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몽골의 리더 모교, '재한몽골학교'

[ NGO칼럼 ]

이강애 교장
2016년 03월 29일(화) 14:13

얼마 전 우리학교 7학년 여학생 솔롱거가 몽골로 돌아갔다. 이 곳을 거쳐 간 아이들이 수없이 많고 몽골로 돌아간 아이들도 많지만 오늘은 특별히 솔롱거 얘기를 하고 싶다.

아이는 4년 전 엄마와 함께 처음 학교를 찾아왔다. 당시 아이는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그 아이가 한국에 올 때 나이는 6살, 2년간 한국유치원을 다닌 후 자연스럽게 일반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한국아이와 똑같이 생활했다.

아이는 몽골 알파벳을 배우기 전 가나다를 먼저 익혔고 몽골어보다 한국어를 더 쉽게 배웠다. 아침저녁으로 잠깐씩 만나는 부모보다 학교에서 한국 친구들과 지내는 시간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아이는 한국에 살면서 별다른 불편함 없이 잘 지냈다. 아이의 부모도 매일 일하느라 아이의 교육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여유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아이의 부모가 아이를 보고 몽골어를 전혀 쓸 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 이 아이는 한국아이가 아닌데! 우린 이제 곧 몽골로 돌아가야 하는데 어쩌나!" 그날부터 엄마는 고민에 빠졌고 주변사람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마침 그 때 우리학교 얘길 들었고 그길로 바로 찾아온 것이다.

아이의 한국어실력은 고급반 수준이었지만 몽골어는 초등 1학년 수준이었다. 아이는 어린 동생들과 공부하는 것이 자존심 상했는지 처음 3개월 동안은 학교에 간다고 집을 나와 전철 역사에 앉아있거나 놀이터에 있다가 돌아가곤 하여 부모님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그러다 점차 몽골친구들과 친해지고 몽골어도 익히기 시작하여 지금은 몽골어로 말하고 공부하는데 어려움이 없게 되었다. 이제 아이는 한국어는 물론 몽골어와 영어 등 3개국 언어를 할 수 있는 아이가 되었다.

얼마 전 아이의 부모가 몽골로 가게 되어 아이도 가게 된 것이다. 아이는 몽골에서 대학에 들어가게 되면 다시 한국으로 유학 오고 싶다며 몽골로 돌아갔다. 아이는 몽골인이라는 정체성을 잃고 사춘기에 방황할 뻔하였지만 부모가 결단하고 우리학교에 보낸 것이 아이를 살린 것이다. 우리학교는 아이들이 몽골인으로서 당당하게 자라나 세계인으로 성장하도록 가르친다.

한국에서 한국인들의 사랑과 보살핌 속에 자라난 아이들은 한국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다. 또한 한국어에 능통한 이 아이들이 몽골에 돌아가게 되면 한국과 몽골을 이어주는 다리가 될 것이다. 기대하라. 불과 30, 40년이 지나지 않아 몽골의 대통령, 기업인, 학자, 의사, 법조인, 목회자들의 모교가 다름아닌 서울의 '재한몽골학교'가 될 것이다.

이강애 교장   재한몽골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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