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사랑에 빚진 자

[ NGO칼럼 ]

김소정
2016년 08월 09일(화) 14:56

미국 48%, 영국 32%, 대한민국 2.5%.
이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각 나라별 인구 대비 장기기증 희망 서약자의 비율이다. 세상을 떠날 때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장기를 고통 받는 환자들을 위해 나누겠다고 약속한 사람들이 전 국민의 2.5%밖에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는 이렇게 미비한 장기기증 등록률을 높이기 위해 교회와 기업, 대학교, 군부대 등에서 생명을 나누자는 장기기증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전국의 고등학교에서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생명존중 교육을 실시해 장기기증의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 최근에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장기기증 서약을 하는 이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장기기증 서약자들은 어떤 사람일까? 대다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따르고자 하는 기독교인들이다. '생명을 나누는 일을 통해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다'는 동기로 장기기증 서약에 참여한 이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교회가 장기기증운동에 앞장 서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기증 서약자 중 기독교인들의 비율이 월등히 높다.

언젠가는 교회에서 진행되는 장기기증 서약예배에 나갔다가 한 부자를 만난 적이 있다. 장기기증을 홍보하는 배너를 유심히 보던 아이가 옆에 선 아버지에게 "이게 뭐야?"라고 질문을 했다. 아버지는 아이에게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생명을 주셨듯이 우리도 나중에 하늘나라에 갈 때 아픈 환자들을 위해서 우리 몸속에 있는 생명을 나눠주는 일이야"라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아버지의 설명을 듣고 잠시 생각하던 아이는 곧 자신도 그 일을 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아버지는 그런 아들이 기특했는지 주저하지 않고 아이에게 장기기증 서약서를 주었고, 초등학교 3학년쯤 돼 보이던 아이는 현장에서 장기기증 서약을 했다. 서약을 하는 아이와 그 서약을 기꺼이 동의해 준 아버지도 특별해 보여 감사인사를 하자 아버지는 "우리 모두 그리스도의 사랑에 빚진 자니 당연한 일"이라고 답했다.

예수님의 사랑에 빚진 자. 그렇기 때문에 그 사랑의 빚을 병마의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환자들에게 갚겠다는 그 부자의 마음이 빛났다. 아마도 많은 기독교인들이 이런 마음으로 장기기증 서약에 참여하고 있을 것이다. '이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취게 하여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태복음 5장 16절)

예수님의 사랑을 닮아 세상에 빛을 비추고자 하는 사람들. 그런 마음으로 생명을 나누려는 이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장기기증 서약자는 전 국민의 2.5%밖에 되지 않지만, 한국교회와 많은 기독교인들이 생명을 나누는 운동에 공감하고 참여해 준다면 우리나라도 곧 장기기증 선진국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장기기증 서약을 통해 고통 받는 장기부전 환자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고 세상에 빛을 비추어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고자 하는 이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김소정 팀장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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