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회개가 먼저다 (2)나는 그리스도인인가?

[ 특집 ] 그리스도인 … 그리스도인 다운가

김종렬 목사
2016년 01월 13일(수) 10:07

김종렬 목사
목회교육연구원

한국기독공보가 1월 특집으로 '한국교회, 회개가 먼저다'라는 주제를 내결고, 지금 위기에 직면해 있는 한국교회의 회개를 촉구하면서 필자에게 '나는 그리스도인 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써달라고 원고 청탁을 했다.
'나는 그리스도인 인가?'라는 이 질문에 필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음을 읽을 수 있었다. 하나는 '그리스도인은 누구인가?'라는 정체성에 관한 질문이고, 또 다른 하나는 '오늘날 한국교회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인답게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인데, 사실 이것은 질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오늘날 한국교회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인답게 살지 못하고 있음에 대한 고발과 함께 탄식을 담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그리스도인'이라고 처음 불리워진 곳은 안디옥교회이다(행 11:26). 그리스도인이란 단어의 헬라어는 '크리스티아노스'인데, 이 말의 문자적인 의미는 그리스도에게 속한 사람으로서 결국 '그리스도를 추종하는 종'이란 말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이 된 '나'는 이제 그리스도에게 속한 사람으로서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섬기며 그를 추종하는 종의 신분으로 그의 말과 뜻을 따라 순종하며 충성스럽게 살아야 하는 존재가 된 것이다. 
바울은 이를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된 것이라고 한다(고후 5:17). 이렇게 그리스도인이란 '그리스도 안에서', 즉 그리스도에게 속한 사람으로서 주인이 교체된 '새로운 존재'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이 된 나와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새로운 존재로서 '그리스도인답게' 이전과는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한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주님/주인으로서 종인 우리들로 하여금 그리스도인답게 살도록 많은 말씀과 가르침을 주셨다. 그의 말씀과 가르침은 복음서에, 특히 마태복음에 집중돼 있다. 
마태는 예수의 말씀과 가르침들을 크게 다섯 가지 묶음으로 나누어 실었는데(5~7장, 10장, 13장, 18장, 24~25장), 그 중심에 '산상설교'(5~7장)가 있다.
'산상설교'에서 특별히 우리가 주목할 말씀은,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 하느니라(마 6:24)"는 말씀이다. 여기서 말하는 '재물'은 아랍어 '맘몬(Mammon)'의 번역어로서 돈과 재산을 지칭한다. 이 말씀은 참된 '주인'이신 하나님을 소외시키고 맘몬을 하나님(神)으로 섬길 수 없으며, 결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경고한 것이라 하겠다.
그 다음 우리가 주목할 것은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를 폐하려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폐하려 온 것이 아니라 완전하게 함이라(마5:17)"는 말씀인데, 이는 예수께서 율법의 유효성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예수는 율법 해석에 있어서 기존의 해석과 충돌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마 12:1~2, 10:12, 15:1~2), 율법의 조문 자체에도 반대 의견을 제시하셨다(마 5:31~37, 15:10~11), 그것은 당시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율법의 형식'에 매여 '율법의 정신'인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을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마 23장). 그래서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 보다 더 낫지 못하면 결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 5:20)"고 하셨다. '더 나은 의'(마 5:6, 10, 20)의 척도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에 대한 이중 계명이다(마 22:34~40). 
특히 예수는 이웃사랑을 강조한다. 그것이 바로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마7:12)"는 '황금률'이다. 이 황금률이 곧 산상설교의 중심 계명으로서의 '이웃사랑'이다(마 5:38~48).
오늘날 한국교회가 위기에 직면했다고 한다. 그것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의 말씀과 뜻을 따라 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한국교회 위기는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한 분뿐인 참신이신 여호와하나님을 섬기지 않고 '맘몬'을 하나님(神)으로 섬기는 황금만능주의(Mammonism)에서 비롯됐다. 따라서 그 황금만능주의가 한국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마 22:37, 39)"는 이중 계명을 지키지 못하게 하고, 오히려 하나님을 무시하고 우습게 여길 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생명을 경시하는 불경(不敬)에 이르게 했다. 이 같은 '불경'이 한국교회의 위기를 야기시켰으며, 이 '위기'는 곧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을 가져오게 했다.
그렇다면 이 위기를 극복하고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을 피할 길은 무엇인가? 그것은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 앞에서 '우리가 어찌 할꼬'라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회개'하는 일이다. 헬라어 '메타노이아'는 '그 마음을 부수고 다시 세운다'는 뜻으로서 새로운 존재로서 거듭나는 것을 위미한다.
세례요한은 광야에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고 설교했다. 그가 말한 회개에 합당한 열매는 이주 구체적인 것이다. "옷 두벌 가진 자는 옷 없는 자에게 나눠 줄 것이요 먹을 것이 있는 자도 그렇게 할 것이며, 세리들도 부과된 것 외에는 거두지 말며, 군인들도 사람에게서 강탈하지 말며 거짓으로 고발하지 말고 받은 급료를 족한 줄로 알라(눅 3:10~14)"고 회개를 촉구했다.
오늘날 천만의 한국 그리스도인들이 각자의 일터와 교회 안에서 충성된 청지기로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을 수만 있다면, 우리는 보다 살기 좋고 살만한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 그리스도인들만이라도 더 가지려고 탐욕을 부리지 않고 오히려 가진 것을 나누어 주는 일을 실천할 수 있어야 하고, 부정과 부패를 일삼지 않고 정의를 실천하며, 금력이나 권력으로 갑(甲)질을 하지 않는,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을 때가 바로 이 '때'이다.
이 같은 회개가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우리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령이여 강림 하소서'라는 성령의 임재를 기다리는 기도를 하며 성령께 의존하여야한다. 그것은 성령만이 우리를 회개하게 하고 각성시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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