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머무는자리>압록강

[ 문화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6년 03월 22일(화) 14:25

압록강

얼려진 산과 들에서 발걸음 옮긴다
해와 별은 대동강변에 떴고
산 너머 골짜기엔 스며들지 않는 빛
겨울엔 늘 펼쳐진 은빛 들에서
갈색 옥수수대 눈빛이 반짝였다

살고 싶은 땅은 탯줄 묻은 곳
한 끼를 덜 먹어도 한 삽을 더 떠도
떠나지 않겠다던 이웃들
강물에 쓸려가는 나뭇잎 되어
저만치 가면서 어깨를 움츠렸다

두 발짝씩 걸어가다 철조망에 부딪혀
다가가지 못하는 정월 대보름 날
달 속에 비친 어머니 얼굴 보며
꽁꽁 언 압록강 얼음을 찍을
지팡이 다듬는 날 찬바람 돈다.

함국환
주안장로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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