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리더 많은 노회 … 교세 감소 적다

[ 여전도회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6년 08월 30일(화) 13:44
   
 

교단 교세 21,472명 감소, 여성 16,656명으로 남성의 3.4배
여성 이탈 교세 감소 주원인, 女 총대 없는 노회 여성 감소폭 커


오는 9월 26~29일 안산제일교회(고훈 목사 시무)에서 열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제101회 총회의 여성 총대 수가 23명으로 집계됐다. 

교단의 여성 총대는 지난 1997년 처음 3명이 선출된 이후 계속 한자릿수를 유지하다가 10년만인 2006년 처음 10명을 넘어섰지만 2014년까지 1500명 총대 중 1%에 해당하는 15명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여성 총대 1% 미만'이란 문구는 본교단 리더십의 성적 불균형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쓰여왔다. 다행히 2014년 16명의 총대가 선출됐고, 이듬해에도 같은 수의 여성 총대가 선출되면서 1%의 벽은 넘어섰지만 여전도회전국연합회(회장:박인자)와 전국여교역자연합회(회장:이영숙) 등 여성 연합기관들의 분위기는 냉담했다. 여성안수 허락 후 20년이란 시간을 감안하면 그 결실이 너무 초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총대수가 16명에서 23명으로 크게 증가하면서 여성계는 긍정적 반응을 내놓고 있다. 여전도회전국연합회는 "총회와 노회에서 '여성 리더십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한 노회에 여성 총대가 3명이나 선출된 경안노회(노회장:정복수)와 영주노회(노회장:천정명)의 경우 여성의 역량을 인정해주고 더 큰 일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준 남성들의 도움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 동안 5명 이하였던 여성 목사 총대가 올해 10명이 된 것에 대해 전국여교역자연합회도 환영하는 입장이다. 여교역자연합회 김혜숙 총무는 "여성 임원들의 활동이 두드러졌던 노회일수록 여성 총대도 많이 선출된 것을 보면 그 동안 여성들이 보여준 리더십에 대한 남성들의 평가가 좋았음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선출된 여성 총대를 지역별로 나눠보면 서울강북지역 1명(서울노회 1명), 서울강남지역 3명(서울관악ㆍ서울강남ㆍ인천노회 각 1명), 중부지역 8명(충북ㆍ충남ㆍ충주ㆍ강원동ㆍ평양ㆍ함해노회 각 1명, 평북노회 2명), 서부지역 2명(전서ㆍ제주노회 각 1명), 동부지역이 9명(대구동ㆍ대구동남ㆍ경서노회 각 1명, 경안ㆍ영주노회 각 3명)로 동부지역에서 가장 많은 여성 총대가 선출됐다. 그러나 동부지역의 경우 17개 노회 중 5개 노회에 여성 총대가 편중돼 노회 간 편차가 크게 나타났으며, 8명의 총대를 선출한 중부는 절반 이상의 노회들이 여성 총대를 세워 전반적으로 여성 총대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여성 총대 중 목사는 지난해 2명에서 올해 10명으로 크게 늘었지만, 장로는 1명이 감소해 큰 변화는 없었다. 목사 총대가 크게 증가한 것은 올해 3개 노회(서울강남, 충남, 경안노회)에서 여성 목사가 부노회장직을 충실히 감당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노회 내에 영향력을 가진 여성 장로들이 증가하면서 여성 목사들에 대한 지원도 강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그러나 괄목할만한 수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체 총대 대비 여성 총대수는 1.53%로 1%대에 머물고 있어, 여성계는 올해에도 여성 총대 할당제를 더욱 강하게 요청할 예정이다.

지난해 본보는 제100회 총회를 앞두고 '제도적 도움을 통해서라도 여성 리더십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로 '남성에 비해 여성 교세가 더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점'과 '성장지상주의와 획일적 사고 등 오늘날 교회의 여러가지 문제들이 리더십의 성적 불균형과 무관하지 않음'을 제시했었다.

1995년 제80회 총회부터 2015년 제100회 총회까지의 통계위원회 보고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전체 교세 중 남성의 비율은 39.85%에서 42.55%로 2.7% 늘어난 반면, 여성은 60.14%에서 57.44%로 2.7% 감소했다. 이에 따라 남녀 비율이 점점 평준화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또 이를 통해 교회를 찾아오는 남성은 많은 반면 여성은 적고, 교회를 떠나는 남성은 적지만 여성은 많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교세가 감소했던 총회 96~98회기 동안 남성은 5629명 줄어든 반면, 여성은 3만 7584명 감소해, 여성의 교회 이탈이 교세 감소의 주된 요인이 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이런 결과는 올해 통계위원회(위원장:최영업) 교세통계 분석결과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올해 교단 교세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42.71%로 지난해 대비 0.16% 증가했고, 이에 따라 여성은 57.28%로 0.16% 감소했다. 전체 교세는 줄어들어, 남성은 119만 1353명으로 지난해 대비 4816명 감소했지만, 여성은 159만 7749명으로 1만 6656명이 감소했다. 남성의 3배하고도 2000명 이상 넘어선 수치로, 역시 교세 감소의 주된 원인이 여성들의 교회 이탈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교단 내 여성의 급격한 감소 현상이 여성의 리더십과 연관있을까? 여성 리더의 등용과 활동이 비교적 잘 이뤄지고 있는 노회로 볼 수 있는, 올해 1명 이상의 여성 총대를 선출한 18개 노회의 여성 교세와 전체 여성 교세를 비교해 봤다. 

교단 전체의 여성 교세는 1만 6656명이 감소한 반면, 18개 노회의 전체 여성 수는 2368명 감소했다. 그런데 올해 한 대형교회가 실제 교인수를 정확히 계수해 보고하면서 지난해와 큰 교세 차이가 발생한 인천노회의 감소분을 빼면, 교단 전체의 실제 여성 감소는 1만 4300여 명, 이중 18개 노회의 여성 감소는 100명 정도일 것으로 추정돼, 여성 총대가 있는 노회와 그렇지 않은 노회 간에 현저한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여성 총대를 선출한 18개 노회 중 7개 노회에서는 여성이 오히려 증가해 노회 전체 교세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됐다.

여전도회전국연합회와 전국여교역자연합회 청년회전국연합회는 여성이 더 많이 교회를 떠나는 가장 이유에 대해 공통적으로 '점점 더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교회와 사회의 양성평등 수준'을 꼽고 있다. 사회가 수차례 법을 개정하면서까지 폭넓은 양성평등을 실현하면서, 이제 교회는 젊은 남성들조차 이해하기 힘든 성적 불평등 단체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 우리 정부를 포함해 많은 국가들이 '성 주류화(여성이 사회 모든 주류 영역에서 목소리를 내고 동등한 의사결정권을 갖도록 사회 시스템 전반을 전환하는 것)'를 양성평등 정책의 지향점으로 채택하고 있는 것을 보면, 분명 교회가 생각하는 양성평등과는 큰 차이가 있다. 

여전도회 이윤희 총무는 "여성 총대 할당제가 법제화 된다면 이를 시행하기 위해 노회와 교회들이 더 많은 여장로를 세우게 될 것이고 보다 세부적인 방안들까지 모색하다보면 분명 교회 내 여성들의 지위와 배려에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교회는 이미 지난 2013년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에서 여성과 남성 리더들이 함께 이끌어가는 교회를 목도한바 있다. WCC 총회의 여성 총대는 37%에 달했다. 이번 제101회 총회에선 "교회엔 여성이 설 곳도 바라볼 사람도 없다"는 여성들의 호소에 대해 좀더 깊은 논의가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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