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섬김은 주님의 명령"

[ 교계 ] 한국교회, 급증하는 난민에 관심 가질 때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6년 01월 13일(수) 08:32
   
▲ 난민이었던 이란인 호자트 씨가 나섬공동체의 지원으로 터키 이스탄불에서 난민들을 대상으로 사역을 하고 있다. 사진은 예배 장면.

최근 국제적으로 난민들의 안전과 인권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또한 난민 수용의 문제가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23일에는 4가족 22명의 미얀마 난민들이 한국 정부의 '시범 재정착 난민 제도'의 첫 대상자로 선정되어 한국 땅을 밟아 눈길을 모았다. 이번 난민들의 재정착을 허용한 것은 지난해 11월 시리아 난민 200명에게 입국허가를 한 것과 맞물려 우리 정부도 국제사회의 요청으로 난민 수용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갖게 하기도 한다.

# 우리 정부, 난민 향해 문 여나?

우리 정부는 유엔난민기구가 추천한 난민들 중 한국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가능성과 난민 개인의 의지에 중점을 두고 재정착 대상자들을 심사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의 재정착이 확정된 후 미얀마 난민 자녀들은 한국 문화와 예절을 배우고 텔레비전과 책을 통해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네 가족의 재정착 난민들은 입국 후 인천에 위치한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에서 6개월에서 12개월동안 머물며 한국어, 문화, 직업 기술 등을 익히며 한국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법무부는 이번 재정착 시범 난민들이 기존의 미얀마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는 경기도 일대에 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번 난민 수용에 대해 김영준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장은 "난민과 한국 양측 모두가 중요한 일진보를 한 날"이라며, "난민들은 한국사회의 일원으로 새롭게 살아갈 기회를 얻었고,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분담하는 일진보를 하였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은 일본에 이어 아시아 국가 중 두번째로 난민 재정착 제도를 시행하게 되었으며, 이번 시범사업이 끝나는 2017년까지 앞으로 2년간 60명의 난민을 더 수용할 방침이다.
 
이번 한국 정부의 '시범 재정착 난민 제도'에 대해 유엔난민기구(UNHCR) 한국대표부는 "난민 수용과 인정의 역사가 비교적 짧은 한국이 재정착 제도를 시행하게 된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도약"이라고 평가했다.

# 난민에게 아직은 벽 높은 한국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은 재정착 난민 제도를 실시하는 두번째 나라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난민 사역자들 사이에서는 우리나라가 난민을 받아들이는 숫자나 향후 계획이 경제 규모에 비해 너무 적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난민이 10년 전의 거의 두 배인 6000만 명을 넘어서 지구촌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난민 사태에 직면해 있는 상태이고, 특히 5년째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만 135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한 상태다.
 
그러나 최근 5년간 국내에 들어와 난민 신청을 한 9155명의 외국인 중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사람은 331명에 불과한 상황. 불법체류 목적의 난민 신청자 등은 구분해야 하지만 30%가 넘는 세계 평균 난민 인정률에 비하면 3.6%라는 비율은 너무나 미약한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또한, 우리나라가 지난 2012년 2월 '난민 등의 지위와 처우에 관한 법률안(이하 난민법)'을 제정함으로서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난민에 대한 권리 보장과 처우개선을 법률로 규정한 국가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난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후진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법무부가 파주에 난민지원센터를 설립하려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그 계획을 철회하게 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후 영종도로 장소를 변경했지만 결국 주민들의 부정적 인식을 의식해 '난민'이라는 용어는 뺀 채, 영종도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라는 이름으로 간신히 문을 열었다.

# 난민 섬김, 교회의 당연한 의무

교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난민 사역을 전개하고 있는 유해근 목사(나섬공동체 대표)는 "우리나라는 난민을 안 받아 주는 나라로 유명하다"며 "교회가 성서로 돌아가 과부와 고아, 나그네를 돕는 일을 해야 한다. 이는 해도 좋고 안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나섬공동체에서는 지난 2004년 이란인 호자트 씨가 난민 지위를 얻을 수 있도록 했고, 지난 2014년에는 난민 지위 불허 판정을 받은 이란인 아르민 씨가 난민 지위 불허 취소 소송의 승소를 통해 난민 지위를 얻게 하는 열매를 얻었다.
 
특히 호자트 씨는 난민 지위를 받은 후 터키 이스탄불로 가서 난민 사역을 하고 있다. 유 목사에 따르면, 호자트 씨는 현지 난민사역을 통해 10여 명이 개종했고, 현재 20~30여 명의 난민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유 목사는 2월 중 이스탄불 및 그리스의 난민 루트를 탐방하고 호자트 씨의 사역지를 방문해 난민사역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성할 예정이다.
 
유 목사는 "2030년에는 난민이 5억명 정도로 예상될 정도로 난민의 증가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한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난민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목사는 "난민들은 국가적인 측면에서 향후 우리나라의 노동인력 부족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선교적으로는 이들을 또 다른 사역자로 만들어 노마드 선교를 시도할 때 효과적인 선교는 물론, 선교의 패러다임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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