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맛나는 세상을 꿈꾸다

[ NGO칼럼 ]

윤대중 원장
2015년 12월 16일(수) 15:20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아침. 우리는 언제나처럼 떠들썩한 하루를 맞이한다. 출근시간이기 때문이다. 저마다 인사하는 내용과 분위기가 제각각이다.

동두천시에 위치한 지적,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장애인들의 직업훈련을 진행하는 보호작업장이다. 연령은 만 20세에서 40세 미만의 성인장애인이지만, 이들의 정신연령은 평균적으로 10세 미만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훈련 장애인 32명, 그리고 직원 4명으로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이들의 자립이다. 요즘처럼 청년실업이 사회의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이때에 일반적인 사회생활을 하기에는 너무나 큰 부족함을 가지고 있기에 이들을 보고 있으면 가끔은 아무도 모르게 영혼에서 우러나오는 큰 한숨을 쉬기도 한다.

현재는 보호자들의 보호 아래 별 문제없이 가정생활을 하고 있으나, 보호자 사후에 우리 장애인들이 겪어야 할 현실적인 크나큰 걱정을 가지고 있다. "내가 우리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았으면 좋을 텐데…" 이곳의 부모님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마음일 것이다.

보호자와 우리 직원들의 도움이 없이 스스로 사회생활이 가능해야 하기에 가슴을 졸이며 교육과 훈련에 몰입하고 있지만 아무런 걱정 없이 해맑은 모습을 보여주는 우리 훈련생들이 있기에 에너지 넘치는 하루하루를 보낸다. 물론, 하루에도 몇 번씩 크고 작은 일들로 마음을 졸이고 영혼 없는 헛웃음을 짓기도 한다. 그나마 큰 사고 없이 하루를 보낼 수 있음에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저도 열심히 배워서 좋은 공장에 취직해서 돈 많이 벌면 엄마 다 드릴 거예요." 몇몇 기능이 대체적으로 좋은 친구들의 얘기이다. 듣던 중 반가운 얘기인 터라 쾌재를 외쳐보지만, 한 두시간 지나지 않아 우리의 마음에 비수를 꽂는다.

같이 일하는 친구가 자기의 맘에 들지 않게 일을 한다며 그만 두겠다고, 같이 일을 못하겠다고. 단지 쓴웃음을 지어보지만 뒤이어 찾아오는 허탈함은 감출 수가 없다. 이들이 언젠가 겪을 사회에서의 배려 받지 못함에 대한 훈련과 교육을 그토록 진행했건만, 언제 그랬냐는 듯 그런 교육이나 훈련은 받은 적이 없다는 듯이 내뱉어 버리고 만다.

우리사회에서 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은 비장애인들이 우리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너무나 부족하여 장애에 대한,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에 대한 사업을 꾸준하게 진행하는 가운데 우리 스스로에게 되물어 본다.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생각해야 할 것은 진정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 사회에서 소외받고 있는 이들이 최소화 되어야 한다. 그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보편화 되고 우리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있어서 꼭 주체와 객체로 나누어 생각할 필요가 있을지에 대한 여부이다.

너 나 우리 할 것 없이 내가 먼저 관심을 주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일 때 나도 언젠가는 누군가의 관심과 배려를 통해서 행복한 삶을 영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윤 대 중 원장 동두천시 장애인보호작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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