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잘살면 남의 아픔 관심 없어요"

[ 다음세대 ] 청소년 정직지수 '충격'…"교회 안 청소년들 가치관도 이와 같다면 기독교교육 실패"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6년 01월 11일(월) 18:59
   
 

최근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상임대표:송준호)가 발표한 '2015년 청소년 정직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정직ㆍ윤리의식이 해마다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10명 중에 약 4명은 10억이 생긴다면 죄를 짓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센터장:안종배 한세대 교수)가 초중고생 1만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하여 유효 응답자 4820명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고교생의 경우 56%가 '10억이 생긴다면 죄를 짓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응답했으며, '이웃의 어려움과 관계없이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입장을 가진 고등학생은 45%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두 항목은 2013년 조사보다 각각 9%p씩 오른 수치다.

'숙제를 하면서 인터넷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베낀다'는 물음에 초등학생은 26%, 중학생은 46%, 고등학생은 63%가 '그렇다'고 답변했으며, 초등생의 16%, 중학생의 40%, 고등학생의 65%가 '인터넷에서 영화 또는 음악파일을 불법으로 다운로드 한다'고 응답했다.

윤리연구센터가 청소년 정직지수를 100점으로 환산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초등학생이 88점으로 제일 높았고, 중학생 78점, 고등학생 67점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생들의 정직지수는 계속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책임자인 안종배 윤리연구센터장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우리 사회가 왜곡된 자본주의에 매몰되어 물질주의와 개인주의가 팽배해지고, 경쟁 및 성공 일변도의 교육의 결과로 성과 중심주의가 만연해 정직과 윤리적 가치를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게 하고 있다"며, "이러한 사회제도와 어른들의 가치관에 의해 청소년들의 정직ㆍ윤리 의식이 침몰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사회 전반에 정직과 윤리에 대한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고 장려하는 사회적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장신대 기독교교육학 박상진 교수는 "이러한 결과들은 청소년들이 맘모니즘, 배금주의 등의 가치관을 갖고 있다는 방증인데, 이는 입시위주 교육과 맥을 같이 한다"며, "'돈만 벌 수 있으면 윤리적인 것은 상관 없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의 기성들이 주는 가치관이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탄식했다. 또한 "교회 안의 청소년들도 이러한 가치관에 사로잡혔다면 기독교교육은 실패한 것"이라고 강도높게 말하는 박 교수는 "내면의 가치관은 변화하지 않은 채 단지 교회만 다니는 청소년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청소년들의 내면이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변화하고, 말씀이 삶에 드러날 수 있는 교회교육이 돼야 한다"며, "교회 안에서의 교육이 성경지식과 삶이 따로 분리되는 이중적인 교육이 되어선 안된다" 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조사결과 중에서 '이웃의 어려움과 관계없이 나만 잘 살면 된다'는 항목에 대한 응답에 초등학생은 10명중 2명이(19%), 중학생은 3명 중 1명 꼴로(30%), 고등학생의 경우 45%로 두 명 중 한 명이 '그렇다'고 응답해 타인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사회 정의에 대한 의식이 낮아지고 있으며, 학년이 올라갈수록 개인주의적이고 나만 잘되면 된다는 의식이 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치관을 가진 청소년들이 성장해 사회는 물론 교회의 미래를 책임지게 된다면 '사랑'과 '나눔'으로 대표되는 기독교적 가치관이 사라진 교회의 모습을 보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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