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하나님과 이슬람의 알라는 같은 신인가?

[ 문화 ] 미로슬라브 볼프의 '알라'가 일으킨 논쟁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6년 03월 02일(수) 14:55
   

최근 출간된 미국 예일대 미로슬라브 볼프(Miroslav Volf) 교수의 저서 '알라:기독교와 이슬람의 신은 같은가?(IVP)'가 교계에 뜨거운 신학적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볼프 교수는 이 책에서 '하나님과 알라가 같은 신'임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와 무슬림이 동일한 대상을 섬기고 예배하면서도 이해하는 것이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한국인이 '이슬람'과 '알라' 하면 9ㆍ11 테러와 자살폭탄테러 등과 같은 사건과 연계해 연상하는 상황에서 기독교인이 믿는 하나님과 무슬림이 믿는 알라가 한분의 공통의 신이라는 볼프 교수의 주장은 혼란스럽기도 하고 반사적인 반감을 사는 것이 사실.
 
그러나 볼프는 '기독교인과 무슬림이 신과 신의 명령에 대한 각자의 신념에 충실하면서도 그들과 같은 정치적 지붕 아래 평화롭고 건설적으로 공생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추고, 철저히 정치신학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다뤘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신과 내세에 관한, 혹은 구원과 관련된 하나님 지식을 다루지 않고, 신과 현세에 관한, 사회적 차원에서 다루며 기독교인과 무슬림이 자신의 신앙을 지키면서 평화로운 공존의 가능성을 모색했다.
 
이러한 볼프의 주장에 대해 한국교회언론회(대표:유만석) 등에서는 이례적으로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는 "기독교에서 믿는 하나님과 이슬람에서 믿는 알라가 신적 유사성이 있다고 하여, '같은 신'이라고 주장하는 볼프 교수의 주장으로, 그는 '정치신학'을 빙자하여 교회를 혼란케 하려는 종교다원주의적 발상이며, 사단의 계략"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알라는 무함마드가 속했던 꾸라이시족이 섬기던 종족신인 달신(Moon god)이었다"며 "알라를 어찌 감히 기독교의 창조주 하나님과 동일하다고 주장할 수가 있겠는가"라며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책의 출판사 IVP는 출간과 동시에 신학자와 기자들을 초청해 특별좌담회를 여는 등 논의의 장을 열기도 했으며, 현재 SNS 등에서 이 책에 대한 논쟁이 여전히 뜨거운 상태다.
 
저자 미로슬라브 볼프 교수는 크로아티아 출신으로 1990년대 유고연방에서 종교간 갈등의 비극을 경험한 인물로, 미국 예일대의 교수로 재직하며 이 시대 세계 최고의 명저 중 하나로 평가받는 '배제와 포용' 등을 저술한 가장 영향력 있는 신학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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