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잃은 다음세대들에게 희망의 씨앗 심습니다"

[ 다음세대 ] 방과후 멘토링학교 '씨드스쿨' 운영하는 '대한민국교육봉사단'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5년 12월 28일(월) 12:13

나눔과 동행을 통해 변화를 일으키며 다음세대에 희망의 씨앗을 조용히 심고 있는 단체가 있다. 이름도 생소한 '대한민국교육봉사단', 국내 유일의 교육 NGO다. 대한민국교육봉사단(이사장:우창록, 공동대표:박경현 임성빈 임종화)은 교육 양극화가 심화돼 가는 한국사회의 현실 속에서 취약 환경에 처한 청소년들을 멘토링하는 '씨드 스쿨'의 모체다.

'대한민국교육봉사단(이하 대교단)'은 지난 2009년 1월 기독경영연구원,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좋은교사운동, 한국리더십학교 등 기독교단체 여섯 곳이 연합해서 만든 비영리 민간단체다. 6개 단체 관계자들은 미국에 리더십 연수를 갔다가 그곳에서 비영리단체인 '티치포아메리카(TFA, Teach For America)'가 설립 20년만에 미국의 공교육을 바꿔놓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국에 그와 비슷한 단체를 만들어보자는 데에 의기투합하게 됐다. 웬디 콥이 설립한 티치포아메리카는 하버드, 예일대 졸업생의 18%가 지원하는 미국 최고의 교육봉사단으로 우수한 대학생이 빈민지역 공립학교 교사로 2년 동안 일한 후 취업하자는 운동으로 시작한 단체다.

"취약계층의 아이들은 방과후 갈 곳이 없다. 형편이 어려워 학원도 가지 못하고, 부모는 일터에 있어 빈집에 들어가기도 꺼린다. 거리를 방황하다 비행의 길로 빠지기 쉬운데, 대교단은 교육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청소년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과 희망을 가지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꽃피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총괄본부장 조진석 목사는 설명한다.

이를 위해 하교 이후 아이들에게 돌봄이 필요한 저녁시간, 방과후 멘토링학교인 '씨

드스쿨'을 열고 있다. 대상은 질풍노도의 길을 걷는 '중2'다. 그들이 미래를 향해 꿈을 꿀 수 있도록 그리고, 그 꿈이 실현되도록 돕는 것이 멘토들의 역할이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 수업이 끝난 오후 5~9시 학교가 제공하는 공간에서 20명의 대학생들이 20명의 학생들을 일대일로 진로와 비전을 코칭하며 진행된다. 씨드스쿨은 1년 동안 방학을 제외한 학기 내내 지속된다. 그만큼 멘토들의 헌신이 중요하다.

"지난 1년간 '씨드(멘티를 지칭하는 말)'와 함께 하면서 아이들에게 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받았습니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마음으로 사랑해주는 법을 배웠고, 더 나아가 나 스스로를 좀더 사랑하고 돌아볼 수 있는 마음까지 가질 수 있었습니다." 멘토로 봉사했던 박선하 씨의 말이다.

폐교 위기에 있던 덕양중학교가 지금은 인근에서 학부모ㆍ학생 모두가 가고 싶은 인기 중학교가 된 비결도 '씨드스쿨' 덕분이다. 씨드스쿨은 현재 덕양중, 의정부여중, 논현중, 경서중, 북서울중 등 9개 학교에서 운영 중이고, 40여 개 학교가 대기 중이다.

"1년 후 아이들의 변화하는 모습이 뚜렷이 나타나고, 학교 현장이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하니까 요청하는 곳이 많다. 하지만 재정이 부족하고 함께할 멘토들이 적어 학교들의 요청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조 목사는 전했다.

한 학교에 씨드스쿨이 1년간 운영되려면 1년 예산이 250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처음 시작할 때는 기독청년들만 대상으로 했다가 기독철학에 공감하는 일반 청년들에게도 문을 열었다. 현재 멘토들 중에 기독청년은 70% 정도 된다. 창동염광교회(황성은 목사 시무), 지구촌교회(진재혁 목사 시무), 우리들교회(김양재 목사 시무) 등 교회의 대학부 학생들이 지역의 한 개 중학교를 책임지는 사례도 있다. 또한 광주지역에서는 10개 교회가 함께 참여해 지역의 한 개 중학교를 후원하기도 한다.
 

조진석 총괄본부장은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엔지오들은 복지엔지오다. 가난과 질병은 복지로 해결될 수 있는데 한계가 있다. 교육이 근본적인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며, "경제적, 환경적인 어려움으로 꿈꿀 권리조차 없는 아이들에게 씨드스쿨은 꿈을 심어주는 일을 하고 있다. 멘티가 자라 씨드스쿨의 멘토로 돌아오는 일이 첫번째 성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4년부터 정식 엔지오로 등록하고 지정기부단체로 재정기획부에 정식으로 등록한 후에는 삼성꿈장학재단 등 기업들이 대교단의 취지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이사장 우창록 장로(서울중앙교회)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율촌은 세 개 학교를 후원하는 든든한 후원처다. 행복교육의 실현과 창의적 인재육성에 기여한 공로로 대한민국교육봉사단은 제3회 대한민국 휴먼대상 보건복지부장관표창, 제2회 대한민국 교육기부대상 교육부장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대한민국교육봉사단은 꿈을 잃은 다음세대를 품을 교회들과 이들을 위해 헌신할 멘토들을 여전히 2016년 새해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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