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탓

[ 기자수첩 ]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6년 06월 16일(목) 10:22

지난 5월 28일 서울 구의역에서 홀로 스크린도어 수리를 하다가 비극적인 사고를 당한 김 군의 소식은 온 세상을 비통하게 했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대학을 포기하고 안전 장치도 없는 곳에서 끼니도 굶어가며 일했다. 비정규직이었지만 100만원이 겨우 넘는 월급을 쪼개어 적금도 부었다. '정규직' 전환이라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스무번 째 생일을 하루 앞두고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야 했다.

지난 4월 청년실업률이 10.9%로 역대 최악의 수준으로 치솟았다. 다급한 청년들에게 세상은 절박함을 빌미로 저임금 노동을 강요하는 '열정페이'를 요구했고, 김 군처럼 안전장치도 없는 일터에서 사고로 짧은 생을 마감하게 했다. 결국 꿈을 잃어버린 수많은 청년들은 미래를 포기하고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그야말로 우울한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취업은 청년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이고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부는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청년구직자들은 '실효성 없는 제도'라고 비판한다.

하물며 최근에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부모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흙수저'와 상대어인 '금수저'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나면서가 청년 실업마저 부모들의 능력을 핑계삼아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마저 든다.

실제로 한 구직사이트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7%가 "금수저 부모 덕택에 좋은 직장을 쉽게 잡는 친구들이 있다"고 응답했다. 소위 '금수저'가 가장 큰 스펙이란 셈이다.

그 누구도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날 수 없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자식을 사지로 내모는 부모도 없다. 더 이상 자녀를 잃어야 하는 부모도, '취업'이라는 이유로 짧은 생을 마감하는 청년도 없어야 한다. 청년실업, 정부와 국회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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