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름'은 깊었지만 '소통'은 계속

[ 문화 ] 2015 기독교 문화 결산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5년 12월 22일(화) 17:32
   

기독교 문화계는 대체로 조용한 한 해였다. 메르스 여파로 활기를 잃기도 했지만 대중과의 꾸준한 소통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이 계속됐다.

공연계는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참담'했다. 전문성 부재, 열악한 제작환경, 소재반복, 대중 공연과의 수준차이 등이 여전히 발목을 잡았다. '메르스' 여파는 그야말로 악재였다. 대한민국 공연 예술계가 전반적으로 '최악의 위기'라고 부를 만큼 관객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눈길을 끌었던 활동은 '오병이어 페스티벌'의 꾸준함이다. 뜻을 같이 하는 극단이 연합해 대학로에서 5편의 성극을 펼쳤다. 오병이어 페스티벌은 3인극 연극으로 성극 문화의 활성화를 위해 뜻을 같이 하는 연극인들이 모여 시작됐다. 3인극 형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교회에서도 쉽게 공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성극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3인극 공모전을 시행해 성극 작가, 성극 배우, 성극 창작극단 확대에도 앞장섰다.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탄탄한 스토리, 완성도 있는 음악, 화려한 무대, 그리고 한지상 등 스타배우까지 골고루 만족시키며 공연계의 자존심을 지켰다. 한 사람이 한 영혼을 하나님께로라는 모토로 지난 10년 동안 창작뮤지컬을 선보인 '1.1.1. 프로젝트'가 올해 '요한계시록'공연을 끝으로 마무리 돼 아쉬움을 남겼다.
 
출판계는 도서정가제로 다소 침체된 분위기였다. 출판계는 독자들과의 만남을 위해 도서관련 행사가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먼저 10월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기독교 출판사들이 연합해 기독교 문화거리를 꾸몄다.

당초 6월 예정이었던 도서전이 메르스로 인해 연기되면서 규모가 많이 축소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사회적으로 표절논란이 크게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 출판계에서도 표절 관련 사실이 드러나 놀라움을 더했다.

기출협은 지난 9월 이레서원의 '내가 속히 오리라', '복음은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에 대해 고의성은 없지만 표절 의혹과 저작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면서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수상을 취소하고 역대 수상작 목록에서도 제외했다.
 
미술계는 활발한 활동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한국기독교선교 130주년을 기해 한국교회의 재부흥을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다양한 행사들이 곳곳에서 열렸다. 먼저 성서체험전 '렛츠 바이블 더 메시아'가 지난 1월 개관돼 조각 삽화 명화 등 다양한 예술작품으로 성서의 내용을 직접 체험하게 해 관심을 모았다.

올해는 한국기독교근현대 미술이 50주년 됐다.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한국기독교미술의 현주소를 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국의 근현대라 할 수 있는 지난 50년을 돌아보는 한국기독교미술 50년 기독교 미술 심포지움을 비롯해 기독교 미술의 발자취를 엮은 한국현대기독교미술사도 발간했다.

특히 천경자 화백의 뒤늦은 부고는 올 한해 미술계에서는 가장 큰 충격이었다. 천 화백의 생사여부는 수년간 미스터리에 싸여 있었지만 지난 8월 향년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는 소식이 2개월 지난 10월에 알려졌다. 자녀들 간 갈등설, '미인도'를 둘러싼 위작 논란 등이 불거져 안타까움을 남겼다.
 
음악부문에서는 EDM을 활용한 디제잉 워십 공연이 핫 이슈였다. 클럽음악이냐 새 찬양이냐는 갑론을박이 이어졌지만 '다양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찬양 플랫폼의 다양화도 눈길을 끈다.

CTS기독교TV 라디오 조이, 와우 CCM 등에 이어 CBS 24시간 크리스찬 음악 채널 조이 포유가 개국하면서 CCM시장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연예인들이 참여하는 CCM앨범 출시도 줄을 이었다. 개인적인 신앙고백이자 CCM 시장에 대한 관심으로 해석되지만, 교회가 연예인을 선호하면서 오히려 사역자의 입지를 좁게 한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있다.

한편 침체된 CCM시장에서 '월간 윤종신'처럼 매월 새 찬양을 선보이는 방식이 도입되기도 했다. 사역자 초롬은 매달 기존의 찬송가를 한곡씩 리메이크한 '월간 초롬'을 발표하고 있으며, 정성원 목사도 올해 초 '월간 일천번제'라는 이름으로 앨범을 발표했다. 집회는 여전히 마커스가 독보적이며, 예배음악 CD순위에서도 상위 1, 2위를 모두 차지했다.
 
영화계는 분주한 한 해였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비폭력 무저항'을 다룬 '셀마'와 '프리덤',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한 찬양사역자 데니스 저니건(Dennis Jernigan)의 동성애 고백을 담은 영화 '싱 오버 미(Sing Over Me)'까지 풍성했다.

영화 셀마는 1965년 흑인의 투표권을 얻기 위해 셀마 행진을 계획 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이야기를 다뤘으며 천부인권, 하늘로부터 부여된 사람의 인권 그 중 흑인의 인권을 다룬 영화 '프리덤'은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의 작사자 존 뉴턴의 이야기가 노예로 살고 있는 흑인에게 주어진 성경 말씀의 힘이 사람으로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과정도 함께 보여준다.

'약할 때 강함 되시네(You are my all in all)'를 작사 작곡한 찬양사역자 데니스 저니건(Dennis Jernigan)의 동성애 고백을 담은 영화 '싱 오버 미(Sing Over Me)'는 교회 안에서 논의하기 불편한 동성애를 어떻게 수용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이외에도 고 손양원 목사의 실화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 고(故) 한경직 목사의 삶을 그린 '한경직',등이 국제사랑영화제에서 상영됐으며 김상철 감독의 다큐멘터리 '순교'가 개봉됐다. 고(故) 장기려 박사 20주기를 맞이해 CTS에서는 창사 20주년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끝나지 않은 사랑의 기적, 장기려'제작 시사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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