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력 있는 교회를 꿈꾸며

[ 논단 ]

이영숙 목사
2016년 07월 19일(화) 16:21

이영숙 목사
전국여교역자연합회 회장ㆍ장암교회

필자는 시골 산촌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 읍 단위 교회에서 12년 간 부교역자로 시무하다가 이곳에 2001년 부임해 16년째 담임목사로 교회와 마을을 섬기고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담은 이제 맞지 않는다. 요즘은 시골도 정말 빠르게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필자가 처음 부임했을 당시만 해도 이곳은 오지였고, 마을마다 작은 절이나 미신을 섬기는 곳이 있었다. 교회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오히려 얕보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목사라는 호칭을 쓰는 것을 어색해 하며 '교회 아줌마'라고 부르는 분도 계셨다. 그러나 지금은 하나님의 은혜 속에 교회가 성장해, 주민들로부터 지역을 섬기는 교회로 인정도 받고 있다. 

또 요즘은 도시에서 귀촌하는 사람들로 인해 교인도 늘어서 여러 가지로 힘이 되고 있다. 지역이 고령화되면서 주민들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이주해 들어온 사람이 늘어나면서 마을 분위기도 예전과 많이 달라졌는데, 이런 변화에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면도 있다. 그리고 지역의 변화는 교회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부에서 오신 분들이 몇 가정 안 됐을 때는 외부인들이 우리 교회의 전통이나 상황에 자신을 맞추는 경우가 많았고 혹 맞추지 않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토착 교인들이 세상을 떠나거나 요양원 또는 자녀의 집으로 들어가면서, 외부에서 온 교인들이 교회의 중심이 됐고 상황도 달라졌다. 

예를 들면 외부에서 온 교인들은 선택적으로 예배에 참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주일 오후예배, 수요일예배, 구역예배, 새벽기도회에 잘 참석하지 않는다. 때로는 작은 시골교회에 적응하지 못해 원거리의 도시교회에 출석하기도 하는데 지역 주민들은 그런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기에 필자에게 "왜 우리 동네에 교회가 있는데 외부로 나가느냐?"고 질문하기도 한다.

지역교회에 출석은 하지만 주일에 한번만 예배를 드리는 교인들도 나름대로의 이유는 있다. 

건강 때문에 오신 분들과 은퇴하고 오신 분들의 경우 도시교회에서 많은 일과 봉사를 했기 때문에 이제는 쉬고 싶다는 의견이 많고, 특히 도시에서 대형교회에 출석하던 분들은 주거지와 교회가 멀어서 주일 예배에만 참석했기 때문에 그 외의 예배에 참여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때 도시에서 온 항존직 교인들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던 기존 교인들은 이질감을 느끼게 된다. 아마도 시골교회라면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비슷한 상황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히브리서 10장 25절의 "모이기를 폐하는 어떤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는 말씀처럼 우리는 마지막 때가 다가올수록 모이기를 힘쓰고 서로를 돌아보며, 사랑과 선행을 격려해 믿음과 소망을 굳게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교회는 지역의 아픔을 살피고 찾아내며, 그들을 주의 사랑으로 섬겨 생명을 살리고 구원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 이 일을 위해 우리는 부르심을 받았다. 

당연히 목회자는 위로 하나님을 섬기고 아래로는 성도를 섬기며 목회자 간에는 동역자로서 이해와 사랑으로 협력해야 할 것이다. 교인들 역시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하며 지역 주민을 섬길 때 한국교회는 생명력이 넘치는 교회가 될 것이다. 도시와 농촌 교회, 크고 작은 교회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협력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세상을 만들어 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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