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시는 곳으로

[ 목양칼럼 ]

고영환 목사
2016년 02월 02일(화) 13:57

2년 전 내가 관여하고 있는 선교단체를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및 보츠아나에 선교하러 간 적이 있었다. 그 곳의 사역자들과 목사님과 사모님들의 세미나를 함께 인도한 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수도인 프레토리아에 머물고 있을 때였다.

마침 우리가 방문하여 만나고 있는 선교사님과 얘기를 나누던 중에 우연히 필리핀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님 얘기가 나왔다. 그런데 그 선교사님을 본인도 잘 아는 분이라고 했다. 그러더니 당장에 필리핀의 선교사님에게 전화를 하는 것이 아닌가! 연결이 되자 나를 바꿔주었다.

"목사님, 그럴 수가 있습니까? 남아공은 가면서 필리핀에는 왜 안오시는 겁니까?" "아, 예. 가겠습니다. 가야죠!" "당장 날짜 잡으시죠. 언제 오실겁니까?" 막무가내로 저를 몰아부쳤다. "예, 2016년도 1월달에 가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지난 1월달에 필리핀 '마리키나'로 선교를 가게 되었다. 그 선교사님이 '현오희'라는 분이시다. 현 선교사님은 원래 어느 신학대학교 교수였다. 40대 초반에 결단을 하고 어린 시절 서원했던 선교사로서의 비젼을 이루기 위해 선교사로 훌쩍 떠났다.

사도 바울처럼 오직 주님만을 위하여 사역하다가 결혼도 잊은 채, 벌써 20년이 지나간 것이다. 지금은 60대 초반의 완숙한 선교사로 우뚝 서 있다. 현 선교사님과 나와의 인연은 20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제가 개척교회를 시작하던 무렵에 우리교회 장로님의 조카로 소개받았다. 친구로 말하면 20년지기인 것이다. 그러니 어찌 그 분의 협박을 피할 수 있으리요?

필리핀 단기 선교를 위해 교인들에게 광고를 했다. 많은 분들이 지원을 했으나 최종적으로 37명이 확정되었다.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청년대학생, 집사님, 권사님, 장로님, 목회자까지 다양한 직분과 다양한 계층으로 이루어진 환상의 팀이 꾸려졌다. 선교에 드는 비용은 원칙적으로 본인이 감당하도록 하였다. 교회의 재정은 거의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것이 우리 모두에게 의미있는 선교가 되리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선교 방침에 모든 사람들이 잘 따라주었다. 우리는 기도로 9박 10일간의 여정을 위해 준비하고 또 준비했다.

드디어 인천공항에서 마닐라행 비행기를 타고 이륙하였다. 한국의 추운 겨울을 뒤로하고 필리핀 마닐라 공항의 따뜻한 겨울의 품속으로 착륙하였다. 공항에서 우리를 맞이하는 현 선교사님의 반가운 얼굴을 바라보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것도 잠시 오후에 숙소인 선교센타에 도착하자마자 빽빽한 선교지에서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8번에 걸친 어른집회와 세미나, 다섯 지역을 순회하며 행한 어린이 사역, 선교현장의 지역지역을 돌며 나누었던 음식 나눔사역, 현지인들과의 음악 콘서트, 공동 바자회 그리고 학생들을 위한 '홈스테이'등 정신없이 일주일이 지나가버리고 귀국할 시간이 되었다.

이제 마지막 날 밤에 우리 모두 '피드백(feed back)' 시간을 가졌다. 장로님들로부터 시작해서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감동과 감격의 간증을 풀어놓았다. 어떤 이는 회개의 눈물을 흘렀고, 어떤 이는 감동의 눈물을 흘렀다. 어떤 이는 선교에 대한 새로운 결단을 하기도 하였다. 어떤 이에게는 마음과 영혼이 치유되는 힐링의 선교가 되었다. 우리 하나님께서 계획하시는 일을 우리는 다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주님은 항상 사역하는 모든 자녀들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고, 좋은 곳으로 인도해 주시고, 좋은 사람을 만나게 해 주신다. 이번 선교여행에도 어김없이 이 사실을 증명해 보이셨다. 할렐루야! 주님을 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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