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선교사의 눈물

[ 오피니언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6년 07월 25일(월) 14:21

"지난 6월 선교지 대사관으로부터 비자불허를 통보 받았습니다. 특별한 이유를 설명해주지도 않아서 답답한 마음 금할 수가 없네요. 하던 사역이 있는데 갈수도 없게 됐고, 선교지로 떠날 때 적어도 20년 이상은 헌신하겠다고 하나님께 기도했는데 앞길이 막혀 막막하기만 합니다."
 
지난 14일 PCK 세계선교사대회에서 만난 한 선교사는 기자를 만나 자신이 처한 상황을 털어놓았다. 그 선교사는 현재 대학생 및 대학 입학을 앞둔 자녀를 두고 있어 학비를 보내야 하는데 주후원교회가 없어 막막한 상황이다. 아버지의 소명 때문에 가족들이 고생한다는 원망 섞인 자녀의 말에 가슴도 찢어지고, 이러한 어려운 상황이 쉽사리 변할 것 같지 않아 마음은 천근만근 무거워진다고. 워낙에 강직하고 올곧은 그도 이 말을 전하면서 눈시울이 살짝 충혈됐다.
 
"머리가 너무 복잡하다"는 그는 다음주부터 친구의 배려로 막노동 일을 시작한다고 한다. 복잡한 머리를 내려놓고 손부터 움직이라는 게 하나님의 뜻 같다며. 이전에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공장이나 막노동 일을 많이 했는데 다시 그 일로 돌아가니 한결 마음은 편하다고 말하며 멋적게 웃는다.
 
이러한 상황 속에 있으면서도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가슴 아파하는 기자를 향해 "선교지에서 나보다도 더 어려운 상황에 있고, 사건을 겪는 이들도 많다"며 "공평하신 하나님이 이 상황을 극복하게 해주실 것"이라고 오히려 위로의 말을 전했다.
 
교단 총회 제100회기를 맞아 총회 파송 160여 명의 선교사들이 모인 가운데 지난 10~15일 총회세계선교대회가 열렸다. 여기에 참석한 선교사들은 추방과 테러의 위협, 빈약한 재정, 자녀의 교육문제, 이질적인 문화 속에서 겪게 되는 우울증 등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을 위해 자신의 안정된 삶의 기반을 내던진 이들이다.
 
물론 선교사들도 인간인지라 문제를 일으키고, 갈등을 유발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선교지가 선교사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선교사가 선교지를 필요로 한다는 비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교대회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다름아닌 선교를 제대로 하자는 각성과 이를 실천하려는 몸부림을 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과연 한국교회는 선교사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어머니 교회가 되어주고 있는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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