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감소로 '모판 교회' 흔들, 선교비도 흔들

[ 선교 ] 2015 선교계 결산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5년 12월 21일(월) 15:47

2015년 한해를 보내며 선교계는 크고 작은 사건들 속에서 때로는 피부에 와닿는 듯 선명하게, 때로는 알듯 모를듯 조금씩 변화하는 선교환경을 경험해야 했다.

# 세계경기 침체, 교인감소로 '모판 교회' 흔들, 선교비 후원도 흔들

선교사들은 최근 몇 년째 만성적인 세계경기 침체 속에서, 또한 교회의 대사회적 이미지 하락 등으로 인한 교인 감소, 그리고 이에 따른 재정 감소로 인해 선교 사역비 혹은 생활비를 충당하는데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나마 시니어 선교사들은 동기나 지인들이 담임목회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그 여파가 비교적 덜 심하지만 이제 막 선교를 떠나거나 앞으로 선교를 나가고자 하는 새내기 선교사들에게 후원교회를 찾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서남아시아에서 사역하고 있는 본교단의 한 중진 선교사는 "수년간 선교사 생활을 했지만 요즘은 그야말로 선교비 절벽의 시대라는 말이 체감될 정도"라며 "모판인 교회가 힘들어지고 시니어들도 오랫동안 후원받던 교회의 지원이 끊어지는 등 선교현장에 나가 있는 선교사들에게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에 더해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 단행으로 세계경제는 개발도상국이나 신흥 시장들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경제적 환경은 더욱 나빠지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국내에서는 가나안 성도 현상으로 약 100만 명이 교회에 나오지 않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이 현상 또한 가속화 되고 있어 선교를 후원하는 모판의 사정도 결코 올해 초보다 낳아졌다고 볼 수 없어 선교사들의 재정적 어려움은 쉽사리 해소될 것 같지 않다.

#자연재해ㆍ테러, 선교사의 위기관리 및 케어 중요성 부각

올해 특히 선교계에서 주목 받은 이슈는 선교사들의 위기 관리, 그리고 선교사 케어다.
 
지난 4월 발생한 네팔 대지진, 11월 발생한 IS의 프랑스 파리 테러 등으로 대표되는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와 민간인 테러는 그동안도 자국을 떠나 타국에서 이방인, 혹은 소수자로 살아가던 선교사들의 신변안전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
 
특히 선교사들은 현지 선교회를 중심으로 자연재해나 테러 발생시 신속하게 서로의 안전을 확인해 본국에 그 피해상황을 보고하며, 현장의 필요가 무엇인지를 파악해 효과적인 재해구호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하는 위기관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 보다 강조됐다. 본교단 선교사들은 올해의 자연재해나 테러의 위기 속에서 위기관리를 잘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연재해나 테러 발생이 빈번해지면서 선교사 케어의 이슈도 당장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네팔 선교사들 중에는 이번 지진을 경험하면서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 총회 세계선교부와 사회봉사부에서는 이들을 위한 힐링 캠프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최근 선교사들 중 특히 여성 사역자들 가운데 우울증이 발생하고,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을 돌보는 분과가 필요하다는 공감대 속에서 세계선교부는 산하에 힐링사역위원회를 조직하기로 했다. 지난 10월 6~9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개최된 인도차이나 4개국 여성선교사 힐링세미나는 힐링사역위원회 조직의 필요성을 더욱 체감케 했다는 후문이다.

#최대 기독교 국가 될 중국, 신중한 접근 필요

G2로 부상한 중국에 대한 선교도 뜨거운 관심거리 중 하나였다. 올해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향후 15년 내에 중국이 전세계 최대 기독교 국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중국 당국이 집계한 공식적인 기독교인은 3000만 명이지만 실제로 가톨릭을 포함한 개신교 신자 수는 1억여 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당국이 집계한 공식적인 기독교인은 3000만 명이지만 실제로 가톨릭을 포함한 개신교 신자 수는 1억여 명에 이른다. 현재 중국 내 크리스찬의 수는 3%가 안 되고, 중국 공산당은 신자 수 증가를 우려하며 공공연히 기독교 신자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지만 그 증가세는 막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전문가들에 따르면 개신교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종교로 향후 15년 안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도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의 상황에 밝은 한 전문가는 "중국 내 기독교의 폭발적인 성장의 가능성이 보이는 것은 확실하지만 중국사회가 너무 급변하다가 보니 이미 성장의 피로감의 증상도 나오는 것도 냉정한 현실"이라고 밝혀 향후 중국의 변화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 가운데 국내에서는 한중기독교교류협회의 역할을 두고 선교계에서 견해차가 여전해 이에 대한 조율도 필요한 상태다.

#거미줄은 잘 짜여가나? 세계선교부의 '생명망짜기'

본교단 세계선교부는 올 한해도 '선교생명망짜기(노회-현지선교회 네트워크)' 시행을 위한 단계를 밟아나갔다. 특히 지난 11월에는 본교단 총회 산하 66개 노회 세계선교부 임원 70여 명과 현지선교회를 대표하는 선교사들 4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여 노회-현지선교회 간 자매결연 체결을 최초로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처음 시행하는 제도이고 선교의 후원형태를 바꿀 수 있는 커다란 변화인만큼 아직도 일부 선교사들의 이해부족이나 반대도 있어 이들이 제기하는 문제들에 대한 대안과 해결책을 제시하고, 더욱 꾸준히 소통을 해야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또한, 각 노회별로 자매결연 파트너로 원하는 지역이 방문가능한 지역으로 다소 편중되는 경향이나 노회 세계선교부원의 잦은 교체로 인한 사역의 이해도 및 일관성 부족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등 드러난 문제점들에 대한 해답 제시도 세계선교부의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세계선교부는 사례발표를 통해 이미 생명망짜기와 같은 형태로 선교지를 후원하고 있는 노회나 노회 내 세계선교부를 특화시켜 운영하고 있는 노회의 예를 소개하며 대안제시를 시도하기도 했다.

#WCC, CCA 등 재정 부족으로 사업 및 기구 축소

재정적 어려움은 비단 한국 교회나 선교사들에게만 국한된 현상은 아니었다.
 
올해 세계 최대 교회연합체인 세계교회협의회(WCC)도 재정적 어려움으로 예산 축소 및 인원 감축에 돌입했다. WCC는 최근 몇년간 본부가 위치한 스위스 프랑(CHF)의 환율 강세로 타국의 회원교회들이 보내오는 회비가 자연적으로 감소하게 되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어왔다. WCC는 정년퇴직이나 계약 종료 등 직원의 자연 감소가 발생해도 충원을 하지 않고, 기존의 인력들이 협력해서 프로젝트나 업무를 진행해나가는 방식을 취해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자체적으로 비용절감 방안을 공모했으며, 향후 작고 민첩한 조직으로의 변모를 시도하고 있다. 이외에도 WCC는 2014~2017년까지 본부의 지속가능을 위한 예산감축을 위해 전략적 계획을 세우고 있다.
 
WCC 이외에도 세계개혁교회커뮤니온(WCRC)과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또한 최근 심각한 재정적인 어려움이 겪었다. WCRC의 경우는 REC와 통합하면서 부채가 늘어났으며, CCA는 후원금의 감소로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것.
 
CCA는 지난 5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제14회 총회에서 CCA의 심각한 재정난에 대해서도 보고했다. CCA는 최근 10년간 수입이 '급격하게(drastically)' 감소했다고 보고하고 이는 회원 교회들의 회비 납부액이 현저하게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해 보고했다. 이를 위해 CCA는 스태프의 숫자를 감소하고 극심한 재정긴축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특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라고 보고해 당분간 세계의 에큐메니칼 운동도 재정정 어려움으로 사업 축소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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