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노화를 위한 교회의 역할

[ NGO칼럼 ]

안병두 관장
2016년 02월 02일(화) 10:09

2013년 통계청 발표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노년층 인구 수가 600만명 이상으로 인구대비 7%를 차지하고 있어 급격하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이다.

그러나 노인 인구의 빠른 증가에 비해 사회제도적 차원의 대비, 현실적 대안 마련은 더디고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초고령화 사회, 압축고령화 사회에 진입을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지켜보지 않고 고령화시대 노인의 성공적인 노화를 위해 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모색하고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의료기술 발달, 생활수준의 향상, 건강관리 노력으로 현재의 노인 이미지는 과거 노인의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르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 예를 들어 신체기능면에서 부양의 대상이기 보다 여전히 왕성한 활동이 가능해 보이는 건강한 노인계층도 많이 있는데, 노인의 외양과 신체기능과는 상관없이 노인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은 아직도 상당부분 노인을 부양의 대상으로 보는 관점이 많다.

물론 평균수명이 연장되면서 건강한 상태가 아닌 치매중풍과 같은 노인성 질환을 겪고 있는 노인의 수도 많다. 이러한 노인들과 부양하는 가족의 심리적, 물리적 부양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된 장기요양보험제도를 통해 지역사회 내 사회복지 시설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시설이 데이케어센터(주간보호시설)라고 할 수 있다. 예전 같으면 치매중풍이라는 질병은 하루 종일 길게는 수년간 노인의 행동반경을 집안으로 제한하며 외부세계와의 관계의 단절을 가져오게 했고, 무엇보다 노인부양에 따르는 가족들의 심리적 고통, 나아가 부양해야 할 자녀들간의 관계 악화를 가져다주는 고통 원인이었다.

그러나 데이케어센터와 같은 복지서비스를 통해 치매중풍 어르신들이 인지, 할체 기능 저하를 지연하며, 데이케어센터 내에서의 참여활동을 통해 다양한 관계를 경험하는 성공적 노후를 보내게 되었다.

주중에 비어있는 교회건물 내 공간을 활용하여 데이케어센터를 운영하는 교회들이 많아지는 것은 참 반가운 일이다. 이들에게 다른 한편으로 글 서두에 언급하였듯이 과거 노인과 다른 건강한 노인의 특성들로 인해 노인은 더 이상 부양 대상자, 신체적, 인지적 기능이 쇠약해져서 사회 중심에서 변방으로 자리를 옮겨야 할 나약한 대상으로 인식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교회가 노인계층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가지고 성공적 노화의 관점에서 노인의 사회적 건강을 생각하는 사역을 앞서 준비할 수 있길 기대한다. 세계보건기구(WHO, 1998)는 성공적 노화를 좋은 신체적(기능상태), 정신적(정서적, 인지적 상태)및 사회적 건강(생산적 참여)의 개념으로 정의하였는데, 특히 사회적 건강과 관련하여 노인이 섬김사역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실제 사회복지 현장에서는 노인복지 증진을 위해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노인이 노인을 돌보고, 노인이 지역사회 공익활동에 참여하며 섬기는 사역의 주체가 되도록 하므로 노인의 사회참여를 통한 복지 증진을 기하고 있다.

복지관 사회문화교육 프로그램으로 탁구, 노래, 민요, 하모니카 동아리에 참석, 활동하시던 60대 어르신들이 배운 재능을 활용하여 데이케어센터의 치매 중풍 어르신들을 찾아가 하모니카, 민요 공연을 하기도 하고 지역에 돌봄이 필요한 이웃을 찾아가 말벗 상대가 되기도 한다.

이제는 노인을 섬김을 받는 계층으로 뿐 아니라 섬김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역할을 어떻게 부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리스도인 노인들이 은퇴 후 사회적 역할이 중단되는 때 지역섬김의 새로운 역할을 찾아 수행하도록 교회가 연계하는 일들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예를 들어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 간식을 만들어 주거나, 이웃 맞벌이 가정 아이들의 등하교를 돕거나, 남는 주택공간을 3포, 5포 청년들과 쉐어링 하는 등 교회와 지역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성경 속의 노인들은 공경과 부양해야 할 대상으로 기술되기도 했으나 동시에 하나님과 동행했던 노인들은 장수하고, 오히려 나이가 더할수록 그 지혜로 세상을 밝혔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브라함이 그랬고 또 하나님과 동행한 모세는 80세에 사역을 시작하였고, 갈렙은 85세에 헤브론 산지의 아낙자손을 상대로 전투를 시작하지 않았는가? 교회의 노인복지 사역에 있어 노인을 바라보는 인식,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는 늙어도 여전히 결실하며 진액이 풍족하고 빛이 청청하니 여호와의 정직하심과 나의 바위 되심과 그에게는 불의가 없음이 선포되리로라"(시 94: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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