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행복한 '마을목회'

[ 교회, 다시 희망으로 ] 이장목사의 마을목회 이야기

오필승 목사
2016년 01월 12일(화) 15:22

한국교회는 신뢰를 잃고 있다. 신뢰회복이 가장 시급한 문제가 되었다. 앞으로의 시대는 작은교회 마을목회를 통해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마을목회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는 목회가 되기를 바란다.

나는 목회자로서 탈진해서 쉬고 있다가 '어디든지 나를 부르는 곳이 있으면 가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을 때, 이동장암교회 계신 정 목사님의 소개로 홍성 농촌목회지에 발을 들여 놓게 되었다. 2년차에 노인 초신자 7~8명 모이는 가운데 성전을 건축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되어 2005년 성전과 사택을 건축 후 이듬해부터 농사를 조금씩 짓기 시작했다. 2010년 농촌목회 7년차가 되었을 때 농촌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 곳이었다.

농촌이 희망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초초' 고령화에 젊은 부부들이 없다보니 신생아 출생률이 거의 0%다. 시간이 갈수록 마을의 과소화(過疎化)이후 마을이 사라질 위기다. 농촌의 위기요, 목회의 위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도 존립할 수 없게 된다. 농촌에 희망을 불어 넣을 수는 없을까? 농촌을 살리는 길이 무엇인가? 목회자 개인이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겠나?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농촌마을이 사라지면 교회도 없고 농촌목회자도 필요 없게 된다.

그러던 차에 2010년 농촌 살리기에 답을 찾게 됐다. 농업 농촌 문제의 답은 농촌에서 농업과 부닥치면서 내가 농부목사로 살았기에 찾게 되었다. 작게나마 농사를 짓고 있었기에 농사를 알고 짓자는 생각에 농사를 가르쳐 주는 곳을 알아보던 중 2010년 충청남도농업기술원에서 1기 귀농대학 모집광고를 보고 100시간의 교육을 받았다. 귀농대학에서 전북 진안군으로 1박 2일 교육을 가서 방문한 곳은 '진안군뿌리협회'라는 귀농인 단체와 와룡마을이었다.

뿌리협회의 활동이야기를 들으니 이런 단체가 홍성에도 있다면 귀농자들이 정착하는데 큰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용담면 와룡마을에서 1박을 하면서 마을 만들기 강주현 추진위원장의 사례특강을 듣고 마을 만들기가 앞으로 우리 농촌 살리기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 후 진안은 농촌 살리기와 마을 만들기의 배움터가 되었고 그때 답을 찾은 감동은 가장 큰 힘이 됐다.

이후 나의 목회는 농촌 살리기 목회, 마을목회패러다임으로 전환하게 되었다. 홍성에서 농촌 살리기를 위해 2011년 3월 16일 홍성군귀농지원연구회를 창립하고 초대회장을 맡고 3년간 귀농인 단체를 통한 농촌 살리기에 기초를 놓는 일을 했다. 최근에는 예장 귀농상담소를 열고 기독인 귀농귀촌 상담을 한다.

얼마 전에는 총회 농어촌선교부 주관 하에 예장귀농상담소 운영세미나를 홍성 문당리에서 열었다. 앞으로 목회자나 신학생을 귀농, 귀촌 후 자비량 목회를 할 수 있도록 훈련하고, 지속가능한 농업 농촌을 위해 귀농귀촌시대에 도농교회가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농촌의 희망을 만들어 가야 한다. 도농교회 목회자 및 신학생의 농촌을 살리는 마을목회에 대한 연구와 노력이 잃어버린 교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 될 것이다.

4년차 이장을 보며 마을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 작목반, 영농조합을 조직하고 농업기술센터 사업 공모에 참여해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을 만들었다. 마을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주민들과 마을부지도 구입하고 새해에는 새로운 회관을 신축하게 된다. 아내는 지난해부터 부녀회장을 맡아 일한다.

지난해는 쓰지 않던 회관 2층에 마을만이 가진 역사와 문화 유물 성씨 민속 등 자료를 모아 역사홍보관도 개관하고 마을사도 펴냈다. 깨어진 마을의 공동체성을 회복하는데 중요한 일이다. 마을 속에서 한 사람 주민으로 살아가며 주민이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마을목회를 통해 함께 기쁨을 누리게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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