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격동시키는 '하브루타'

[ 기독교교육이야기 ]

전성수 교수
2016년 04월 12일(화) 15:23

짝을 이루어 대화하고 토론하는 하브루타가 어떻게 특별한 유대인을 만들어 가는가? 하브루타가 어떻게 유대인들로 하여금 노벨상을 받게 하고, 아이비리그 대학에 들어가게 하며, 의사나 변호사, 교수 같은 전문가가 되게 하고, 각계각층에서 두각을 나타내게 만드는가?

한 마디로 말해서 그것은 하브루타가 뇌를 격동시켜 최고의 뇌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하브루타는 무엇보다도 뇌를 격동시키는 교육이다. 왜 그런가? 질문과 토론, 논쟁만큼 뇌를 움직이게 하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변호사와 검사의 법정 논쟁을 떠올려 보라. 그들의 논쟁은 가장 격렬한 머리싸움이다. 법정 논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준비를 해야 하고, 상대방의 말을 정확하게 듣고 그 논리를 파악해야 하며, 자신이 왜 옳은지에 대해 치밀한 논리로 설득해야 한다.

상대방이 예기치 못한 질문을 하거나 증거를 댈 때 그것에 대해 제대로 반박하지 못하거나 대응하지 못하면 판결에서 지게 된다. 토론과 논쟁은 뇌를 계발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며, 고등 사고력을 기르는 최고의 방법이다. 어렸을 때부터 짝을 지어 토론과 논쟁으로 공부한다면 뇌가 계발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이다.

하브루타를 통해 뇌를 격동시키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사고력 증진이 가능하다. 상대방의 말을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설득하기 위해서는 분석적 사고력만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다. 상대의 논리를 압도할 수 있는 새롭고 강력한 논증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상대방 논리의 허점을 극복하고 더 나은 대안과 해결책을 아울러 제시할 수 있는 종합적 사고력이 필요한 것이다.

하브루타는 매일 다른 주제를 가장 심도 있게 다루므로 뇌가 가장 좋아하는 교육이다. 책상에만 앉아 있는 공부는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그것은 뇌가 아주 싫어하는 공부방법이다. 몸을 움직이고, 걸으면서 외우고, 리듬과 박자를 가지고 접근하면 뇌에 산소가 공급되고, 공부의 효율성도 높아진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평균 94의 IQ를 가지고 세계 최고의 IQ를 가진 한국인들보다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이렇게 후천적으로 뇌를 격동시켜 뇌를 계발하는데 있다.

뇌를 격동시킨다는 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생각하게 만든다는 말이다. 질문은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토론과 논쟁을 하려면 그 과정에서 치열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상대방의 말을 들으면서도 동시에 그것에 대해 반박할 말과 논리를 치열하게 생각해야만 한다. 하브루타는 세상의 모든 대상과 사물에 대해 치열하게 생각하게 만든다.

즉 토론과 논쟁이 되려면 질문을 잘해야 한다. 그 질문은 사전에 철저하게 자신이 만들어가야 토론이 된다. 질문은 앎에 대한 갈증과 호기심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래서 주어진 본문을 연구하고 공부하면서 생겨나는 의문들이 바로 질문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그런 질문을 가지고 상대방과 토론하고 논쟁을 벌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런 교육적 성과를 내기 어렵다. 이렇게 서로 만들어진 질문이 만나서 날카로운 칼이 된다. 날카로운 칼들이 모여 서로의 뇌를 사정없이 흔들어 놓는다. 상대방이 전혀 생각하지 못한 것을 질문해야 뇌가 움직인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