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청소년들의 신앙도 흔들린다

[ 기고 ] 본보 연중기획 '다음세대 신앙 대잇기'를 읽고 (上)

강영한 장로
2016년 05월 10일(화) 16:01

몇해 전 'USA 투데이'는 미국의 청소년들이 점점 교회를 떠나고 있으며 10대 청소년 4명 중 1명만이 교회의 유스 그룹(Youth Group)에 참여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청교도들로 하여금 신앙의 기초 위에 건립된 미국은 곳곳에 기독교정신이 녹아 배어 있었으나 현대에 이르러서는 종교다원주의, 포스트모던이즘, 세속주의 등에 밀려 기독교정신과 문화가 퇴색하고 있는 현실과 맞물려 청소년들이 교회를 멀리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더욱이 미주한인 청소년들 경우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약 70%가 교회를 떠나고 대학을 졸업하면 90%가 교회를 등진다는 통계가 나와 한인교회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그동안 교회의 주요권한이나 결정권은 거의 1세들에게 주어져 독점해왔으며 2세들은 참여의 주체가 아니라 순종만 강요된 들러리에 불과한 이민교회의 모습이 젊은이들에게 관심을 끌지 못한 결과로 보아진다.

청소년들은 교회가 시행하는 일방적 결정에 순응하기보다는 개성을 존중해 주기를 원하는데, 자기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 한인교회는 미국사회와 정서적으로도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교회출석에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1세 이민자들은 교회를 중심으로 마음의 고향을 삼아 위안을 받아가며 성도들끼리의 친교를 통해 이민사회의 정보를 공유하는 매우 중요한 신앙공동체생활을 해왔는데 2세들에게는 이런 정신적 뿌리와 기둥 없이 살아가게 된다는 의미이다.

교회란 사람들의 의지보다는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가 이루어지는 곳이므로 하나님께서 선하게 인도해주실 것을 믿으면서도, 미주한인 청소년신앙교육과 교회의 미래에 대해 다음과 같은 사항을 새롭게 정립해야 교회가 청소년들을 품을 수 있을 것이며, 이들이 미주한인교회의 주역으로 성장될 때 밝은 미래를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1) 가정에서 신앙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청소년들이 인격적으로 성숙되어가는 과정 중 가정환경의 영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미주한인들은 이른바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 부모가 함께 열심히 일해 근면성이야말로 어느 민족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어지런하다.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미주한인들이 가장 많이 종사하는 직업은 대체로 도매업, 소매업, 도넛업, 세탁업, 미용업, 요식업 등인데 이른 아침부터 밤까지 일하고 돌아와 피곤함으로 자녀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부족하려니와, 1세 부모들이 일상적인 영어는 하겠지만 영어권이 되어버린 자녀와 구체적인 대화가 안 되어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근본적인 성경말씀교육 등의 신앙교육을 시킬 수 있는 환경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오직 부모들은 자기희생을 통해서 자녀들이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데만 관심을 집중시키고, 종교교육에는 등한히 하는 경향이 있는데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인간교육과 신앙교육이 이루어지는 환경을 새로이 조성해야 한다.

2) 한인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미주한인들은 미국에 살면서도 영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한인타운을 조성하여 끼리끼리 살고 있는데, 1세들은 한국지향적인 한국인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반면에 2세들은 미국지향적으로 살고 있어서 한 지붕아래 서로 다른 문화를 추구하고 있는 특색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1.5세나 2세들은 Korean이면서 American이라고 지칭하여 절충식으로 '코리안 아메리칸(Korean_American)'이란 용어를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다.

어느 설문조사에서 미주 한인청소년들에게 "타민족과 결혼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질문에 "약 70%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조사되었는데, 이 결과로 본다면 이들이 성년이 되어 대다수가 타민족과 결혼하게 되면 그들이 한인교회에 출석할 것이냐 하는 문제는 지극히 회의적으로 대두되어, 새로운 이민세대로 계속 채워지지 않는 이상 세월이 지날수록 한인교회의 존립도 흔들릴 수밖에 없음을 예상할 수 있게 된다.

더욱이 1세대들이 애국의 철칙으로 여겨와 단일민족을 자랑하며 내세웠는데, 지구촌시대를 살아가며 200여 민족과 더불어 살아가는 미국 땅에서 민족을 앞세우는 것은 고립을 자초해 이젠 더 이상 공감대를 이룰 수 없으므로 정체성의 재정립도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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