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쟁이 목사

[ 목양칼럼 ]

신태의목사
2015년 12월 22일(화) 17:20

나는 빚쟁이 목사다. 몇 년 전 성전건축을 위하여 낸 빚을 갚지 못하여 매달 이자를 내고 있다. 그 빚을 생각하면 언제나 다 갚을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마음이 짓눌러 올 때도 있다. 그러나 어느 날  고훈 목사님을 통하여 받은 기도제목으로 기도하고 있다. "주여 빚이 변하여 빛이 되게 하소서!"

그런데 어느 날 깨닫고 보니 나는 그 성전건축 빚보다 더 많은 빚을 진 자였다. 그 빚은 금전적 빚이 아니라 사랑의 빚이다.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분들께 사랑의 빚을 진 자인가? 부모님은 물론 선생님들, 도움을 주신 멘토, 친구, 그리고 우리 교우들의 사랑의 빚이 생각난다.

그 중에서도 몇 분에게 진 특별한 빚이 생각난다. 어린 시절 가난해서 중학교를 가지 못하고 산으로 나무하러 다닐 때 중등구락부를 세워 중학교 과정을 공부할 수 있도록 헌신적으로 배움의 눈을 뜨게 해 주셨던 만리포교회 유경식전도사님! 지금 어디 살고 계신지 알 길이 없어 인사 한번 못드려 죄송함을 금할 길이 없다.

그리고 성서신학원에 가서 신학의 길을 시작할 수 있도록 먹여주시고, 가르쳐 주셨던 고 이현 원장 목사님! 그분은 나의 믿음의 아버지셨다. 그리고 청년 때에 개척했던 천리포교회당을 건축할 수 있도록 헌금해 주시고 후일 서울로 신학공부를 하러 올라 올 때, 숙식을 제공해 주시며 등록금까지 도와주시고, 가난한 신학생이 결혼할 때 신부에게 어머니처럼 결혼반지까지 만들어 주셨던 믿음의 어머니 고 안윤진 권사님!(충현교회), 장신대에 다닐 때 그 많은 등록금을 지원해 주셨던 송정교회 계웅 장로님! 교회를 사임한 후에도 오늘날까지 멘토가 되시여 기도해 주시고 훈수해 주시며 올바른 목자의 상을 보여 주시는 고척교회 김제건 원로목사님! 그분은 지금도 후배들을 위하여 우리교회에서 말씀 나눔과 설교 클리닉을 도와주시니 얼마나 귀한 사랑의 빚을 주시는 분이신가?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으나 나는 정말 얼마나 많은 분들의 사랑의 빚으로 세워진 자인가? 새삼 절감하게 된다. 그런데 그분들의 빚 보다 더 큰 은혜의 빚이 생각난다. 하나님과 우리 주 예수그리도를 통한 복음의 빚은 얼마나 많고, 큰 빚인가? 특히 성탄절에 느껴지는 주님의 사랑의 빚은 무엇으로 갚을 수 있는가? 또 깨닫고 보니 나에게 사랑의 빚을 주신 분들은 다 그리스도인들이다. 그분의 사랑을 받은 자들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주신 사랑의 빚이 아니었던가?

나는 사랑의 빚쟁이 목사다. 그러나 행복한 빚쟁이 목사다. 그 많은 사랑의 빚을 언제나 청산할 수 있을까? 그 빚을 일평생 갚으며 살리라! 늘 기도하며 다짐해 본다. 그러나 솔직히 이 빚은 다 값을 수도 없고, 또한 다 청산되기도 원치 않는다. 왜? 영원한 사랑의 빚쟁이로 살고 싶기 때문이다.

2015년 성탄절에 사랑의 빚쟁이 목사는 이렇게 기도드린다. "주여! 평생 사랑의 빚쟁이로 살게 하소서! 그 사랑의 빚을 갚기도 하고, 사랑의 빚을 주는 자도 되게 하소서. 그리고 사랑의 메아리가 온 세계에 울려 퍼지게 하소서! 주여! 모든 영광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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