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나눔 통한 공유경제의 꿈 펼쳐요"

[ 문화 ] 복합문화시장 '민토시장' 지승룡 대표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6년 04월 04일(월) 14:57
   

서울 종로 5가. 민주화운동의 중심지였던 한국기독교회관에 이상한 시장(market)이 들어섰다. 이름하여 '민토시장'. 민토? 왠지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2000년대 초반 카페 문화를 송두리째 바꿔놓은 그 '민들레영토'다. 시장의 트렌드와 소비자들의 취향이 바뀌어 하나 둘씩 자취를 감추던 '민들레 영토', 이 민토가 종로 5가에 시장으로 탈바꿈하여 더 새롭고 더 신기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 것이다.
 
오는 4월 20일 정식 오픈을 앞두고 현재 가 오픈 상태에서 영업에 들어간 민토시장은 이 시대 최고의 카페 경영 트렌드세터 지승룡 대표의 작품이다. 고루하고 칙칙한 느낌마저 들던 이전의 공간은 지 대표의 손길을 거치면서 그 어느 곳보다 트렌디한 공간으로 변모했다. 다양한 먹거리는 물론 네일아트, 공방, 서점, 카페 등등 문화적 아이템이 가득찬 새로운 공간으로 변한 것.
 
그러나 지 대표가 민토시장을 하게 된 가장 큰 동기는 소위 '돈 없고 빽없는' 서민들이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데 있었다고 한다.
 
"헬조선, 흙수저를 말하는 지금 이 시대 소위 말하는 하위계층이 행복하게 소비하고 장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저의 큰 기도제목이었습니다. 이 민토시장이 아름다움과 나눔, 기여의 문화가 확산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지 대표가 시장을 만들면서 지키고 싶었던 기본 철학은 다음과 같았다고 한다.
 
1. 보증금이 없거나 최소화되어 입점하는데 부담이 적고, 보증금에 들어갈 돈이 제품이나 사람에게 들어가게 한다.
 
2. 경기가 널뛰는데 임대료가 고정되어 있으면 생존의 위협 때문에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없다. 임대료는 매출액 대비로 탄력있게 걷는다.
 
3. 공간 구성을 최적화 한다.(충분한 공유 공간 확보)
 
4. 이익공유 시장을 실현한다. 이익이 발생했을 때 순이익의 일정부분을 상인들이 서로 공유한다.
 
지 대표는 위의 네가지 원칙을 실현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입점 상인들 중에는 자신의 생각과 철학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익공유의 부분은 실제 수입을 나누는 일이고 생존에 직결된 문제였기 때문에 이에 대해 잘 납득하지 못하는 상인들도 있었다고 한다. 이 부분에 대해 지 대표는 "서점이나 문화갤러리는 우리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곳인데 수익 개념으로 보면 그런 사업들은 도태된다"며 "그러나 서점이나 문화 갤러리를 구경온 손님들 때문에 다른 부분의 매출이 증가할 수 있고 일하는 곳 자체가 즐거운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민토시장의 이익 공유 비율은 점포별로 10~30% 정도이지만 지 대표는 장기적으로 50%까지 증가시킬 계획이다. 또한, 시장 이익의 20%는 고령화 시대에 고령화 된 이들이 경제주체가 될 수 있도록 돕는 '잉큐베이팅 자금'으로 사용한다는 원칙도 세웠다.
 
이러한 파격 속에서도 지 대표의 머릿 속은 이미 몇 발자국을 더 내딛고 있었다. 현재의 민토시장을 확대해 동촌(東村) 문화의 거리를 조성하는 것이다.
 
지 대표는 "서울시에서는 동대문에서 정림건축까지의 거리를 한류 거리로 조성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현재 하드웨어만 있고 소프트웨어가 없는 상태"라며 "현재 북촌, 서촌은 활성화 됐는데 동촌은 활성화 되지 않았다. 우리가 민초들이 '으샤으샤' 하면서 동촌의 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종로 5가는 100년 전의 홍대로 보부상들이 왔다갔다하는 유행의 최첨단 지역이었는데 민토시장이 그 문화를 재창조해나갈 것"이라며 "어려운 시기에 왜 이걸 하려느냐는 질문이 많은데 이 시대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것이 바로 예수님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기도하면서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민토시장에는 예수님이 돌아가실 때의 나이와 똑같은 33개의 점포가 입점해 있다. 지 대표는 "앞으로도 입점 편입생을 받을 예정"이라며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이 있다면 저희가 컨설팅하고 도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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