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에 소망 주는 교회

[ 논설위원 칼럼 ]

노치준 목사
2016년 06월 07일(화) 15:28

우리 시대 젊은 세대들의 삶을 표현하는 많은 말들이 있다. 연애와 결혼과 출산을 포기했다는 '3포 세대'라는 말과 이것이 발전된 '5포 세대', 혹은 모든 것을 포기했다는 의미의 'N포 세대'라는 말이 들린다.

'금수저와 흙수저' '88만원 세대'라는 말도 많이 통용되고 있다. 또 듣기도 거북한 '헬 조선'이라는 말도 들린다. 최근에는 강남 화장실 살인 사건이 일어났고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는 외주업체에서 일하던 19살 김모군이 스크린도어 작업도중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건의 희생자가 젊은이들이었다.

이 모든 일들은 단순히 개인적 문제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사회구조의 문제이며 특별히 젊은 세대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오는 문제이다. 그래서 그들은 분노하고 슬퍼하고 또한 극심한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분노와 슬픔, 좌절의 근저에는 소망의 상실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의 젊은 세대들이 미래에 대한 소망을 잃어버리고 있기에 온갖 자조적인 말들이 널리 유포되고 있다.

지난 4월의 총선은 이러한 청년들의 절망이 투표의 형태로 분출된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젊은 세대들에게 나타나는 절망의 외침을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그들에게 꿈과 소망을 줄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모색해야 하겠다. 정부의 정책과 국회의 법안 제정도 중요한 문제이다.

기업의 구조조정과 기업 문화 변화도 꼭 필요하다. 젊은이들에게 꿈을 줄 수 있는 교육도 필요하다. 그러나 청년들의 절망과 좌절의 문제는 정치경제적인 접근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여기에는 영적, 정신적 문제가 개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질적 가치를 최우선시하고 물질적 풍요를 인생의 최우선 순위로 삼는 한 이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세계화와 전지구적인 경쟁 시스템, 과학기술의 발전과 지식의 불평등, 자본과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과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 현상 등이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이런 시대의 흐름 속에서 정치경제적 조건의 개선을 통한 절망 극복의 방안은 늘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소망의 빛을 던져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사회가 물질적 가치만을 최고로 여기며, 물질적 부를 증식시키기 위해서 젊은이들의 시간과 노동력을 짜내는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젊은 세대에게는 물질적 풍요와 그 과실을 누리는 것만을 인생의 목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가르칠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삶으로 보여 주어야 한다. 물질이 필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우리 인생에는 더 가치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물질에 매이지 않도록 기본적 삶에 필요한 물질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새로운 가치를 향해서 나가게 될 때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 소망이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산소망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인류의 역사를 빛으로 인도하셨다.

초대교회 당시의 핍박 속에서도 예수 그리스도는 소망이 되셨다. 전쟁과 기근, 질병과 죽음의 그림자가 뒤덮은 역사의 어둠 속에서도 예수 그리스도는 늘 소망이 되셨다. 세계화, 정보화, 세속화, 불평등과 계급갈등의 흐름 속에서도 예수 그리스도는 여전히 소망이 되신다.

지금 우리 시대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십자가가 필요 없는 시대가 아니라 그 어느 시대보다 더욱 절실하게 필요한 시대이다. 물질의 신을 섬기다가 우리 젊은이들을 희생 제물로 바친 이 어둠의 시대에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구원의 길이요 또한 산소망이 된다.

이것을 우리 자녀들에게 부지런히 가르치고 그 소망의 길을 함께 걸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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