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보이는가?

[ 논단 ]

한재엽 목사
2016년 03월 22일(화) 16:32

한재엽 목사
장유대성교회

교회가 내부만 바라보느라 시대의 흐름을 놓치면, 세상 안에 위치한 교회로서 주어진 역할을 잃어버리는 것이 될 것이다. 교회는 항상 이 시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와 과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신앙적 입장에서 옳은 방향을 제시하거나 필요할 땐 예언자적 위치에서 하나님의 뜻을 선포해야 할 책임이 있다.

최근 세상의 흐름은 아무래도 기업들이 추구하는 것, 그들이 과제로 삼고 성취하고자 하는 것을 알면 비교적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분야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 중 한 가지는 21세기 기업 활동이 모두 'JIT(Just In Time)'라는 한마디에 함축적으로 들어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고객이 원하는 때에 고객이 원하는 만큼의 재화나 서비스로 공급하는 것을 일컫는다. 아마존, 델, 샤오미, 구글, 알리바바, 토요타 등 모든 기업들이 비즈니스 방식이나 목표는 달라도 결국 이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경영 컨설턴트 임해성 씨는 자신의 저서 '토요티즘'에서 밝힌 바 있다. 

철저히 소비자의 필요를 따라가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이런 흐름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과 세상이 창세 이후 끈질기게 추구해 온 그칠 줄 모르는 흐름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거세져 오늘에 이른 것이고 더 노골화 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출애굽 이후 이스라엘 민족은 수 백 년의 노예 생활에서 건져내주신 하나님에 대한 배반의 역사를 써내려갔다. 결코 구원 받을 수 없었던 그들을 하나님이 기적으로 건져주셨건만 자유함을 얻고도 자기 필요 중심의 삶을 하나님 중심의 삶으로 바꾸는데 실패했다. 

하나님은 언제나 뒷전이고 당장의 필요에 급급해 자신의 필요가 공급되는지 여부에 따라 하루의 만족감이 달라졌다. 물, 고기, 채소 등 그들의 욕구가 언제나 하나님보다 우선했으며 그것들이 삶의 중심이었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채워줄 가나안이라는 미래를 제시하시며 그것을 위해 오늘을 행진하라고 하셨지만, 이스라엘 민족은 바로 코앞의 욕구로 인해 그 말씀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원하는 때에 원하는 만큼 채워달라면서 그렇지 않은 광야 생활에서 불평만 늘어놓았다. 하나님이 아닌 인간이 중심인 삶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세상이 이와같이 거세게 인간 중심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교회와 성도는 어떻게 대처해야 옳을까? 우리는 다음 세대들에게 이런 흐름을 어떻게 이겨나가라고 말 할 수 있을까? 한마디로 JIT(Just in time)은 그대로 적용하되 세상의 중심이 소비자였다면 우리의 중심은 하나님 되게 해야할 것이다. 필자는 이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의 요구를 하나님의 요구로 치환하는 것이다. 바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을 하나님이 원하시는 때에 하나님이 원하시는 대로 드리는 것이다. 이렇게 정면 돌파하지 않고는 결코 세상의 소비자 중심 경향을 바꿀 수 없으며 그 속에서 그 어떤 것도 건져낼 수 없을 것이다. 여기서 성공하지 않으면 현대 교회 역시 가나안 입성에 실패할 수도 있다.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모든 역량을 기울여 세상이 이 방향으로 가도록 해야할 책임이 있다. 그러기 위해 기독교인들은 필히 하나님 중심의 삶을 그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이것이 세상을 살리는 길이고 교회가 사는 길이다. 우리 자신부터 돌아보자. 아! 우리 한가운데 우리가 앉아 있는 것이 보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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