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신학교 졸업권설> 십자가의 길 보여주는 수도자의 삶

[ 교단 ] 영남신학대학교 총장 오규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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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2월 02일(화) 15:07

신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 모두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목회자 후보생으로서 훈련을 받고 이제는 준비된 목회자로서의 길을 출발하게 됩니다. 목회자 후보생은 주님 부르심의 음성을 듣고 목회자로서의 긴 여정을 시작하며 신학교에 입학한 사람입니다. 부르심의 음성을 들었다는 것은 일생 최대의 사건이지만 출발일 뿐입니다. 출발의 첫 과정은 훈련입니다. 훈련은 겸손을 알기 위함입니다. 부르심의 사건이 자칫 나를 남과 구별하여 높이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 훈련의 과정은 기한이 없습니다. 모세도 다윗도 바울도 모든 영적 지도자들이 이 훈련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신학교 훈련을 마치고 졸업한 후 전임 사역자로 살아가는 것이 훈련의 마침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단계의 훈련이 시작됨을 의미합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40년 광야생활을 거쳐 가나안 땅으로 들어간 후 편하게 누리는 삶을 산 것이 아니라 새로운 훈련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힘이 있고 누릴 것이 많고 즐길만한 것들이 널려있는 상황에서의 훈련이었습니다. 광야에서의 없고 불편하고 부족한 상태에서의 훈련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나의 부족함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나의 풍족함 속에서 더 낮아지고 나누고 남을 섬기는 훈련의 과정입니다.

영남신학대학교 총장 오규훈 목사
 
헌데 그것이 다가 아닙니다. 목회자의 인생 자체가 훈련이고 목회자로 사는 것 자체가 훈련의 과정입니다. 그래서 훈련자의 정체성을 가지고 사는 것이 목회자의 가장 큰 사역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수도자의 의미가 바로 그것일 것입니다. 초심을 유지하며 사는 것이고 십자가의 길을 보여주는 것이고 골고다의 언덕길을 오르는 것입니다. 지금 한국교회에 그 길을 가는 목회자들이 필요합니다. 부디 이 삶을 살아가는 목회자들이 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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