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어머니 역할 충실히, 지역 사회와 긴 호흡

[ 우리교회 ] 창립 70주년 맞이한 광주노회 서림교회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6년 02월 25일(목) 17:23

역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는 중요한 지침이다. 또 새로운 방향의 기준이자 축전된 경험과 전통, 뿌리를 잇는 가교가 된다. 그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레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수고하고 땀 흘리며, 헌신한 자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귀한 선물이다. 

지역 사회와 긴 시간 호흡을 맞춰온 광주노회 서림교회(송재식 목사 시무)가 지난 2월 14일 교회 창립 70주년을 맞이했다. 1946년 방직공장 내 설립된 교회는 광주광역시 북구 경양로 7길에서 지역 복음화를 향한 역동적 성장을 이루며 한국교회의 중심 교회로 발전했다. 특별히 교회가 맞이한 70년의 역사는 한국 교회사의 한 부분을 채울 뿐만 아니라 성도들의 땀방울, 그리고 지역 사회의 숨결이 깃들어 있다. 그동안 어머니와 같은 따뜻함으로 나라와 민족이 해산의 아픔을 겪을 때마다 상처를 꿰매고, 희망을 전했기 때문이다. 훌륭한 일꾼과 자원은 아낌없이 내어 줌으로 지역 사회의 안식처가 됐고, 국내ㆍ외 곳곳에서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을 수행하는데 헌신했다. 

1995년 부임해 교회의 본질을 중시하며, 건강한 교회상을 제시하고 있는 송재식 목사는 "서림교회는 증경총회장 故 장동진 목사님과 일신방직의 설립자 김형남 장로님을 비롯해 선배들의 곧고, 헌신된 신앙 유산으로 반석위에 세워진 건강한 교회이다"며, "서림교회는 새로운 미래 100년을 향해 의미 있는 발걸음을 다시 한 번 내디뎠다"고 전했다. 

교회는 지난 14일 주일, 창립 70주년 기념 감사예배를 드리고 하나님의 은혜와 꿈, 사랑을 기억하며 다시 한 번 비상을 다짐했다. 창립감사예배 전 '교회는 어머니다' 제하의 설교를 준비하던 송재식 목사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5년간 외부활동을 중단한 채 투병하던 시간을 회상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송 목사는 "서림교회 당회원과 성도, 그리고 교회의 기둥인 청년들을 생각하면 정말 미안하고, 또 미안해서 눈물이 난다"며, "교회가 어머니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해야 함에도 목회자가 우리 성도, 특히 청년들을 품는 일을 잘 준비하지 못한 것 같아서 늘 죄송하다. 이제 건강이 거의 회복되면서 목양일념(牧羊一念)에 전념할 수 있어서 하나님과 서림교회 성도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교회는 창립 70주년을 맞이해 '근원(본질)으로 돌아가자'를 주제로 삼았다. 교회가 비본질적인 것을 버리고, 성경과 말씀으로 돌아가는 데 집중했다. 송 목사는 "현 세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영적 갈급함이다. 사회가 풍요롭고 다양한 문화적 혜택이 공급되면서 영적인 부분에서 허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새로운 도약의 길에선 교회가 성도들의 영적 성장과 회복을 돕기 위해 본질, 성경으로 돌아가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물고기가 흐르는 강을 거슬러 올라가듯 교회가 마음과 뜻을 모아 세속화된 모습을 벗어 던지고 신앙의 '본질'을 추구하며 전진하겠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송 목사는 "우리 성도들은 교회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본질을 위한 변화, 개혁에는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며, "이런 면에서 서림교회 공동체의 구성원, 일원이라는 사실이 성도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70년의 역사와 전통 속에서도 지역 사회, 그리고 다음세대를 위한 교회의 고민은 끝이 없다. 특히 40년이 지난 예배당은 웅장함과 고풍스러움을 갖추고 있지만, 성도들의 배가 증가와 최대 700여 명에 이르는 청년들의 사역 공간으로는 협소해 어려움이 크다. 교회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회건축위원회를 구성하고, 실제 땅 5000평을 구입하는 등 건축도 계획했다. 그러나 성도들의 의지와 교회의 재정 상황은 건축을 감당하기에 충분했지만, 송 목사는 과감히 건축을 포기했다. 

이와 관련 송 목사는 "묵상하고 기도 하던 중 성도들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건축에 대한 마음을 내려놓게 하셨다"며, "대안을 고민하던 중 저비용으로 가장 효율적인 사역 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텐트처치(Tent Church)'를 구상했고, '영적 난민을 위한 교회'로 방향을 선회했다"고 전했다. 교회 창립 70주년을 맞이한 서림교회가 현재의 예배당을 보전하면서 사역의 공간을 확장할 뿐만 아니라 섬김과 선교, 봉사를 지속할 수 있는 선교 패러다임을 한국교회에 다시 한 번 제시한 셈이다. 

송 목사는 "'근원으로 돌아가자'는 서림교회의 운동이 텐트처치 운동으로 나타났다"며, "칠순을 맞이한 어머니의 생신을 축하하기 위한 성도들의 마음과 뜻이 텐트처치 운동에 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교회는 장로교회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주일 저녁예배, 단상의 십자가, 설교자의 가운 등 3가지가 없는 '삼무교회'를 지속하고 있다. 이외에도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 대신 예배에 집중하고, 한적한 곳에서 진행되는 경건훈련을 통해 성도들의 겸손하고 검소한 신앙생활을 이끌고 있다. 진정한 교회의 개혁, 본질 찾기가 외형이 아닌 성경으로 돌아가는 영성훈련에서 대안을 찾고, 영적인 마지막 보루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교회 창립 70주년을 맞이해 본질 찾기에 나선 광주 서림교회, 70년을 맞이한 교회의 역사가 지역 사회와 한국교회의 자랑이 되는 아름다운 역사, 미래를 선도하는 희망이 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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