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이 아픔을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 기고 ]

강흔성 목사
2016년 04월 19일(화) 16:32

지난 1월에는 자존감에 대해 설교한 일이 있다.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자녀로 살면서 세상을 향해 거룩한 자존감을 가지고 살아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교회가 안팎으로 안좋은 소식들이 많고 안티세력들이 기승을 부리다보니 전도는 더욱 힘들어져 안타까움과 절박한 심정으로 말씀을 전했다.

하나님이 나를 얼마나 귀하게 여기시고 사랑하시는지를 알고 그분의 말씀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사람이 영적으로 건강한 것이고 복 있는 사람이라고 설교를 했다. 특별히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복된 것인지를 함께 나누었다.

그러나 일주일이 멀다하고 터지는 교회의 부끄러운 뉴스를 보면서 자괴감과 위축감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모 교단 총회에서 권총을 꺼내들고 협박을 하던 중진 목사가 마침내 후배 목사를 찾아가 칼로 찌르고 싸워서 망신을 당하기도 했고 모 교단 총회장이라는 목사는 카지노 도박장을 출입하여 공금 66억을 탕진하다가 들통이 나서 재판 중이라고 했다. 더욱이 주일에도 카지노에 출입을 했다고 하니 망연자실 할 노릇이다.

누구보다 행실에 모범이 되어야 할 목사들이 이런 짓을 하고 세상에 밝혀져 온 교회가 부끄러움을 당하는 것은 '말세지말'이라는 것으로 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거룩한 부르심 앞에 목회자가 되어 이름도 빛도 없이 한 영혼을 위해 기도하며 목양에 헌신하는 신실한 목사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뿐인가. 어린 아들을 2시간 동안 폭행하고 죽은 아들의 시신을 훼손해 냉동실에 보관한 비정한 친부모의 뉴스를 듣고 세상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아버지가 중학교 1학년 어린 딸을 5시간 폭행하고 딸이 죽었는데도 11개월 동안 방치해 백골이 되었다는 뉴스를 들었다. 더욱 놀라운 일은 아버지가 목사고 신학대학 교수라는 소식에 까무러치는 줄 알았다.

목사가 성도들을 목양할 때 지식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고 신학교 교수가 신학생들을 가르칠 때 학위로만 하는 것이 아닐 텐데 어찌 그 자리에서 목사와 교수의 명예를 누리고 있었을까. 부끄러워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성도로서 하나님의 자녀로서 자존감을 회복하자고 설교를 하고 나서 나 자신도 끊임없이 말씀을 암송하고 묵상하면서 자존감이 회복되기를 애써 왔거늘 또 다시 무너지는 아픔을 어찌하면 좋을까. 이런 부끄러운 멍에를 메고 이번 주일에 어떻게 성도들 앞에 서야 한다는 말인가.

먼 발치에서 바라보는 작은 목사의 마음도 이렇게 아픈데 가까이서 주일마다 목사의 설교를 들었던 개척교회 성도들의 마음은 얼마나 망연자실해 있을까. 신학교에서 그 교수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은 또 얼마나 충격을 받았을까. 아마도 지금까지 들었떤 설교와 강의를 다 토해내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마음은 얼마나 아프실까.

이미 먼 옛날 노아 홍수 때부터 인간이 하는 모든 일이 악할 뿐임을 아시고 탄식하셨다고 했지만 목사의 카지노 출입 사건, 자녀폭행치사 백골방치 사건을 보시고 하나님은 얼마나 기가 막히실까. 차라리 지옥을 소재로 한 한편의 영화를 보고 나온 것이라며 위안을 삼고 싶다. 그런데 TV를 켜자 그 뉴스가 또 자막으로 흐른다. 부끄러움이 이렇게 아픈 줄 몰랐다.

주님이 빨리 오셨으면 좋겠다. 마라나타, 마라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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