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후회없이

[ NGO칼럼 ]

윤대중 원장
2016년 01월 12일(화) 15:39

오늘도 어김없이 분주한 하루가 시작된다. 우리의 희망인 장애인 훈련생들의 출근부 체크와 안부를 묻는 인사를 주고 받느라고 시장통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가 연출된다. 어제 오후에 인사를 주고 받았음에도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사람을 만난 것처럼 해맑은 미소를 보이며 큰 목소리로 오늘 하루의 파이팅을 표현한다.

이 시간이 바로 새로운 오늘,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이 즈음에서 하나님께 기도해 본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안전사고 없이 무탈한 하루를 우리에게 주시고, 32명의 우리 훈련생 친구들에게 많은 기능을 연마할 수 있는 특별한 오늘이 될 수 있도록 허락하여 주시고 붙잡아 주시길.

오늘은 우리 작업장에서 생산하는 친환경 콩나물 작업이 있는 날이다. 성장촉진제를 사용하지 않고 밀폐된 공간에서 매우 위생적으로 생산되고 있다. 그나마 기능이 좀 좋은 훈련생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날이기도 하다.

32명의 훈련생들의 작업기능이 천차만별로 다르기 때문에 작업시간 내내 서로에게 가르치고 지시하고 서로를 평가하는 시간이다. "불량콩이 아닌데 왜 분리를 하는 거야!", "콩 선별을 잘해야 콩나물이 많이 나오는거 몰라?", "빨리 빨리 하지 않음 점심도 못먹을지 몰라!" 매일 일상처럼 겪는 일이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다가도 서로에게 주고 받는 이런 대화 자체가 훈련생들의 사회성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되며, 작업능력도 향상 되고 있다고 판단하기도 한다.

'두드리라, 그러면 열릴 것이라' 오늘도 우리는 훈련생들과 함께 계속 두드려 본다. 아마도 열리는 그날까지 힘껏 두드려야 하지 않을까? 아울러 우리 교사들은 훈련생 개개인의 장애정도와 가지고 있는 기능을 체크하기 위하여 열심히 관찰한다. 작업 기능의 변화는 있는지? 동료들과의 관계형성은 잘하고 있는지? 서로간의 다툼은 없는지? 식사는 잘했는지? 등등으로 하루의 일과가 정신없이 진행되는 날들의 연속이다.

이러한 체크사항들이 누락되면 훈련생들의 개별관리가 어려워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훈련생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장애정도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가장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사안이다. 관심을 주는 만큼 변화되는 모습이 보여 진다고 믿고 있다.

이런 일들을 하면서 우리 4명의 직원들은 다시 한 번 다짐한다. 이들을 변화시키기 위한 오늘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후회 없이 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 보겠다고 함께 웃고, 함께 울고, 함께 땀 흘리는 오늘이 계속 된다면, 반드시 우리 훈련생들의 자립이 가능한 날이 올거라고.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주 불안한 생각을 하기도 한다. 우리 훈련생들은 작업 기능을 익히는데도 비장애인에 비해서 아주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고, 이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잡기 위하여 익혀 나가야 할 일들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조급한 마음을 컨트롤 하며 하루 하루를 유의미하게 보내기 위하여 수시로 우리 스스로를 뒤돌아 보고 체크하는 시간을 갖곤한다. 우리의 노력과 훈련생들의 동참으로 훌륭한 열매를 맺는 그 어느 날을 꿈꾸며 오늘도 하나님께 기도하고 의지하며 힘을 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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