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하나님의 계획

[ 기독교교육이야기 ]

김용재 목사
2016년 07월 06일(수) 11:13

"선생님들 월급 받죠?" 한 고등학생이 물었다. 내가 "아니!"라고 대답하자 그 아이는 놀라서 이렇게 다시 물었다. "아니 그러면 우리한테 왜 그렇게까지 해요?" 그래서 선생님들에게 물었다. "바라는 게 뭐예요?"

많은 분들이 "내가 믿는 예수님을 아이들도 믿기를", 그 다음이 "내가 받은 하나님 사랑을 아이들이 더 많이 받기를", 마지막으로 "잘 자라나서 하나님 나라를 위해 제 몫을 감당하기를" 그 외에는?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단다.

우리 선생님들 참 귀하시다. 선생님들은 그저 아이들이 믿음 안에서 잘 자라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선생님들이 속상하다. 매주는 아니어도 종종 '그만두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배우고 있다는 생각도, 자라나고 있다는 느낌도 들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아이들 하고 있으면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핸드폰 하는 아이, 모자 눌러 쓰고 앉아서 음악 듣는 아이, 아무리 불러도 대답 없는 아이, 갑자기 일어나서 화장실 가는 아이…"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서 정돈된 자리에서 정리된 내용을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선생님들은 무력감에 젖어든다. '내가 교사 맞나?' 그런 생각 많이 한다.

'과도기적 혼란'. 전문가가 아니어도 다 아는 말이다. 청소년은 어린아이에서 어른으로 자라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부모와 함께 살면서 익힌 세상살이 방식으로는 해석되지 않는 더 큰 세상을 만난다.

그 세상살이 방식으로는 해결 할 수 없는 더 복잡한 일을 만난다. 지금까지 만나고 있다고 생각하던 하나님이 생소하고, 집처럼 친숙하던 교회가 어색하고, 성경 이야기를 그대로 믿었던 자신이 우습다.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스스로 느끼는 생경함에 당황한다. '내 마음 나도 몰라'는 유행가 가사만이 아니다. 혼란스럽게 이리저리 몸부림치는 아이들 정서의 뿌리다.

하나님께서는 왜 청소년들이 '과도기적인 혼란'을 겪도록 삶의 흐름을 디자인 하셨을까? 사무엘은 깊은 밤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기 위해 엘리의 품을 떠나야 한다. 우리 아이들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홀로 응답하기 위해 부모의 품을 떠나야 한다.

이제 미지의 세계를 향해 홀로 여행을 해야 한다. 몸집도 커지고 아는 것도 많고, 용돈도 많아졌다.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혼자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덜커덩 겁이 난다. '이러다 다 잘못되는 거 아니야.' 의지할 데가 없다. '오, 주님!' 그렇게 우리 아이들이 하나님 앞으로 나아온다.

혼란은 아이들을 하나님 앞으로 인도하는 징검다리 중 하나이다. 소그룹 시간을 가득 채우는 아이들의 혼란 때문에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네.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거야'라고 생각하는 선생님은 기억하시라. 지금 하나님께서 일하고 계시다.  

<다세연 대표ㆍ숲속샘터교회 시무>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