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지켜야 사명도 감당한다

[ NGO칼럼 ]

김대양 목사
2016년 05월 03일(화) 14:30

인간은 태어나서 자기를 인식하는 순간부터 행복하기를 원하며 살아간다. 인간이 행복하게 되는 필요조건은 건강이다. 육체적 건강이든 정신적인 건강이든 건강이라는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인간의 기본적인 행복이 보장된다고 볼 수 있다. 19세기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40년 가량 늘어났다고 한다. 과학과 의학의 발달에 따라 인간의 수명이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좋은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과 같은 때에도 건강문제로 인하여 위기의 시대에 놓여 있는 이들이 있는데 이들이 바로 노숙인들이다. 거리에서 생활하는 노숙인의 건강문제는 일반인들보다 심각하다. 노숙인들은 신체적인 문제뿐 아니라 정신적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내외적인 문제를 모두 안고 있는 셈이다. 처음 노숙을 시작하면서 겪게 되는 정신적인 충격으로부터 시작해 만성적인 거리노숙이 이어지면서 노숙인들의 건강은 날이 갈수록 악화될 수밖에 없다.

필자가 시설장으로 있는 쉼터에도 20여 명이 생활하고 있지만 이들의 건강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노숙생활을 하다보니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해서 일하는 것이 쉽지 않고 자연스럽게 여윳돈이 없다보니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아파도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지 못한다. 결국 거리생활을 한동안 이어오다 병색이 완연한 상태로 쉼터를 찾는게 일반적이다.

노숙인들의 건강문제와 관련된 사례는 구구절절하다. 어느 날 한 젊은이가 찾아와 상담을 하는데 병색이 완연해 보였다. 상다보다도 그 젊은이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게 우선이었지만 그는 한사코 아프지 않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소에 건강검진을 의뢰하였는데 검사결과가 결핵 판정을 받았다. 또 어떤 이는 항문 주변이 부어 제대로 앉지도 못하는 상태로 입소를 의뢰했다.

병원 진료를 기다리며 제대로 앉지도 못한 채 지내더니만 어느 날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아픈 몸을 이끌고 다시 거리로 나선 것이었다. 많은 질환 가운데서도 노숙인들을 가장 위협하는 질병은 치아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다. 일반적인 질병은 쉼터에서 진료확인서를 발급해 국립의료원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치아는 간단한 치료는 가능하지만 지속적인 치료가 힘들다. 노숙하면서 술을 먹고 그냥 잠이 드는 경우가 대분분이어서 이에는 신경을 거의 쓰지 못하기 때문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난다.

쉼터에 입소하는 사람들은 한가지 이상의 병을 가지고 오는 경우가 대분분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필자가 노숙인의 건강을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여러분!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것입니다. 자활 하려고 해도 건강해야 가능한 일입니다"라고 강조한다. 건강이란 건강할 때 지켜야 하는 것이다. 비단 노숙인들 뿐 아니라 복음의 사명을 감당하는 모든 사명자들에게도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필수적인 것이다. 건강이 나빠지면 사명도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신의 건강을 지켜 자립의 길로 나아가야 할 노숙인들의 건강을 지키는 일, 바로 현장에 있는 우리들이 감당해야 할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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