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년이 청년에게

[ 기고 ]

정성은 교수
2016년 05월 10일(화) 16:01


당신은 푸르른 봄입니다.
당신의 몸은 환하고 따뜻한 봄볕을 품었습니다.
당신의 이마와 볼과 손등에는 생기가 가득 흐릅니다.
그래서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봄꽃처럼 눈부시게 아름답습니다.
거울을 보면 흰머리에 주름 듬성한 낯선 얼굴이 있습니다.
우리는 당신의 아름다움을 한없이 부러워합니다.

당신은 푸르른 봄입니다.
당신의 몸 안에는 봄시내가 세차게 흘러
당신의 어깨와 무릎과 발꿈치에는 기운이 가득합니다.
그래서 당신은 강건합니다.
바위처럼 굳세고 튼튼합니다.
우리의 눈은 이미 침침하고 등은 굽었습니다.
우리는 당신의 강건함을 한없이 부러워합니다.

그러나 당신은 아직 안개 속에 있습니다.
안개 속에서 길을 찾기 위해 가시덤불을 헤치고 가파른 벼랑을 힘겹게 오릅니다.
우리도 그랬습니다. 그러다 길을 얻고 그 길을 걷다 집을 지었습니다.
길을 찾기가 힘겨웠기에, 청춘의 그 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길을 찾기 위해 애쓰는 당신을 보며 안타까워합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세상은 더 화려해졌지만
청년이 가야하는 길은 더 좁고 거칠어졌습니다.
우리 세대의 잘못입니다. 그래서 몹시 미안합니다.

오랫동안 헤쳐 나왔지만 안개는 여전히 앞을 가립니다.
유혹의 가시덤불은 수시로 넘어뜨리려 합니다.
세상의 내일 일은 알 수 없으며 오늘 하루 감당해야할 수고는 늘 힘겹습니다.
청년 때 그러하였듯이 오늘도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그분께 삶을 의탁합니다.

청년이나 장년이나 모두 하나님의 피조물이며 그 분의 자녀입니다.
그래서 약하지만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이는 기도하는 청년이며 기도하는 장년입니다.
기도할 때, 그 분은 안개를 걷고 오늘 가야할 길을 보이십니다.
그 길은 예수님이 가신 길이지요. 아름다운 이는 예수님을 닮기 위해 노력하는 청년이며 장년입니다.

기도하는 당신이 아름답습니다.
예수님을 닮기 위해 노력하는 당신이 아름답습니다.

정성은 교수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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