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회의 사랑, 100명에게 '새 삶' 선물

[ 교단 ] 새 생명 새 빛 운동, 2002년부터 이어진 본보의 '장수 프로젝트'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6년 01월 13일(수) 16:12

경안노회 안동교회 성도들 100번째 사랑 선물, "사랑 전하는 일에 참여해 우리가 더 기쁩니다"

▲ 100번째 새 생명 수혜자 제영석 군의 어머니는 "얼굴도 모르는 교회분들의 사랑이 우리 아이를 살렸다"며 감사의 인사를 거듭 전했다. 100번째 수술은 경안노회 안동교회(김승학 목사)에서 후원했다. 사진은 제영석 군과 어머니 박수정 씨.

"2006년 창간 60주년을 맞게 되는 한국기독공보는 이를 기념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심장병을 앓고 있는 이들과 시각장애인들에게 수술비를 지원해 드리는 '새 생명 새 빛' 운동을 전개합니다. 본보는 '새 생명 새 빛 운동'에 동참하고자 하는 개인이나 단체, 노회와 교회의 적극적인 헌금과 기도 후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본보가 지난 2002년 6월 1일자인 2369호에 게재한 사고(社告)로부터 시작된 '새 생명 새 빛 운동'이 교회들의 사랑과 관심 속에 100번째 수혜자에게 새 생명을 선사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그동안 '새 생명 새 빛 운동'은 교회들의 관심 속에서 묵묵히 저변을 확대해 왔으며, 각박한 세상을 향해 아직은 따뜻한 사랑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소박하게 증명해 왔다.

2002년부터 지금까지 어려운 형편의 이웃들에게 새 생명을 선사해 온 이 운동은 2015년 12월- 말 드디어 100번째의 결실을 맺으며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100번째로 수술을 받은 일곱살 제영석 군은 12월 22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 성탄절 이틀 전인 23일 고관절 수술을 받고 새 희망의 싹을 틔웠다.

영석이에게 사랑을 전하기 위해서는 경안노회 안동교회(김승학 목사 시무) 교인들이 정성을 모았다. 김승학 목사는 "기독공보가 10년 동안 이어온 '새 생명 새 빛 운동'의 취지에 공감해 교인들이 사랑을 전하게 됐다"면서, "언론기관이 각양각지의 미담을 소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처럼 의미있는 캠페인을 장기간 진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앞으로도 소중한 사역을 이어가 달라"고 당부했다.
사실 이 운동은 2002~2006년까지 4년 간 한시적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시작할 당시에는 2006년 1월 17일 본보 창간 60주년 기념식까지 모두 60명의 아이들에게 새 생명을 전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하지만 '후원교회-기독공보-병원'이 서로 의견을 조율해 가장 도움이 필요한 대상자를 신중하게 선정하다보니 시작할 때 정했던 '마감'은 무의미해지고 말았다.

'사랑에 사랑을 더해 더 큰 사랑을 만들어 가자'는 명분은 새 생명 새 빛 운동을 장수 프로젝트로 든든히 자리매김 하게 하는 강력한 원동력이 되었다. 그동안 새 생명 새 빛 운동도 여러 모습으로 변화해 왔다. 원래 삼성서울병원을 통해 심장질환 아동 수술 지원을 해 왔으나 뇌성마비 등의 환자들이 늘면서 세브란스병원을 통한 수술지원이 차츰 늘기 시작했다. 현재 본보는 세브란스병원과 함께 뇌성마비와 담도 폐쇄증, 간질 등의 질환을 가진 국내외 아동들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있다.

첫번째 수혜자는 2002년 5월 28일 수술대에 오른 권주원 양이다. 당시 한살이던 권 양은 본보 직원들의 성금과 인천노회 호산나교회(최복용 목사 시무) 아동부 학생들의 헌금으로 심장병과 폐동맥 협착증 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았다. 당시 호산나교회 아동부 학생들은 사순절 기간 동안 고사리손으로 헌금을 해 88만원을 본보에 전달했다. 수술비로는 턱없이 부족했지만 아이들의 손으로 병마와 싸우고 있는 또래를 돕는다는 점이 큰 감동을 줬었다.

지난 해 연말 100번째 수혜자로 선정된 제영석 군은 출생 직후 사지마비성 강직성인 뇌성마비 진단을 받고 고향에 있는 부산대병원과 동의의료원 등에서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진료를 받다 부산대병원에서 고관절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수술비 때문에 고민하던 중 새 생명 새 빛 운동을 소개받게 됐다.

영석이 가정에 새 생명 새 빛 운동은 한줄기 빛이자 희망 그 자체였다. 영석이의 어머니인 박수정 씨는 지난 12월 28일 회복 중에 있는 영석이를 방문한 기자에게 연신 "좋은 캠페인 덕분에 아이가 수술을 받게 돼 고맙다"고 인사하며, "후원해 주신 교회에 어떤 방법으로든지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어머니의 감사는 거듭 이어졌다. "스스로는 눕지도 앉지도 서지도 걷지도 못하는 우리 아이를 위해 얼굴도 모르는 안동교회 교인들이 전해 주신 그 큰 사랑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를 드립니다. 아이 아빠와 안동교회를 꼭 찾아가기로 약속했습니다. 아이가 수술받는 동안에도 병원 예배실에서 기도하며 안동교회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이 은혜, 사랑은 죽어도 잊지 못할 겁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영석이는 이번 수술을 받은 뒤 긴 시간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 가족의 바람은 영석이가 스스로 앉게 되는 것. 이번 수술로 가족들의 바람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가족들에겐 큰 기쁨이 되고 있다. 물론 후원한 안동교회도 감사가 넘친다. 교인들은 "한 생명이 시급히 필요한 수술을 받게된 것도 감사하고 가족들이 큰 기쁨 속에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이라면서, "교인들도 이런 기쁨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감사가 크다"고 설명했다.

새 생명 새 빛은 무엇보다 교회들의 자발적 관심이 없이는 진행 자체가 불가능한 캠페인이다. 어려운 형편에 있는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고픈 교회들이 많다는 점도, 캠페인의 취지가 누가봐도 긍정적이라는 사실도 이 캠페인이 의미있는 역사를 이어가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시작한 지 15년이 된 새 생명 새 빛 운동의 끝이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마지막을 가늠하기 어려운 이유는 결국 우리에게 마르지 않는 사랑이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새 생명 새 빛을 통해 새롭게 피어날 새 생명의 기쁨과 감사가 날로 커지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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