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육체노동 잊게 하는 주일의 말씀과 찬송

[ 기고 ]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을 찾아서 - 한국 노동이민 100년(下)

정행업 목사
2016년 02월 17일(수) 10:40

전시물 중에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은 한글로 된 찬송가였다. 한국인들 중에는 기독교인이 많았는데 이미 한국에서 신자로 이곳에 온자들도 있지만 이곳에서 복음을 받아 기독교인이 된 자가 많았고 이들은 주일이면 스페레덱스빌교회에 모여 예배드리고 한국인들의 친교가 이루어지는 유일한 곳이었다. 유감스럽게도 1970년대에 소실되어 지금은 흔적이 없다.

이곳 하와이 이민생활 중에 예수를 믿고 새사람 된 나의 부친께서 생전 전해주신 말씀에 의하면 6일 동안 고달픈 육체노동에 시달리지만 주일에 교회에 가서 목회자의 설교를 듣고 위로를 받으며 힘차게 찬송을 부르며 기도하는 시간이 제일 즐거웠으며, 예배를 마친 후에 성도 간에 친밀한 친교가 이루어짐으로 대화 중에 위로를 받고 고국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고 하였다.

그리고 한국에서 온 신문이나 기독교 계통의 문서들이 교회에 비치되어있어 이를 통해 고국의 소식을 접했다고 한다. 그래서 교회를 통해 신심을 돈독히 했고 조국에 대한 애국심이 솟구쳤다고 했다. 그 당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장인환이 친일파 스티븐슨을 저격한 사건이 있었고(1908년 3월), 안중근의 이등박문 저격사건(1909. 10)이 있을 때 이민 노동자들은 구명운동과 변호사 선임 비용을 위해서 성금을 모았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금을 모금하였다고 한다.

푸우네네 우체국

사탕박물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우체국이 있다. 이 우체국은 이 지역에서 제일 오래된 것인데 United States Puunene, HI 96784 라는 주소로 지금도 우체업무를 보고 있다. 이 우체국을 통해서 100여 년 전에 한국이민노동자들이 본국으로 이곳 소식을 보냈고 또 본국에서 가족 친지들이 보내는 편지를 받아보는 기쁨도 누렸을 것이다. 특이할만한 것은 대부분 독신으로 온 한국 남성들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사진을 교환하며 결혼을 성사시키는 일이 있었는데 이 우체국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나의 부친께서도 고국에 계신 홀 어머님과의 서신 교환이 있었고 간곡한 귀국 독촉에 못 이겨 8년간의 이민생활을 마치고 귀국하셨다.

하나 가는 길, 할레아칼라 국립공원

동 마우이 섬에 해안을 따라 하나(Hana)까지 가는 길은 참으로 아름다운 관광 여행지다. 그런데 이 길은 참으로 험난한 길이기도 하다. 우선 600개의 커브길이 있고 옛날 인도와 마차 길로 뚫을 때 놓은 다리가 52개인데 지금도 그 다리를 그대로 살리고 있다. 환경을 훼손하지 않기 위함인 것 같다. 그래서 차 한 대가 지나도록 되어있으므로 양쪽에서 서로 양보하며 다리를 건너게 되어있다. 길 양편에는 각종 열대나무가 우거져있고 하와이 특유의 꽃들이 사철 피어있으며 각종 새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리고 깊은 산에서 흘러내리는 폭포들은 여행객을 시원하게 느끼게 한다. 비온 후에 뜨는 무지개는 참으로 아름답다. 또한 이곳에 할레아칼라 국립공원이 있는데 해발 3000m 되는 분화구로 이루어졌다. 새벽 일출을 정상에서 관조하는 것이 마우이관광에 절정을 이룬다. 산정에 유명한 천문대가 있다. 공해가 없는 천정 지역이어서 새벽 밤하늘을 보면 별들이 유난히 빛나는 모습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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