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여중생 살해는 목사 아버지가... 교계 "충격"

[ 교계 ] 목사의 기본 자질인 영성과 인성을 간과한 결과, "교회의 세속화 벗어버려야"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6년 02월 04일(목) 09:01

경기도 부천에 사는 한 목사가 자신의 딸을 때려 숨지게 한 뒤 1년 가까이 시신을 집에 방치했다는 뉴스가 3일 오후 보도되면서 온 나라가 일대 충격에 빠졌다. 

특히 이 목사는 독일에서 유학을 마친 박사학위 소지자로 경기도 소재의 모 교단 직영 신학대학에서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기독교계는 일제히 큰 절망감에 빠졌다.

사건이 보도된 뒤 본보 편집국에는 "도대체 그 목사가 누구냐?"는 문의가 줄을 이었다. 자신을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평양노회 소속 목사라고 소개한 한 여성독자는 "가슴이 너무 뛰고 눈물이 끊이질 않는다. 도대체 어느 교단 소속 목사고 어느 학교 교수냐. 어쩌다가..."라며 울먹였다, 

또 다른 독자는 "그동안 이런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면 '미인가 신학교 출신'이겠거니 했는데 이번은 아닌 것 같다. 목회자 전체가 큰 어려움에 빠질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4일 오전 월
례모임을 가진 부천시기독교총연합회도 이번 사건으로 시종 침울한 분위기 가운데 모임이 진행됐다. 모임 후 본보와 통화를 한 원미동교회 김승민 목사는 "오래 전부터 예정돼 있던 모임이었지만 이 사건으로 모임 내내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졌다"면서, "우리가 사역하는 곳에서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진 데대한 충격이 크고 부천지역 목회자들이 더욱 마음을 다잡고 제대로 된 목회를 하자는 의견들이 많이 오갔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으로 '목회자의 윤리의식'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의용 교수(국민대)는 "교회의 세속화가 불러온 참극"이라고 규정했다. 이의용 교수는 "목회자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인성과 영성, 무엇보다 훌륭한 인격인데 교회가 세속화되면서 이런 소중한 가치들 보다 목사의 학위나 학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그 결과 영성과 윤리의식이 없는 공부만 많이 한 목사를 양산하고 말았다"면서, "이번 일은 기독교계에 정말 바람직한 목사상을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을 계기로 목회자 수급불균형, 다시말해 지나치게 많은 목회자를 배출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병폐를 다시한번 다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비등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목회자는 "최소한 이런 끔찍한 일에 목사가 연류되지 않으려면 결국 목회자 수를 지금의 10% 수준으로 대폭 줄여야 한다"면서 "목사가 되지 말아야 할 사람이 목사가 된 결과고 신학교가 제대로 검증해 내지 못한 책임이며, 한국교회의 총체적 난국의 축소판인 셈"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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