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국제농아인선교센터 건축을 진행하면서..

[ 선교 ]

김경태
2016년 04월 04일(월) 14:45
   

대구경북사회선교협의회는 한국사회에서 땀 흘려 노동하는 이주노동자들과 다문화가정을 위해 15년을 꾸준하게 지원하고 선교사업을 진행하여 왔다.
 
그러던 중 아시아의 여러 국가가 자연재해를 당해 시련을 당하고 있는 것을 보고 그들의 아픔에 동참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스리랑카에 내전에 피해를 입은 장애인들에게 스리랑카 노동자들과 함게 모금을 하여 600여 대의 휠체어를 전달하게 됐고, 쓰나미 피해를 입은 자국민들을 돕기 위해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들과 거리모금을 하게 됐다. 그 결과 1억여 원을 이주노동자들과 대구시민들의 모금으로 스리랑카 정부와 이주노동자들이 교섭하여 대지 3000평을 지원받게 됐고 스리랑카에 교육센터를 건축하게 됐다. 건축을 축하하기 위해 대통령과 국회의원 십여 명이 참석하여 축하해 주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에도 어린이 집과 교육시설, 그리고 미얀마에도 교육시설을 건축하게 됐다. 파키스탄에 지진피해가 났을 때도 직접 방문하여 구호의 손길이 닿지 않는 발라콧트라는 시골까지 가서 구호물자를 지원했다. 본회는 눈에 보이는 텐트나 일회성에 그치는 구호에 머무르지 않고 피해상황에서도 소외된 어린아이들을 위한 미래투자를 위해 교육시설을 설립하여 지원하기에 이르렀다.
 
대구경북사회선교협의회에서 필리핀에도 교육센터를 지어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업을 하자고 논의하던 중 고 김제민 목사(전 이사장, 성빈교회)께서 별세하셨다. 그 계획이 나에게는 그분의 유언이 되어 버렸다.
 
그러던 중 필리핀에서 국제농아들을 위해 15년 동안 소리없이 봉사하고 있다는 강승호 선교사를 소개받았다. 그는 농아인임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인 선교사역을 펼치고 있다. 아시아권의 농아인을 초청하여 수화로 성경, 신학교육과 컴퓨터교육을 하여 다시 본국에 전도사로 파송하는 사역을 하고 있다. 선교사님은 현재까지 필리핀내에 농아인교회를 일곱 개나 개척하여 사역자를 전도사로 교육시켜 보냈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에 농인들을 돌보는 선교사역을 하고 있다. 강 선교사는 사역하는 15년 동안 대화를 통한 소통을 하지 못해 후원을 받지 못하여 현재까지 건물없이 허름한 임대건물에서 사역하고 있었다.
 
대구경북사회선교협의회는 소외되고 가난한자들을 돌보는 사명을 가진 단체로서 총회 사회봉사부 산하 조직으로 본 협의회와의 뜻이 맞았고, 강선교사님의 성실한 선교열정에 감탄하게 됐고 센터 건립에 동참하게 됐다.
 
대구경북사회선교협의회와 구민교회는 지난해 필리핀 국제농아인선교센터 건축헌금 1억원을 보냈지만, 필리핀 현지선교사가 진행하고 있는 건축진행은 그리 순조롭지 못했다.
 
농아인 선교사님은 사회상황을 잘 모르고, 행정상의 실수로 인하여 건축허가를 내는데만 석달의 시간을 지체했다. 또 우기가 겹쳐서 작업은 차일피일 미루어지고 작업감독이 작업책임자를 잘못 선정하여 작업이 지연 될 수밖에 없는 열악한 상황에 이르게 됐다. 한국에서는 작업의 책임을 선교사에게 물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선교사는 일을 맡긴 공사감독에게 독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기다리기를 1년, 겨우 1층 공사를 시작하고 작업은 공회전하고 있어, 올해 2월에 필자가 출장을 계획하고 필리핀을 다녀왔다.
 
한국에서 공사 진행상황을 추궁하기 위해 도착했다는 소리를 듣고 부리나케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1층 슬라브를 치기 위한 철판작업과 철근작업을 하고, 슬라브와 함께 폐광물질의 분진문제해결, 폐자재 사용의 자제등을 지시하고, 4월까지 작업을 완성시키겠다는 약속을 받고 마무리 지었다.
 
주일을 맞아 농아인들이 드리는 예배에 참석했다. 10명 남짓되는 농아인들이 개척교회를 시작하는 모임이 지붕 한 켠을 빌려 마당에서 예배를 드렸다. 비록 좋은 환경과 조건은 아니었지만 그들의 예배는 진지했고 열정이 있었다. 우리와 달리 눈을 뜨고 기도하고 축도하고 찬양은 마치 율동하듯 수화로 드리는 예배는 어색했지만 진지했다.
 
다음날 농아인들의 교육센터인 농아인 국제학교를 찾았다. 이곳에는 라오스, 베트남, 필리핀 등지에서 온 농아인 10여 명이 컴퓨터반과 성경반으로 나누어 교육하고 있었다. 이들을 교육시켜 본국으로 귀국시키면 우리나라로는 전도사와 같은 역할을 통해 복음을 농아인들에게 전파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특강을 요청하여 함께 나누었더니 다들 좋아하고 귀담아 듣는 것 같았다. 땅끝이 지리학적으로는 아니지만 저들이 땅끝임을 깨달은 시간이었다.

대구경북사회선교협의회 상임이사 / 김경태목사(구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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