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한 신대원 졸업생 진로, 출구전략은? (1)전임자리, 하늘의 별따기

[ 특집 ] 두명에 자리 하나 … 수급계획 없었다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6년 02월 03일(수) 14:01

각 대학교의 학위수여식 계절이 다가왔다. 그런데 요즘 대학생들은 졸업을 하고 학교를 떠나는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듯 하다. 사회로 진출하는 길이 바늘 구멍이기 때문이다. 할 수 있다면 졸업을 미루고 취업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같은 풍토는 신학대학교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다. 학부의 신학과 졸업생인 경우 대부분 신학대학원에 입학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과의 경우 일반대학에서 볼 수 있는 풍경과 별반 다르지 않다. 장신대의 학부 취업률은 2015년에 38.74%에 불과했다. 그러다 보니 학위수여식장도 이전과 다른 분위기라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신학대학교의 목사후보생을 배출하는 신학대학원도 같은 문제로 고민을 한다. 전공과 관계 없이 학부 4년 과정과 신학대학원 3년(목연과정은 2년) 총 7년(목연과정은 6년) 과정을 이수해야 목사안수를 받을 기초조건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 남자의 경우 군복무까지 포함하면 9, 10년이 걸린다. 그리고 2년 전임사역 과정을 거치면서 목사고시에 합격하면 목사안수를 받게된다. 학부과정부터 목사안수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꼬박 9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목사가 되는 과정을 쉽지 않다고 평가를 한다. 

대학 과정을 이수하고도 취업의 길이 막혀 방황하는 젊은층의 세태가 신학대학원 졸업을 앞둔 목사후보생들에게도 나타나고 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지난해에 졸업한 김 모 전도사는 최근 기자와의 만난 자리에서 지난 2015년 2월에 졸업한 108기의 경우 졸업전 전임자리를 구한 동기생이 전체 졸업생의 20%에 불과했다고 말한다. 또 이번 2월 졸업을 앞둔 노 모 전도사는 동기생의 15%만이 전임자리를 구했을 뿐이라고 전한다. 나머지 졸업자는 2월 이후에나 전임자리를 구하게 되는데, 그 또한 졸업자의 50%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장신대 총동문회장 곽재욱 목사는 최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졸업자들이 서울과 경기의 대형 교회를 선호하기 때문에 졸업 이전까지는 전임지를 찾는 졸업자가 20% 수준이지만 졸업후 한학기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50%정도로 올라간다"고 말하며, "그러나 여전히 졸업생의 50%는 정상적인 임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즉 1년에 배출되는 신대원 졸업자 830명 중에 400명 이상이 정상적인 임지를 찾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7년(대학 4년+신대원 3년) 동안 준비해온 목회자의 꿈을 접어야 할 수도 있다. 본교단의 경우 전임사역 2년의 경력이 인정돼야 목사 안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졸업자의 50%는 전임사역 경력을 채울 수가 없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하면 목사안수를 받을 수 없다. 

장신대가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조사한 신학대학원 졸업자 취업자수 현황(신학과)을 보면 2011년에 89.87%, 2012년에 92.52%, 2013년 83.69%, 2014년 65.57%, 2015년에 65.57%로, 취업률이 감소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졸업 당사자들은 학교에서 집계하고 있는 수치 보다 사실상 취업률은 더 낮아 50% 미만이라고 주장한다. 

신학대학원 졸업자의 목회지 수급 문제는 총회 차원에서도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총회 전 사무총장 조성기 목사는 시무 당시 총회 산하 교회에서 1년에 수용할 수 있는 신대원 출신은 교역자는 500명 수준으로 나머지 300명은 졸업후 갈 곳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면서 10년이 지나면 3000명의 실업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본교단은 현재 전국에 7개 신학대학교를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신학대학교에 설치된 신학대학원에서 매년 830여 명의 목사후보생들이 배출되고 있다. 이 중에 50%가 졸업과 동시에 임지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50% 또한 임지를 찾았다고 해도 사실상 목사 안수를 받기 위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전임사역지는 아니다. 최근 한 신학대학원에서 배출된 목사후보생 50명 중 실질적으로 전임 교역자로 부임한 인원은 10명에도 이르지 못했으며, 나머지는 준전임이나 교육담당 파트타임 교역자로 사역을 시작했다. 또 5, 6명은 전혀 임지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가 됐다. 

이렇게 된 1차적인 원인을 교세 감소에 따른 사역지의 감소를 생각할 수 있다. 또 목회 사역지는 한정되어 있는데 교역자가 과잉공급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도 분석된다. 실질적으로 현장 목회에서는 신학대학원을 갓 졸업한 전도사를 청빙하기 보다는 목사 안수에 대한 부담이 없고 목회 현장에 바로 투입이 가능한 이미 목사 안수를 받은 교역자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인은 목회자 수급과 공급의 균형을 맞추지 않고 교역자를 과잉배출한 교단 차원의 신학교육정책의 실폐에서 온 결과라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곽재욱 목사는 최근 '한국교회 위기와 목회 윤리'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한국교회 목회자원 발탁구조와 과정의 재검토'를 제목으로 한 발제를 통해 목회자 수급 계획의 부재와 청빙 구조의 교란을 설명하면서 "연령별 진출 단계를 교란 시킨 것은 다름 아닌 교단의 목회자 수급계획의 부재였다"고 강하게 비난하면서 "1970~80년대의 흥분적 성장기에 맞추어 신학교는 신학 졸업생을, 교단은 목회자를 생산하면 할수록 그만큼 교회는 성장한다는 그야 말로 계획없는 건설만 해 온 결과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교계에서 그나마 형편이 낫다는 우리 교단의 신학졸업생, 목회자 공급이 아무리 여유있게 잡아도 수요를 두 배 이상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학대학원을 졸업하는 학생들 또한 졸업자를 모두 수용 못하는 한국교회 현실을 보면서 이러한 결과는 단순하게 임지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목사안수와도 직결되어 있다고 지적하면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졸업자의 50% 이상이 전임 사역지를 구하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총회가 정한 법에 따라 졸업후 2년내에 목사고시를 통과한다고 해도 경력 부족으로 졸업자의 50%이상은 목사 안수를 받을 수 없다는 계산이다. 이로 인한 결과는 또다시 불법으로 목사안수를 받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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