럼 ]

김소정 팀장
2016년 09월 06일(화) 14:08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에 있어서든지 부부는 한 마음 한 뜻이 된다는 의미이다. 물론 부부로 살아가면서 다양한 일들에 한 마음이 될 수 있겠지만, 선행에 있어서 한 마음이 되어 나서는 이들을 보면 정말 아름답다. 장기기증운동을 하다보면 그런 부부들을 자주 만날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이들이 있다.

지난 2014년 크리스마스 이브,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타인을 위해 자신의 신장을 기증한 김충효 씨. 그는 18년 동안 혈액투석 치료를 받아오던 한 여성에게 가장 따뜻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선사했다.

사실 김 씨가 신장기증을 결심한 데에는 특별한 배경이 있었다. 김 씨가 신장기증을 하기 1년 전,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 아내는 두통을 호소하다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뇌사 판정을 받고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사랑하는 아내를 보내며 김 씨는 가족들과 의논해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김 씨의 아내인 고 박선화 씨는 장기기증을 통해 5명의 생명을 살렸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어느 날, 김 씨는 출석하던 교회에서 본부 이사장인 박진탁 목사의 설교를 듣게 됐다. 설교를 들으며 생존시 신장기증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날 살아서 신장을 기증하기로 결심했다.

하나님께 받은 생명을 투병 중인 이웃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감동적이었고, 무엇보다 먼 훗날 천국에 가서 아내를 만나면 생명나눔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을 것 같아 꼭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 해 12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이를 위해 자신의 신장 하나를 기증했다.

아내는 뇌사 장기기증으로 생명을 구하고 남편은 생존시 신장기증으로 생명을 구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최초이자 유일한 기록으로 남았다. 이렇듯 장기기증은 가족들에게 아름다운 나눔의 유산을 남기는 일이다. 아내의 장기기증에 이어 자신의 신장을 타인에게 기증한 김 씨는 "먼 훗날 아이들이 장기기증을 하겠다고 하면 적극 응원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아쉽게도 장기기증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해 장기기증 서약조차 꺼려하거나 혹은 장기기증을 실천한 가족들에게 오해 섞인 말을 건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오는 9월 9일은 장기기증의 날이다. '뇌사시 장기기증으로 9명의 생명을 구하자'는 의미에서 9월 9일로 지정된 장기기증에 날에는 국민들이 장기기증에 대해 알 수 있도록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캠페인을 펼친다.

올해에도 청계천에서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생존시 신장기증인, 이식인 등을 초청하여 장기기증인들의 생명나눔을 기억하는 전시회를 진행한다. 장기기증이 나와 관련 없는 일이라고 무관심했던 이들이 생명을 나누는 것이 우리 모두가 함께해야 하는 소중한 일임을 기억했으면 한다. 특별히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고 사랑을 나누는 일은 우리 크리스천들이 앞장서야 하는 일이기에 9월 9일 단 하루만이라도 장기기증인의 사랑과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의 아픔을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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