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공보 기획> 충북노회 노회장 신중식 장로

[ 교계 ]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6년 02월 23일(화) 15:17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으러 교회를 갔다가 초등학교 2학년이라는 어린 나이가 무색하게도 성령체험을 한 꼬마가 있다. 누가 권해서도 아니고 제발로 교회를 처음 간 날, '불세례'를 받았다고 한다.

충북노회 노회장 신중식 장로(산동교회)가 그 주인공이다. 그때 받은 성령의 감동이 잊혀질리 없어 6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당시 상황을 또렷이 기억해냈다.

"교회에서 성탄절 선물과 먹거리인 튀밥을 나눠준다고 해서 무작정 찾아갔습니다. 그날 교회학교 선생님께 예수님의 탄생과 섬김에 대해 듣는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뜨거운 것이 느껴졌습니다."

▲ 신중식 장로와 가족들. 신 장로는 9살 무렵 제발로 교회를 찾아가 결신한 독특한 신앙경력을 갖고 있다.

신중식 장로는 충북 청원군 미원면의 시골마을에서 8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유교 가풍의 집안에 고집이 센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신 장로는 교회를 다녀오면 어김없이 아버지에게 매질을 당했다. 당시 동네에서 한 장로가 교회건축을 위해 땅을 팔았다는 소문이 나자 아버지는 "예수 믿으면 집안이 망한다"면서, 신 장로를 핍박했다.

아버지가 몽둥이를 들고 신 장로를 찾겠다며 교회로 2번이나 찾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9살 꼬마는 가족의 결신을 위해 기도하고 기도했다. 결과적으로 가족 모두를 신앙의 길로 인도했다.

신 장로는 어릴 적부터 남다른 비전을 가졌다. 고향에 남아 자신에게 복음을 전해준 산동교회를 지켜야 겠다는 마음을 품었다.

교회학교 선생님의 영향으로 결신한 후 "고향 교회에 남아 평생 복음의 빚을 갚아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농촌의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농사를 지으며 도시로 나가지 않고, 심지어는 자신의 땅을 팔아 교회 건축을 위해 내어놓기도 했다.

▲ 현 충북노회장인 신중식 장로가 노회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신 장로는 노회장으로서 자립대상교회의 안정적인 목회를 돕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 장로는 교회학교 교사의 따뜻한 사랑을 체험했기에 그런 연유로 18살부터 교회학교 교사를 시작해 40년 넘게 다음세대를 위해 봉사하고 있다. 그는 총회 교회학교 아동부전국연합회 회장까지 지내며 아동선교에 큰 족적을 남겼다.

그는 기독교교육 지론으로 "교회학교 교사는 제자들에게 억지스러운 마음보다는 진실하고 뜨거운 마음으로 다가가고 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어릴적 품었던 비전을 흐트러짐없이 줄곧 지키고 있다. 지금도 고향에 남아 산림사업을 비롯해 표고버섯과 복분자 등의 농사를 지으면서 자신의 신앙 출발지인 산동교회의 든든한 일꾼으로 존재하고 있다.

사실 중간중간 농사를 접어야 할 정도의 위기가 닥치고 도시로 떠나야하나 고민할 순간도 있었음을 고백했다. 그러나 고향 교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십일조 생활'에 철저했던 그는 차마 도시로 떠날 수 없었고, 인내 후의 보람을 알기에 버텨냈다.

"신앙이 농사와 비슷합니다. 씨를 뿌리고 묵묵히 일하면 언젠가는 추수의 계절에 수확을 얻는 것이지요. 주님께서 주신 달란트를 가지고 악하고 게으른 종으로 살지 않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부족한 부분이 채워졌습니다."

▲ 신중식 장로가 지역사회 소외계층에 사랑의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신 장로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개인적으로 쌀을 전달해오는 등 사회적돌봄이 필요한 계층을 꾸준히 섬겨왔다.

그의 투철한 사명감과 정의감을 엿볼 수 있는 숨겨진 일화가 있다. 신 장로는 1985년 이단문제 연구가인 故 탁명환 소장이 충북 보은에서 모 이단집단의 신도들에게 집단구타를 당할 때 도와주었다.

당시 탁 소장은 한 교회에서 이단집단의 비리를 알리는 특강을 하고 있었고, 신 장로는 맨 앞자리에 앉아 경청했다. 그때 이단집단의 신도들이 몰려와 탁 소장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자 신 장로가 뛰쳐나와 탁 소장을 끌어안고 대신 몰매를 맞아 가슴을 크게 다쳤다.

신 장로는 "당시 왜 내가 그런 행동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무조건 이단으로부터 소장님을 보호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어 무작정 강단으로 뛰어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때 폭행 후유증으로 농사를 접게 됐지만 이후 산림사업을 시작해 오히려 재정적 축복을 받았다.

지난해 가을 경선을 통해 충북노회 노회장에 선출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신 장로는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하다. 낮은 자세로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노회장으로서는 작은 교회들이 안정적으로 목회에 전념하도록 돕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두 달간에 걸쳐 160여 교회를 방문한 신 장로는 그곳에서 들은 이야기를 수렴해 노회가 화합하며 함께 비전을 이루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중식 장로는 1996년에 장로 장립을 받았으며, 부인 이용숙 장로와의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있다. 현재 충북노회장으로 교계 경력으로는 교회학교 아동부전국연합회장과 남선교회전국연합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전국장로회연합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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