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회개가 먼저다 (5)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

[ 특집 ]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되찾으라"

노치준 목사
2016년 02월 03일(수) 13:53

요한계시록 2장을 보면 주님께서 에베소교회에 주시는 말씀이 나온다. 주님은 에베소 교회의 수고와 인내를 아신다고 하셨다. 또한 악한 자들을 용납하지 아니한 것과 거짓 사도들을 물리친 것을 칭찬하셨다. 그리고 주님을 위하여 참고 견디고 게으르지 않은 것을 인정해 주셨다. 이처럼 에베소교회를 칭찬하신 주님께서 책망과 권면의 말씀을 하시는 것이 그 다음에 나온다.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 만일 그리하지 아니하고 회개하지 아니하면 내가 네게 가서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계 2:4~5절)고 말씀하셨다. 

에베소교회는 초대 교회 가운데 가장 유서 깊은 교회이고 또한 큰 규모의 교회이기도 하다. 주님이 말씀하신 바와 같이 수고와 인내를 많이 한 교회였고 또한 거짓 선지자와 이단들을 물리친 훌륭한 교회였다. 한국교회 130여 년의 역사 가운데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던 전통 깊고 공이 많은 교회들이 에베소교회와 같은 교회라 할 것이다.

이렇게 공이 많고 전통 깊은 에베소교회를 향해 주님이 회개하라고 말씀하신 것은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크다. 지금 우리에게도 에베소교회와 마찬가지로 회개하라는 주님의 음성이 들려오고 있다. 무엇을 회개해야 하는가? 

첫째 일을 하느라 사랑을 잃어버린 것을 회개해야 하겠다. 에베소 교회는 열심히 일을 한 교회이다. 복음을 전하고 이단을 척결하고 또한 아시아의 중심교회로서 여러 일들을 열심히 했다. 이런 모든 일들을 주님께서 귀하게 여기시고 칭찬하셨다. 그러나 그러한 일을 하는 가운데 주님을 향한 처음 사랑을 잃어 버렸다. 이것이 에베소교회가 회개해야할 첫 번째 내용이었다. 우리는 흔히 주님의 일을 하면 주님을 사랑한다고 생각한다. 이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말이다. 분명히 수많은 신실한 하나님의 종들은 주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주님의 일을 한다. 그러나 그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주님의 일을 한다. 자신의 물질적 이익을 위해서 혹은 자신의 명예를 위해서 혹은 자신의 지위를 위해서 주님의 일을 한다. 겉보기에는 비슷한 일을 하는 것 같지만 그 내면의 동기가 다르다. 우리는 회개해야 한다. 주님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 주님의 일에 열을 낸 것을 회개해야 한다. 사실은 나 자신을 위해서 일하면서도 주님의 일을 하기 때문에 주님을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오해와 착각을 회개해야 한다.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어버리고 주님의 일을 하면 늘 불평, 원망, 분노의 마음이 일어나게 되어 있다. 이것을 '마르다 콤플렉스'라고 부른다. 주님의 일을 하면서 불평, 원망, 분노가 일어나면 스스로 반성해 보아야 한다. '나는 처음 사랑을 간직하고 있는가?' 돌이켜 보고 회개해 처음 사랑을 회복하도록 하자.

둘째 에베소 교회를 향하여 회개하라는 말씀은 큰 교회가 먼저 회개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에베소교회는 큰 교회였다. 큰 교회는 회개해야 할 것이 참 많다. 큰 교회는 재정과 인력이 풍부하다. 풍부한 재정과 인력을 가지고 주님의 나라를 세우는데 귀하게 쓰임 받는 큰 교회도 많이 있다. 그러나 교회의 규모가 커지게 되면 돌로 떡을 만들라는 유혹이 늘 다가온다. 세상 영광에 참여하라는 유혹이 온다. 이 유혹에 넘어가게 되면 주님을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재정과 인력을 의지한다. 하나님의 은혜와 손길을 의지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세상적인 원리에 따라 살아간다. 그리하여 교회 안에 세속주의가 강하게 나타난다. 하늘나라에 대한 소망보다는 이 세상에 대한 소망이 더 커지게 된다. 내세에 대한 관심은 점점 흐려지고 오직 현세에서의 행복과 영광만 생각하게 된다. 큰 교회의 지도자들은 연약한 성도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보다는 시장과 국회의원, 큰 회사 사장, 대학 총장, 문화계 스타 들을 만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하게 된다. 외적으로 볼 때 크고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 안에 주님을 향한 처음 사랑이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참 많다. 그러므로 에베소 교회를 향하여 회개하라 말씀하시는 것은 큰 교회가 먼저 회개하라는 말씀이기도 하다.

셋째 에베소교회를 향하여 회개하라는 말씀은 오래된 교회, 전통 깊은 교회가 먼저 회개하라는 의미이다. 신앙생활 오래 했다는 사람이 먼저 회개하라는 의미이다. 한 교회를 오래 섬긴 사람이 먼저 회개하라는 의미이다. 왜 그래야 하는가? 오래된 교회에서 오래 신앙생활 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파벌을 만들게 된다. 오랜 기간 신앙 생활하는 가운데 서로 다투고 상처 주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하여 처음 사랑을 잃어버리기 쉽다. 교회가 주님을 향한 사랑의 마음으로 모인 공동체가 아니라 인간적인 관심과 인간관계의 끈에 의해 모이는 집단이 되기 쉽다. 또한 오랜 기간 한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교회에 대한 과도한 주인의식이 생긴다. 그리하여 폐쇄성과 배타성이 나타나기 쉽다. 한국교회도 130년의 역사를 가지다 보니 한 교회 안에 3대 4대에 걸쳐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 이들 중 많은 분들이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교회를 지극히 사랑하고 있다. 그러나 또한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과도한 주인의식을 가지게 되고 교회 공동체가 인간관계로 얽힌 사람들의 집단으로 변하게 된다. 이 사실을 기억하고 오래된 교회, 전통 깊은 교회, 오랜 기간 신앙 생활을 한 성도들이 먼저 회개해야 하겠다.
넷째 에베소 교회를 향해 회개하라는 말씀은 교회의 지도자들이 먼저 회개하라는 말씀이다. 사도 요한이 계시록을 편지의 형식으로 보낼 때는 적지 않은 교회가 틀을 갖추고 있었다. 요즈음 말로 하면 조직교회가 됐다. 전문적인 교역자가 나오고 조직을 관리하는 지도자들이 나왔다. 에베소 교회의 이러한 지도자들이 먼저 회개하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우리 한국교회도 마찬가지로 지도자들이 먼저 회개해야 한다. 목회자는 자신들이 너무 천해진 것을 회개해야 한다. 현재 한국교회 목회자 수는 최소한 10만 명 이상되고 선교사 수 또한 3만 명 가까이 된다. 그리고 성도수는 800여 만 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교인 70~80여명 당 목회자 1인이 된다. 작은 교회의 경우 성도 20~30명에 목회자 1명 꼴이 되고 있다. 그 결과 목회자들이 너무 흔해서 천해졌고 생활을 위해 천해지고 말았다. 하나님의 종이 천해지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한국교회의 교역자들은 스스로 성도들 앞에서 천하게 행동하지는 않았는지 돌이켜보고 회개해야 하겠다. 또한 일부 힘 있는 평신도들은 목회자들을 천하게 다룬다. 생활비를 준다는 이유로 하나님의 종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들도 회개해야 한다.

우리는 회개한다고 하면 우상숭배하고 도둑질하고 간음하고 악한 행동을 하는 것을 회개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이런 영적 도덕적 죄악을 회개해야 한다. 그러나 에베소교회를 향한 주님의 말씀은 처음 사랑을 잃어버린 것을 회개하라는 말씀이다. 한국교회 130년의 역사 가운데 처음 사랑을 잃어버린 것이 참 많다. 그리고 그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다. 아니 자기는 아주 잘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교인들도 참 많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처음 사랑과 처음 행위를 되찾아야 하겠다. 그리하여 한국교회에 주어진 축복과 사명의 촛대가 옮겨가지 않고 이 땅을 더욱 환하게 비추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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