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제4회 탈핵연합예배

[ 교계 ] "핵 없이 더불어 사는 세상 이루자"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6년 03월 11일(금) 17:24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하고, 잘 못된 것을 바로 잡아 우리 자녀들이 안전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11일 월성원전이주대책위원회 황분희 씨가 서울 광화문 KT 사옥 앞에 마련된 탈핵연합 예배 장소에서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외쳤다. 

황 씨는 증언 시간을 통해 "30여 년 동안 원자력 발전소 인근 마을에 살면서 가족 3대 모두가 피복됐다"며, "원자력 발전소가 친환경 에너지라는 거짓된 주장에 속아 몸과 마음은 찢기고, 그동안 모든 희망을 잃었다"고 전했다. 황 씨의 이 같은 외침은 핵 없이 더불어 살아가며 창조질서를 지키기 원하는 크리스찬들의 결단과 핵발전소 반대 행동에 당위성을 더했다.

핵없는세상을위한한국그리스도인연대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생명ㆍ윤리위원회, 한국YWCA 관계자 등 100여 명이 "핵 싫어", "신규 핵발전소 이제 그만"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KT사옥 앞에서 2016년 제4회 탈핵연합예배를 드렸다. 이날 예배는 NCCK가 제정한 '탈핵(핵 없는)주일'을 맞이해 후쿠시마 5주기, 체르노빌 30주기 핵 발전소 사고를 기억하며 핵사고로 고통당한 모든 희생자와 피조물, 핵 없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위한 기도의 시간이었다.

이날 핵없는세상을위한한국그리스도인연대 교회위원회 위원장 안홍택 목사(고기교회)는 "하나님께서는 원전사고를 통해 우리 인류에게 누차 경고를 하셨지만, 끝없는 욕망이 자본의 힘을 타고 먹지 말아야 할 열매인 원자핵을 이용하는 개발을 이어왔다"며, "원폭피해, 방사능 노출로 2세, 3세에게까지 이어지는 회복할 수 없는 고통에서 우리를 건져 달라"고 기도했다.

또 양재성 목사(예수살기)는 "핵이 없어야 진정한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 그리스도인들이 핵 없는 안전한 세상을 위해 기도한다"며, "탈핵운동에 한국교회가 적극적으로 동참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참석자들은 핵 없는 세상을 위한 다짐을 통해 탈핵주일 공동기도문을 낭독하고, 탈핵 문구 팻말을 한반도 지도에 꽂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생명과 평화의 세상을 기원했다. 또 참석자들은 탈핵주일 기도문을 통해 "치명적인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여전히 깨닫지 못한 채 조금 더 편하기 위해, 더 많이 갖기 위해 원전을 늘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우리의 탐욕을 용서해 달라"며, "죽음의 속삭임을 분별하고 거부할 수 있는 지혜를 갖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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