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A 세계지도자대회 '비공개 회의' 끝에 폐막

[ 교계 ] 마지막 기자회견도 얼렁뚱땅, "시간이 없다"며 서둘러 마무리해 논란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6년 03월 07일(월) 10:08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 '취재 봉쇄' 등 문제삼아 성명서 발표

▲ WEA 세계지도자대회가 폐회하면서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취재 봉쇄와 판문점 취재지침 등 그동안 논란이 됐던 사안들에 대해서는 명쾌한 답을 주지 않아 논란을 빚었다. 사진/장창일 기자

세계복음연맹(WEA) 세계지도자대회가 4일 폐막했다. 40개국에서 90여명의 복음주의교회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복음 안에서의 동역'을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바라는 내용의 메시지도 발표됐다.

폐막 직전 발표한 '한국 국민에게 전하는 WEA의 친선 메시지'에는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운동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들은 "전 세계의 수백만 명의 복음주의자들이 매일 남북한 국민을 위해 기도하겠다"면서 "한반도의 주변 국가들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이 땅의 평화를 위해 노력하도록 기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평화는 오직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이룰 수 있는 만큼 남북한 국민과 지도자들도 한반도의 평화와 하나됨을 위해 기도하자"고 권면했다.

하지만 이번 세계지도자대회는 개회예배와 폐회예배를 제외한 모든 일정이 비공개로 진행돼 논란을 빚었다. 또한, 판문점 방문 행사 때는 주최측이 기자들에게 문자로 "행사와 관련된 질문을 하면 안된다. 한국 방문 소감에 대한 질문만 된다"는 식의 일종의 취재지침을 내리기도 해 행사 내내 빈축을 샀다.

한편 주최측이 이같은 오해에 대해 해명하겠다고 마련한 폐회 기자회견은 오히려 참석자들의 무성의한 답변으로 궁금증만 증폭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에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회장:신동명)는 지난 4일 WEA 한국조직위 측의 취재봉쇄조치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크리스천기자협회는 성명서에서 "세계지도자대회 취재를 제한하는 이유와 판문점 취재 지침은 누구의 지시인지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성명서는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대회와 관련해서 문제를 제기하며 질문한 내용에 대해 명확한 설명없이 '시간이 없다'며 서둘러 회견을 마친 이유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성명서 전문>

‘취재 봉쇄’ WEA 세계지도자대회 한국조직위에 묻는다 !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회장:신동명, 이하 본회)는 지난 달 29일 개막한 세계복음연맹 WEA 세계지도자대회를 전 세계 복음주의권 단체들의 올림픽과 같다며 떠들썩하게 홍보했던 세계복음연맹 WEA 한국조직위원회(엄신형 위원장, 이강평 총괄본부장)에 묻는다.

이번 WEA 세계지도자대회는 통일교 전력의 J 목사가 깊숙이 개입했다는 개운치 않은 의혹 속에서도 500여 명이 넘는 교계 유력인사들이 개막식에 참석하는 등 화려하게 개막했다.

교계 일각에서는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으면서도 ‘복음 안에서의 동역’의 주제 아래 39개 나라 90여 명의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모여 의미 있는 선교 주제를 논의한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이들이 도출해 낼 선언문에 적잖은 기대감을 갖기도 했다.

특히, WEA 세계지도자대회 한국조직위원회가 대회 전 기자회견과 한국교회 교단장회의에 모인 교단장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통해 각국의 참석자들이 분단 된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선언문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혀 WEA 세계지도자대회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고조됐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진행 된 WEA 세계지도자대회를 바라보면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 WEA 세계지도자대회 조직위가 보여준 ‘취재 봉쇄’, ‘내부 관련 인사들의 언론사 음해 및 허위사실 유포’ 등의 행위는 기독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기독교인들의 알권리를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다.

이에 17개 기독 언론사가 소속된 본회는 아래의 내용에 대해 WEA 세계지도자대회 한국조직위원회가 성의 있는 답변을 해주기를 요구한다.

◇ 왜 WEA 세계지도자대회 취재를 제한하는가?

WEA 세계지도자대회는 정부의 국고까지 지원받은 공신력 있는 국제행사로 사전 홍보됐다. 전 세계 복음주의를 대표하는 인사들의 참여로, 한반도 평화는 물론 중동과 유럽의 난민문제와 동성애, 여성인권 등 다양한 문제를 다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WEA 지도자대회는 사전 홍보와 달리 한국측 인사들이 참여하는 개회예배와 폐회예배만 언론에 공개함으로써 철저하게 보도를 통제했다. 기자들은 매일 행사장 앞에서 취재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고, WEA 준비위로부터 어떠한 절차 설명도 듣지 못했다.

세계 129개 국 100여 개 복음주의단체 6억 2천만 명을 대변하는 WEA측의 이 같은 언론 대응을 납득하기 어렵고, 사전에 엄청난 홍보전을 펼쳤던 한국준비위원회의 달라진 태도를 납득하기 어렵다. 애초에 비공개 소규모 회의를 대규모 국제회의로 과대 포장한 것인지, 아니면 WEA 측에서 한국 언론과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단절하고 내부 인사와 회의 내용을 보호할 납득 못할 이유가 있는 것인지 철저히 공개하라.

◇ 판문점 취재 지침 누구의 지시인가 ?

세계지도자대회 참석자들이 2일 분단 현장 체험을 위해 판문점을 방문했다. 판문점 방문은 사전 홍보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일정이었다. 그런데 한국조직위는 크리스천기자협회 회원사 가운데 몇몇 언론사에 한해서만 동행 취재를 허용했다. 취재를 요청한 기자들에게도 단체 문자를 띄워 한국에 온 소감에 대한 질문만 하라 취재를 제한했다. 그러면서 WEA와 관련된 질문이나 포럼에 관련된 질문은 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주최 측은 국정원을 언급하며 부득불 취재 제한을 이해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 역시 기독교인들의 알권리를 위해 취재를 하는 기독 언론의 자유를 명백히 침해했을 뿐만 아니라 취재원들에게 접근조차 어렵게 함으로써 사전에 차단한 의혹이 발견됐다.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해명하라!

◇ ‘모든 의혹 밝히겠다는 기자회견’에서마저 질문 봉쇄한 의도가 무엇인가?

WEA 한국조직위의 어처구니없는 ‘취재 봉쇄’ 행위에 대해 본회는 지난 3일 이번 WEA세계지도자대회를 유치한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협회 임원들은 취재봉쇄 행위에 대해 항의했고, 이영훈 목사는 4일 WEA 세계지도자대회 폐회 후 이번 대회를 결산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런 기대와 달리 4일 기자회견은 또 한번 ‘취재봉쇄’로 기자들을 우롱했다. 기자회견을 약속한 이영훈 목사는 한기총 일정을 이유로 인사말을 한 뒤 자리를 떴고, 주최 측은 ‘한반도 평화를 기원한다는 내용의 기도문’을 발표하고 30분 만에 서둘러 끝내버렸다. 기자들이 정작 궁금해 하는 북미 이사 J 목사와 WEA 대회 운영, 취재 봉쇄 이유에 대한 예민한 질문들은 애써 외면한 채 기자회견을 끝내버렸다.

이에 본회는 WEA 세계지도자대회 한국조직위원회에 국제적인 행사를 사전 양해와 충분한 설득도 없이 취재를 차단하고, 참석자들의 명단 이외에 소속과 회의 내용 등도 공개하지 않는 등 불투명했던 모든 사항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

 

2016년 3월 4일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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