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세, 허수 놀음 그만

[ 이슈앤이슈 ]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6년 04월 19일(화) 16:33

한국 천주교주교회의가 2015년 12월 31일 현재를 기준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를 지난 3월 17일자로 발표했다. 이 발표에 따르면 한국 천주교회 신자는 565만 5504명으로 전년도와 대비할 때 1.7%p 증가했으며, 우리 나라 총인구와 대비할 때 천주교 인구는 전체인구의 10.7%p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교세 감소를 운운하고 있는 한국교회 입장에서 볼 때 부러운 통계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마냥 부러워 할 수만은 없다. 이번 천주교의 통계를 보면서 한국교회가 발표하는 통계의 문제점을 비롯해 생각해 볼 점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첫째는 통계의 정확성이다. 2002년에 한국의 종교현황이 발표된 일이 있다.

당시 문화관광부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 사회 종교 인구는 8200만명에 다다랐다. 이후 2011년 추산된 종교인구도 크게 변화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인구는 2011년 추산인수가 4898만명이다. 전체인구와 종교인구를 비교할 때 3400만명이라는 간극이 있다. 문광부의 통계는 종교 단체에서 보고한 내용을 집계한 것이고, 통계청은 실질적인 조사에 따른 통계자료이다. 따라서 통계청의 자료가 더 신뢰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천주교가 이번에 발표한 천주교인 수는 565만여 명으로 통계청이 2005년 발표한 515만여 명과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천주교 교세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통계의 정확성이 크게 의심되지 않는다. 즉 천주교 자체적으로 집계하고 있는 교세와 통계청이 조사한 자료가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개신교는 어떠한가? 2005년 기준으로 문광부가 한국교회 주요교단 15개의 교세를 집계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교세가 1569만여 명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2005년 인구센서스에 의한 실제 통계는 784만여 명인 것으로 확인했다. 두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한국교회는 교세 통계부터 신뢰성을 얻지 못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는 교세의 변화추이이다. 천주교가 이번에 발표한 교세는 전년대비 1.7%p 증가했다. 인구센서스 발표에 의하면 한국교회 교세는 1995년 876만명, 2005년 861만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감속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각 교단의 자체 교세 집계 결과에서도 감소 추세는 뚜렷한 것으로 이미 나타났다.

결국 한국교회는 천주교의 교세 증가 추세를 보며 '닭 쫓던 개가 지붕을 처다보는 격'이 되고 말았다.

이제 한국교회는 더이상 허수놀음을 하지 말아야 한다. 천주교의 교세를 부러워 하기보다 우리 스스로 교세 통계부터 신뢰성을 가질 수 있도록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지난 13일 마무리된 국회의원 선거과정에서 여론조사 결과가 조사방법 등을 놓고 문제를 제기하며 말이 많다. 발표된 내용이 결과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어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원인이 어디에 있든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신뢰할 수 없는 통계는 의미가 없다. 한국교회가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바른 통계를 내어 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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