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도회, 사람을 세우는 곳

[ 논단 ]

박인자 장로
2016년 02월 03일(수) 13:59

박인자 장로
女傳全聯 회장

'송아지는 배우지 않아도 소가 될 수 있고 병아리는 배우지 않아도 닭이 될 수 있지만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온전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사람은 적절한 교육을 받지 않으면 그의 미래가 보장될 수 없다. 훈련이 없으면 성숙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오늘 우리나라가 짧은 기간 동안 이토록 눈부시게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특유의 교육열도 일조했다고 본다. 한 때 '치맛바람'이라며 부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이 '치맛바람'이 국가를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됐다. 미개발 국가에 파송된 선교사들의 보고에 의하면 교육에 소극적인 나라일수록 개화(開化)가 늦고, 또 선교 역시 쉽지 않다고 한다.

교육, 특히 여성 교육에 있어서도 우리 교회들의 공헌은 부인하기 어렵다. 여성 교육은 초기 선교사들의 교육선교에서 출발했고 유수한 여성운동 역시 기독교 학교의 신여성 교육을 통해 가능하게 됐다. 건국 초기 여성 지도자 대부분이 기독교인이었다는 사실이 아마도 그 증거일 것이다. '여전도회' 역시 선교를 위해 시작된 여성 운동이었고 이 땅의 복음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지만, 이 나라 여성 교육에 대한 기여도 결코 과소평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여전도회는 선교 초기부터 여성 교육을 그 중심 과제로 삼아왔고 지금도 그 소중한 전통을 잘 이어 오고 있다. 우리 여전도회는 대 주제를 '새 역사를 창조하는 선교여성'으로 정하고 선교, 교육, 봉사를 실천적 사업으로 삼고 있다. 선교에 대한 사명이 가장 중요하지만 교육에 대한 책임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여전도회는 일찍이 평양신학교 여자 신학부를 통해 김순호 선교사, 김마리아 여사와 같은 걸출한 여성 지도자를 배출했으며, 근대 여성 교육을 위해 서울여자대학교 설립을 주도하는 등 여성교육의 책임을 성실히 감당해 왔다.

교단 총회에 여성안수가 법제화되도록 힘썼고, 장학회를 통해 젊은 여성 리더를 세우는 일에 오래동안 매진해 왔다. 수많은 선배 여성들의 노력과 헌신이 그 모두 꿈같은 일들을 현실로 만들어 냈다.

여전도회의 교육적 역할에서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바로 30여 년 전 세워진 계속교육원이다. 임원 훈련을 비롯해 대학원반, 연구반, 계절 단기 교육 등의 계속 교육은 여성 지도력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한국교회여성연구소도 여성들의 잠재력을 개발하고 양성평등을 확산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교육이다. 교육을 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훈련이 없으면 성숙하지 못한다. 사람을 살리고 사람을 세우는 것이 선교의 목적이라면 그 목적을 위한 가장 효과적 수단이 바로 교육일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가르쳐 지키게 하라"고 명하신 것이다. 선교와 교육과 봉사는 계속돼야 한다. 선교를 통해 사람을 살리고, 교육을 통하여 사람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을 바로 세우는 교육을 넘어 다음세대를 세우기 위한 더 큰 사명을 생각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우리 세대를 세웠다면 이제는 다음세대를 세워야 한다. 단순히 성서적 지식이나 기독교 신앙교리 뿐 아니라 다음세대의 신앙적 지도력을 세우는 교육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맹목적 신앙인이 아니라 시대와 역사를 바라보며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책임 있는 지도자들을 세워야 한다. 이런 사람을 많이 세우는 것이 가장 확실히 미래를 준비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필자는 우리 여전도회가 선교뿐 아니라 가르쳐 지키게 하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세우는 교육에 쓰임 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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