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머무는자리> 닻

[ 문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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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2월 17일(수) 10:07

외마디 날 선 기도처럼
빈 가슴 세우는 이름을 가지고도
이물의 끝자리에 가 닿지 못한 슬픔이 저녁에 닿고 있다
달빛이 풀어 놓은 은빛 실타래
물결마다 비문을 받아 품고
감당할 수 없어 뒤척인다 오래
굳게 부여잡은 애착의 버릿줄*로
고독한 영혼의 기척을 느끼고 있는가
벗어날 수 없는
구속이 아름다운 건
당신 안에 온전히 갇힐 수 있기 때문이려니
머잖아 떠나야 할 줄 알면서도
물은 흐르고 나는 머문다
무른 심장에 표창처럼 꽃힌 채

*배가 정박할 때 떠내려가지 않게 묶어두는 줄

김형미
광주 동광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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