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교육은 복음의 기회

[ 땅끝에서온편지 ] <6>태국남부의 무슬림

홍경환
2016년 05월 11일(수) 10:30

남부 태국인들은 기질 상 중부와 북부 태국인들과는 다른 점이 많다. 억양이 다르고 목소리가 커서 싸우는 것 같고 더운 지역에서 그들 나름대로 독특한 문화를 유지하다 보니 타 지역 사람들을 터부시하는 경향으로 배타적이며 고집이 세다. 이들은 다른 태국인들과는 다르게 '예, 아니오'가 분명하여 한 번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면 끝까지 그것을 수호한다.
 
태국의 다른 지역 사람들이 온순하고 우유부단한 반면 태국 남부인들은 과격하고 의지가 강하다. 그래서 복음을 듣고 개종하기가 어려운 일이지, 일단 개종하면 자신의 신앙을 잘 지키는 편이다. 이들은 또한 태국 다른 지역보다 경제적으로 윤택하여 물질에 의해 쉽게 왔다 갔다 하지 않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또한 교육열이 강해 방콕과 대도시 심지어 외국에까지라도 자녀를 보내 공부시키는 가정이 많으며, 자녀의 출세와 성공을 위하여 부모는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다. 실제로 세계 최대의 개방대학인 방콕 람캄행 대학의 학생 60% 이상은 남부 학생 출신들이다.
 
태국이 불교국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특히 태국 남부에는 많은 무슬림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지난 수 백 년 동안 태국 불교문화에 동화되는 것을 거부해 온 사람들이며 대부분 말레이계이다. 태국 정부는 전체인구의 약 4.8%가 무슬림인 것으로 통계하지만 실제로는 10% 가까이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태국 본토 종족인 타이족과 융합될 수 없었던 이들은 오랫동안 독립운동을 펼쳤으나 정부에 의해 무마되고 있는 현실이다.
 
태국 남부 무슬림들은 큰 대로변에 모스크를 짓고 매일 확성기로 기도시간을 알리면서 도시중심의 거점선교와 방송선교를 한다. 무슬림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불교인들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학원선교에 있어서도 강한 면모를 가지고 있다. 이들은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에서 온 이맘들을 통하여 코란을 배우고 중동의 무슬림 국가들로부터 지원받은 돈으로 대규모의 모스크를 짓고 예배를 드리며 마을 단위로 강한 선교적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다.
 
가톨릭 역시 구조적으로 통합된 체계 안에서 연합으로 일하면서 유치원으로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학원선교를 하고 있지만 우리 개신교 선교사들 특히 한국 선교사들은 교단배경도 다르고 후원체계도 다 달라 연합의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동반자적 협력 선교'(partnership in mission)를 하고 있는 우리 교단의 경우는 현지 교단에 소속되어 현지 교회와 함께 협력하며 사역을 하기에 보다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반을 가지고 있다. 쓰나미로 인한 구호사역과 교회개척을 위한 ‘안다만미션프로젝트’가 지난 2014년부터 교단에서 지역노회로 옮겨졌기에 필자를 포함한 5가정의 우리교단 선교사들은 현재 태국교단 제8노회에 소속되어 함께 일하고 있다.
 
무슬림들에게 복음을 전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관광업이 발달한 태국 남부의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은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2004년 말 쓰나미 이후에 태국남부에서 선교사역이 다양해지고 지역도 넓게 확장이 되었다. 전체 12가정의 태국 남부지역 선교사들 중 6가정이 우리 통합 측 선교사들이다. 기독교 복음화율이 0.1% 안 되는 황무지와 같은 이 땅이지만 젖은 장작에 불이 붙는 엘리야의 기적이 이곳에 일어나기를 기도한다. 지금은 작은 구름조각이지만 주의 복음이 이 땅을 온전히 덮을 그 날까지.

홍경환 목사/총회 파송 태국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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