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존재 방식으로서의 봉사

[ 논단 ]

박인자 장로
2016년 03월 09일(수) 13:57

박인자 장로
女傳全聯 회장

여전도회전국연합회는 홈페이지에 '예수 그리스도의 부르심에 순종하고자 국내외 선교사업에 힘쓰며 성서의 교훈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성장하고 하나님의 뜻을 지상에 이루기 위해 교회와 사회에 봉사하는 기관'이라고 정체성을 천명하고 있다. 여전도회의 존재 목적이 선교, 교육, 봉사임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1898년 활동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여전도회는 선교하는 일과 스스로를 세워나가는 교육, 그리고 시대시대마다 사회와 교회를 위해 봉사하는 책임을 충실히 감당해 왔다. 전도를 위해 시작된 모임이지만 창립 초기부터 시대의 부름에 귀기울였고,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성실히 응답했다. 여전도회를 중심한 문맹퇴치교육, 절제운동, 애국운동은 섬김과 나눔의 사명을 다하는 선교 공동체의 증표이기도 하다.
여전도회는 지금도 가장 중요한 사역 중 하나로 작은자 복지선교를 꼽는다. 

여전도회작은자복지재단은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네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자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 25:40)"는 말씀을 따라 1974년부터 소외된 이웃을 섬겨온 여전도회의 대표적인 봉사기관이다. '작은자운동'으로 불리는 이 사역은 한 부모 가정 청소년, 장애인, 무의탁 노인 등 소외된 이웃을 '작은자'라 칭하고 이들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소망, 기쁨을 나누는 일이며, 농어촌뿐 아니라 도시 지역의 차상위 계층의 어린이 및 청소년들에게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선교가 여전도회의 존재 목적이라면 봉사는 여전도회의 존재 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봉사는 선포된 복음(전도)의 구체적 실천이고 복음의 능력에 대한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봉사는 복음 선포와 별개의 사역이 아니라 동시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수님은 하나님을 사랑하고(신앙) 사람을 사랑하라(봉사), 이것이 율법의 대강령이라고 가르치셨고 주님의 지상 사역 역시 이 두 가지에 집중됐다. 그리고 사도행전에서 보여준 교회의 시작과 조직 역시 이를 위한 것이었다. 기도하고 말씀 전하는 일이 중요하지만 고아와 과부들을 돌볼 사람도 필요했기에 집사를 세운 것이다. 교회에 여러 직임이 있는 이유는 "성도를 온전케 하며 봉사의 일을 하게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엡4:11~12)"고 성경은 말한다.

한국교회의 괄목할만한 부흥 역시 이 봉사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 선교는 선교사들의 봉사로 시작됐고 선교초기 교회의 역할은 이 나라를 세우는데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전반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한국교회는 그 초기부터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고통당하는 백성들을 위한 봉사와 사회운동을 주도해왔다. 이 나라의 독립과 부흥 발전과 민주화, 그리고 현대화를 위한 교회의 역할 역시 간과될 수 없고 그것이 한국교회 성장의 주 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오늘 교회 침체나 성장 둔화의 원인 역시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소홀했거나 사회봉사가 교회 성장의 전략이나 전도의 전술로 오용된 탓인지 모른다. 이 봉사적 사명의 변질과 소홀함이 사회로부터 교회가 소외되는 중요 원인임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신앙태도가 우리 이웃을 하나님으로부터 멀리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전도는 열심히 하면서도 이웃의 필요에 대하여는 무관심한 것이 이웃들로 하여금 복음을 오해하게 만들고 멀어지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봉사는 선교전략이나 교회성장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교회의 존재 방식이다. 복음 전도가 봉사의 실천으로 표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교회가 교회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복음 전도와 교회성장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교회의 봉사적 기능을 강화하여야 한다. 이제 교회는 교회 주위의 지역사회를 잘 알아야 한다. 지역주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죄악된 세상에 성육신 하신 주님의 뜻에 순종해야 한다. 다시 순수한 섬김의 자세로 지역사회를 바라 봐야 하고 우리를 필요로 하는 이웃의 필요에 응답하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지극히 작은자에게 하는 것이 바로 주님께 하는 것이라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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