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의 선택

[ 논단 ]

최내화 장로
2016년 04월 12일(화) 13:54

최내화 장로
男宣全聯 회장ㆍ충신교회

한 기관이나 단체 또는 국가의 지도자를 선출할 때는 투명한 인선과정과 절차, 그리고 매우 신중하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서 만족할만한 결과가 있도록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절차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마쳐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ㆍ야 3당의 공천 과정을 지켜보면서 대한민국 정치의 성숙되지 못한 현주소를 보는 것같아 매우 안타깝고 개탄스러웠다.

선거철만 되면 '국민이 주인'이라고 하면서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하는 사람들을 본다. 그들은 선거구 관내 지역 주민들을 위해 충성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 '주인'의 사전적 의미는 '대상이나 물건 따위를 소유한 사람'이다. 그렇다면 국회의원으로 뽑힌 사람들은 유권자인 국민들에게 소유된 사람으로서 주인의 필요와 뜻을 살피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국민들도 국회의원들의 주인으로서 그들이 언로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감독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국회의원들은 뺏지만 달고 나면 언제 그랬는가 싶을 정도로 선거기간 동안의 약속을 지키는 일에는 무관심하다. 유권자들도 그들이 성실히 약속을 지켜가고 있는지 살피지 않는다. 물론 지역과 유권자들을 주인처럼 잘 섬기며 자신이 했던 말들을 정책으로 만들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도 있고, 정치인들을 위해 기도하며 조언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너무나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번 공천 과정을 지켜보면서 유권자인 국민들, 특별히 기독교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혹여 공천을 받겠다고 줄 서 있는 사람들 가운데 리더의 자격을 갖추지 못했거나 의정활동이 미비한 사람이 있다면 정확히 선별해 공천이 이뤄지도록 유권자들이 평소에 노력해야할 것이다. 

모 정당의 중견 후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 그는 전략공천을 운운하면서 자기가 냉탕에서 온탕으로 왔다 갔다 하는 식으로 계속 언론에 이름과 얼굴이 오르내리는 사이에 많은 홍보가 됐고, 이제는 동네 아이들까지 자기를 알아 보더라는 것이다. 

공천기준이 무엇이었는지 어떤 분야에 높은 점수를 준 것인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지역 유권자들의 여론조사나 의견은 철저하게 무시당한 채 공천을 주도했던 공천관리위원회나 당의 지도급 인사들이 보복성 내지는 자기사람 중심으로 공천작업을 진행하면서 유권자들의 분노와 우려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의 옳고 그름이 4.13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판가름났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과 정치인들을 향한 메시지가 무엇인지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이제 유권자들의 눈이 옛날과는 많이 다르다. 매우 날카롭고 정확해 졌다. 여론과 언론의 시선도 예사롭지 않다. 정치인들은 이제 지연이나 학연, 혈연 관계로 정치 지도자를 새우는 일을 그만 해야 한다. 유권자들이 철저한 심판을 통해 바른 지도자를 세울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그러나 국가가 흔들리면 정치, 경제, 종교도 흔들리게 된다. 아직도 정체를 숨기고 국민을 위한 당이요, 정치인인척 하는 경우가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잘 선별해야 할 것이다. 기독교인들이 먼저 국가의 현안과 정체성을 분명히 인식하고 민족을 위해 미스바의 광장에 모여 회개하고 기도해야 한다. '말씀으로 새롭게' 돼야 한다. 그것만이 이 민족이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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